홈 > 자료실 > 신요칼럼
신요칼럼
 

한국 정전동화들의 이야기

鄭宇東 0 2045
한국 정전동화들의 이야기

* 만년샤쓰 (방정환) *
XX고등보통학교 1학년 을반 창남은 반중에서 제일 인기가 많으며
안창남(당시 조선의 하늘을 난 비행사)와 이름이 같아서 그를 보
고 비행사라고 합니다. 그가 가난한지 넉넉한지 아는 사람이 아무
도 없고 집이 어딘지도 아무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그는 날마다 이
십리밖에서 학교를 다니기때문입니다.
추운날 체조를 하는데 선생님이 웃통을 벗으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창남은 옷을 벗지 않았고 왜 안 벗느냐고 묻자
"선생님, 만년샤쓰라도 좋습니까?"라고 되물었습니다.
만년샤쓰는 태어날 때부터 입은 맨살몸이란 뜻이었습니다.
창남이 샤쓰를 입지 않은 이유는 없어서 못입는 것입니다.
무섭던 선생님의 눈은 눈물이 돌았고 친구들은 웃음을 멈추었습
니다. 왜냐하면 그저께 저녁 창남의 마을에 불이나서 창남의 집
도 반이나 넘어 탔지만 그래도 창남의 집은 세간살이라도 있지만
그런데 다른 이웃집은 다 타버려서 그들에게 옷을 나눠 준것입니
다. 샤쓰와 양말은 남겨두었지만 어머님께서 추워보여 드렸기때
문에 또 입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자 선생님은 창남이에게 어머니
가 옷을 입지않은 것과 짚신을 신은 것을 알지 않으냐고 묻자
창남은 눈물방울을 떨어트리며 어머니께서 창남이 여덟살이 되던
해 눈이 멀으셨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러자 많은 학생들이 고요하고
훌쩍훌쩍 우는 소리만 조용히 들릴 뿐이었습니다.

* 몽실언니 (권정생) *
몽실이의 어머니 밀양댁은 가난을 이기지 못하고 몽실이를 데리고
남편인 정씨를 버리고 김씨에게로 새로 시집을 갑니다. 그렇게 살
던 중 영득이가 태어나고 몽실이는 귀찮은 자식 신세가 됩니다.
어느 날 정씨가 어머니를 찾으러 왔다가 가고, 화가 난 김씨는 밀양
댁과 몽실이를 밀고, 몽실이는 밀양댁에게 깔려 절름발이가 됩니다.
그러던 중 전쟁이 나 정씨는 전쟁터에 나가고 북촌댁은 난남이를
낳고 죽습니다. 몽실이는 난남이와 고모네에 가지만 고모네는 전쟁
중에 죽었고, 어머니 밀양댁을 찾아갑니다. 김씨는 보국대에 갔고,
영순이가 태어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1년 후 김씨가  허벅지에 큰
상처를 입고 다시 돌아오자 몽실이는 최씨네 식모살이를 가게 됩니
다. 한편 밀양댁은 죽고 김씨는 새어머니를 들입니다. 정씨의 상처
가 낫지 않자 자선병원에 찾아가지만 순번을 기다리다 정씨는 죽습
니다. 몽실이는 순번을 기다리다 만난 서금년 아주머니와 살게 되고,
난남이는 부잣집의 양녀로 들어갑니다. 영득이와 영순이는 서울로
이사를 갑니다. 몇십 년 후, 몽실이는 꼽추 남편을 만나 아이들을 낳
고 살고, 난남이는 행복하게 결혼하지만 병에 걸려 십년째 앓습니다.
서금년은 죽고 몽실언니는 여전히 꿋꿋하게 살아갑니다.

* 강아지똥 (권정생) *
시골길 돌담 외딴구석에 홀로 남겨진 어린 강아지똥은 작은 참새
와 조그만 흙덩이마저도 하찮게 보는 여리고 쓸모없는 존재입니다.
그나마 말동무라도 되어주던 흙덩이도 떠나고 추운 겨울을 외롭게
보낸 강아지똥은 봄이 되어 암탉과 병아리 가족을 만나지만 그들
역시 강아지똥에게서 아무런 쓸모를 발견하지 못하고 강아지똥을
지나쳐 버립니다.
봄비가 내리는 어느 날, 강아지똥은 자신의 곁에 피어난 민들레를
만나게 되고 민들레는 별처럼 고운 꽃을 피우는 존재라는 사실에
민들레를 부러워합니다. 하지만 민들레는 자신이 고운 꽃을 피우
기 위해서는 강아지똥이 거름이 되어주어야 한다고 말하고, 강아
지똥은 그제서야 자신의 쓸모를 발견하고 민들레를 힘껏 포옹합니
다. 결국 강아지똥은 온전히 자신의 몸을 녹여 아름다운 민들레꽃
을 피우게 되고 민들레는 홀씨가 되어 넓은 세상으로 날아갑니다.

* 오세암 (정채봉) *
떠돌이 고아인 길손이(동생)와 눈이 멀은 감이(누나)가
어머니를 찾아 나섰다가 설정스님을 만나 스님의 절에서 함께
삽니다. 길손이가 철이 없어서 절에서 개구장이로 말썽만 피우자,
스님은 길손이를 공부를 핑계로 작은 암자로 데려갑니다.
암자에서 공부하다, 식량이 떨어지자 스님은 시장에 쌀을 사러
내려가지만 폭설이 내려 발이 묶입니다. 1달 반동안 길손이 혼
자 암자에 있었지만 관세음보살님이 돌봐주셔서 길손이는 죽지
않고 있었습니다. 관세음보살님은 감이의 눈을 띄어 주시고는
어머니를 만나고픈 길손이를 안고 극락세계로 떠납니다.
오세암은 본래 백담사의 부속 암자로서 "관음암"이라 하였습니다.
다섯 살 난 아이 길손이의 성불을 기리기 위해 암자를 중건하고
오세암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합니다.

* 꿈을 찍는 사진관 (강소천) *
따스한 봄볕의 유혹으로 그림을 그리려고 화구를 챙겨 뒷동산으로
올라온 주인공인 나[내]는 그림을 그리기보다 주변풍경을 구경하
기에 정신이 팔렸다가 저 건너편에 전등을 밝히듯 꽃을 아름답게
피우고 있는 살구나무를 보고 가니 거기에는 "꿈을 찍는 사진관"
을 동쪽으로 5리 가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호기심이 발동하고
또 꿈을 찍어 보고싶어 그리로 가보니 사진관은 여기서 남쪽으로
5리 이사하였으니 그리로 가라합니다. 이렇게 몇번을 거듭한 후
도달하니 왠 산중에 모든것이 하얗게 만들어진 양옥집에 간판만
하늘색으로 쓰여진 꿈을 찍는 사진관이 나타났습니다.
이제 나의 꿈을 찍을수 있겠구나 하는 기쁨에 사진사가 말한대로
흰 종이위에 만년필로 나의 꿈을 적어 가슴에 소중히 품고 누워서
꿈꾸기를 청하였습니다. 밤을 새우고 넘겨 받은 꿈의 사진은 헤어
지던 때의 노란 저고리를 입은 12살의 순이와 20살이나 된 현재의
나의 사진이었습니다. 역시 나의 꿈이 찍힌 사진입니다. 사진사
에게 고마운 인사를 거듭한 후 저녁도 먹지 않았지만  배고픈 줄
도 모르고 처음의 뒷동산으로 달려와서 두근거리며 품에서 다시
사진을 꺼내어 보니 순이가 입고 있던 저고리의 색깔로 피어 있는
한 송이의 노란 민들레로 변해 있었습니다.

* 바위나리와 아기별 (마해송) *
남쪽나라 바닷가에 바위나리라는 빨강꽃·파랑꽃·노랑꽃·흰꽃 등
영롱한 오색꽃이 피어납니다. 바위나리는 나무도 새도 풀도 없는
쓸쓸한 바닷가에서 ‘세상에 제일 어여쁜 꽃은 바위나리지요’라는
노래를 날마다 부르고 울기도 하며 애타게 동무를 부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이면 남쪽 하늘에 맨 먼저 뜨는 아기별이 그
울음소리를 듣고 바위나리를 찾아 옵니다. 어느덧 바위나리와
아기별은 정이 듭니다. 밤 가는 줄도 모르고 놀다가 새벽이 되어
하늘 문이 닫히기 전에 하늘나라로 돌아가지만 밤이 되면 또 바
닷가로 내려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바위나리는 병이 들고 아기
별은 밤새 바위나리를 간호하다 그만 하늘에 올라가는 시간을
놓쳐버립니다. 하늘의 임금님은 밤마다 아기별이 나갔다 오는
것을 알고 외출 금지령을 내립니다. 기다림에 지친 바위나리는
마침내 모진 바람에 바다로 휩쓸려 들어가고 밤마다 울던 아기
별은 하늘에서 쫓겨나 지상으로 떨어집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
게도 아기별이 풍덩실 빠져 들어간 곳은, 오색꽃 바위나리가 바
람에 날려 들어간 바로 그 위의 바다였습니다. 지금도 물이 깊으
면 깊을수록 환하게 밝게 보이는 것은 한때 빛을 잃었던 아기별
이 다시 빛나기 때문이랍니다.

 * 나비를 잡는 아버지 (현덕) *
주인공인 바우와 경환이는 같이 소학교를 졸업했습니다.
하지만 경환이만 서울로 상급학교로 가서 학교에서 나비를 잡는
숙제가 있었습니다. 바우는 그림책으로 그림을 그리다 예쁜 나비
를 발견하고 잡았습니다. 마침 그 나비가 경환이가 찾던거라 바우
에게 달라고 했지만, 바우는 거절하고 경환이는 복수를 하기위해
바우의 참외밭에 와서 순을 밟아 망가뜨렸습니다.
경환이는 마름 가정에서 태어났고, 바우의 가족들은 경환이네의
집에서 농토를 빌려서 참외밭을 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경환이는
마름이고 바우는 소작농인 셈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바우와 경환
이랑 싸움이 일어나게 됩니다. 경환이네 가족들은 매우 화가 나
서 나비를 잡아오면 용서해주겠다고 합니다. 바우는 아버지와 어
머니의 꾸중을 듣고 나비를 잡아오라고 하시지만 바우는 나비를
잡지 않고 밖에서 시간을 때웁니다. 집에오니 그림책이 갈기갈기
찢어져 있고, 아버지께 또 꾸중을 듣습니다. 그리하여 내일 아침
에 잡으라고 어머니가 말하였습니다. 하지만 바우는 절대로 사과
를 안한다는 마음이 너무 강해서 산속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동
안 참외밭에서 누가 뭘 잡는 것이 보였습니다. 바우는 내려오는
동안 '경환이가 잡고 있겠지.' 라고 생각을 했지만 더 내려오니,
어른인것 같아서 '경환이의 머슴이 잡고있구나.'라고 생각하고 내
려 왔지만, 경환이도, 경환이의 머슴도 아닌 자기 아버지였습니다.
그래서 바우는 멀리서 아버지를 속삭이듯 울면서 불렀습니다.

* 숲 속 나라 (이원수) *

* 마당을 나온 암닭 (황선미) *
양계장에서 생명없는 알만 낳던 암탉 잎싹은, 반드시 새로운 생
명이 태어나는 알을 품겠다는 마음으로 양계장을 탈출하여 마당
으로 나와서 찔레덤불 속에서 어떤 알을 발견했는데, 잎싹이 그
알을 품어 부화를 했는데 그 아기가 청둥오리(나그네)와 뽀얀오
리의 알이었습니다. 하지만 뽀얀오리는 족제비에게 물려 죽고,
나그네도 결국 족제비와 싸우다가 족제비의 먹이가 되고 맙니다.
그걸 본 잎싹은 그 아기의 엄마가 되어 초록이라는 이름도 붙여
주고 키우게 됩니다. 하지만 초록이는 청둥오리 떼가 오자 파수
꾼이 되어 철새와 함께 날아가고 홀로 남은 잎싹은 족제비의 먹
이가 되어 줍니다.

* 청어 뼉다귀 등 (이주홍) *
가뜩이나 어려운 형편에 경작을 붙이려고 지주 김부자에게 이웃집
에서 청어까지 빌려와 김부자를 대접했지만 경작은 떼이고, 배고파
서 남은 밥을 기다리던 순덕이에게 밥도 청어도 깨끗이 비운채 나옵
니다. 아버지는 경작을 떼여서 울었고 순덕이는 청어를 떼여서 울었
습니다. 배고파서 울고 억울해서 울고 불쌍해서 울고 또 울었습니다.
순덕이의 울분과 눈물은 배고픔에서 시작했습니다. 누구에게랄 것
없이 주먹이 쥐어지고 이가 갈리고 살이 벌벌 떨릴 만큼 절실한 삶의
문제가 순덕이 앞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홧김에 김부자가 발라먹다
남은 청어뼉다귀를 씹지만 목에 걸리고 이를보고 속이 상한 아버지에
게 부역하다 곪은 등판을 사정없이 얻어 맞고 또 울기만 할 따름입니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