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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요칼럼
 

내가 사람들을 등질지언정 .....

鄭宇東 1 1824
내가 사람들을 등질지언정 .....

난세의 영웅이지만 영원히 간신으로 매도되는
조조는 "내가 천하 사람들을 등질지언정 사람들이 나를 버리게는
안하겠다(寧敎我負天下人, 休敎天下人負我)"는 소신을 펼칩니다.
나치스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가 나의 투쟁(Mein Kamp) 에서
"세상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면 차라리 이 세상을 파멸시켜
버리겠다"고 한 대목과 똑같이 섬찍한 광기를 느끼게 합니다.

이런 모질고 사악기가 넘치는 망언들은 요순같은 태평성대의
성군 선왕이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요(堯)임금은 순(舜)임금과 더불어 고대 중국의 전설적인 성군
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이때는 정치가 워낙 바르고 농사도
잘 되어 백성들은 아무 걱정거리 없이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정작 요임금만은 자기가 정말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
고 백성들은 편안하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여 어느날 미복(微
服) 차림으로 혼자 몰래 민정 시찰에 나섰습니다. 어느 네거리
에 다다라 보니 아이들이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는데

立我烝民 입아증민
ㅡ 우리가 이처럼 잘 사는 것은
莫匪爾極 막비이극
ㅡ 모두 다 임금님의 지극한 덕이지요
不識不知 불식부지
ㅡ 우리는 아무것도 알지 못해요
順帝之則 순제지칙
ㅡ 임금님이 정하신 대로 살 뿐이죠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니 자기를 찬양하는 노래가 아닌가.
요임금은 기분이 흐뭇해서 그곳을 떠나서 마을 끝에 다다랐
더니, 늙은 노인이 나무 그늘에 드러누워 손으로 자기 배를
두드리고 발로 땅을 구르며 고복격양지가(鼓腹擊壤之歌)를
한가하게 부르고 있었습니다.

日出而作 日入而息  일출이작 일입이식
ㅡ 해 뜨면 일하고 해 지면 쉬네
耕田而食 鑿井而飮  경전이식 착정이음
ㅡ 밭 갈아 먹고 우물 파서 마시니
帝力何有 于我哉  제력하유 우아재
ㅡ 임금의 권력이 나한테 무슨 소용인가
 
듣기에 따라서는 임금의 권위를 무시하는 불경한 언사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워낙 너그럽고 어진 요임금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한낱 백성이 임금의 권위 따위는 전혀
의식하지도 않고 ‘배를 두드리고 발을 구르며 흥겨워하는
모습’ 이야말로 자기가 선정을 베풀고 있고 그것이 백성들
에게 고루 혜택을 주고 있는 증거라고 본 것입니다.

이렇듯 선량한 심성과 도덕적 신념 위에서 영도하는 것과
그 반대의 전형적인 예가 조조와 히틀러 등의 경우입니다.
계륵의 고사에 관련하여 楊修(양수)를 시기해 죽인 오만함 
지나친 의심으로 여백사(呂伯奢)의 일족을 살해한 치기
목적을 위하여 악질적인 권모술수도 마다하지 않는 점등은
월단평자 허소(許召)가 조조를 ‘태평시대의 도적, 난세의
영웅(淸平之奸賊, 亂世之英雄)’으로 평판한 것이 허언이
아닙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신의 영역을 넘보는 오만을
휴브리스(hubris)라 하였습니다. 델피신전에 적혀 있는 경구
"너 자신을 알라"는 결국 휴브리스의 오만에 빠지지 말라는
말입니다. 특히 정치지도자나 사회의 리더일때 자신이 가진
권력에 취한 사람은 자신의 우월한 권력을 앞세운 위험한
일탈이 악행과 범법이 되고 인류의 불행이 되기 때문입니다.
히틀러의 집권은 자신의 파멸은 물론이고 전인류에게 고통
과 불행을 초래하였습니다.

아돌프 히틀러의 경우에는
인류 역사상 초유의 대량학살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운영
부정한 권모술수에 의한 정권 창출의 불법성 논란
오스트리아 한 하사관의 황당한 국군통수권 접수하는 경위
자국민의 생활을 위하여 타국민의 생활권을 침범하는 사례 
독일 고속도로의 정착에는 긍적정 역할을 하였다지만
그는 압도적으로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정치, 경제, 군사, 외교 등 권력자가 갖춰야 할 리더십은
미덕을 바탕으로 하는 윤리성 도덕성을 갖출 것이 절실히
요청됩니다. 자신의 어리석은 결정으로 백성들이 도탄에 빠
질 수 있고, 반대로 천하통일을 달성해 태평성대를 이룰 수
있습니다. 이러한 통찰은 일찌기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자
가 정치하는 나라"에서 보여 준 지도자의 자격요건이기도
합니다.

하루 빨리 우리나라에도 이런 자격을 갖춘 영도자가 나와서
멸사봉공(滅私奉公)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제단에 바치는 심정으로 구폐를 개혁 개선하는 데에 매진하
는 진정한 지도자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웃물이 맑
으면 아랫물도 맑아진다는데 웃물 영도자의 모범이 아랫물
사람들의 행동의 준거로 작용하게 될것이 분명합니다.
이러한 사리는 한 가정에서 시작하여 국가사회에서는 물론
이고 더 나아가 국가간의 선린외교와 우주 전체의 조화로운
경지를 달성하는데 제일의 요체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1 Comments
鄭宇東 2014.11.27 06:14  
어느날 대학친구 김종표박사가
" 언덕은 내려다 볼지언정, 사람을 내려다 보지마라 "
의 漢譯을 물어 온 적이 있길래 조조의 윗말을 얼른 떠올려
" 寧敎我俯丘陵, 勿敎我俯人人" 으로 대답하였지만
정오여부를 화교학교 진사의 교장선생께 확인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