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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에 대하여

鄭宇東 0 2227
동양화에 대하여

북송 소식(蘇軾, 1037~1101)이 바람에 살랑거리는 대를 보고
흥이나서 대를 그리는데 마침 책상에 먹붓이 없어 주사붓으로 붉은 대
나무를 그렸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세상에 붉은 대가 어디 있느냐고
핀잔을 주었습니다. 그러자 소식은 그러면 당신들이 하늘마냥 믿고 그
리는 그 검은 대는 세상의 어디에 있느냐고 되려 반문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전통적인 동양화는 일반적으로 먹물로 그리는 수묵화가 철칙
이지만 한때는 청색과 녹색을 사용하여 청록산수화가 더 많이 그려진
적도 있고 나아가 근래에는 여러가지 채색산수화도 그려지고 있습니다.

전통 동양화는 그리는 사람에 따라
아마추어 문인들이 소략하게 그리는 문인화(남종화)와
도화원 소속의 전문직업 화공들이 정교하고 화려하게 그리는 화원화
(북종화)로 대별되는데 남종화와 북종화는 중국 당(唐)나라 시대에
이르러 남북 양대 화풍으로 나뉘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남화는 왕유(王維, 701~761)를 주축으로 수묵산수화를 위주로 남화
(南畵) 또는 남종화(南宗畵)라 하고, 남종화는 기술적인 북종화보다
정신적인 寫意정신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파격적 요소가 있으며,
사대부가에서 즐길 수 있는 회화로 유행하게 되었습니다.
왕유의 그림 평에 시중유화 화중유시(詩中有畵 畵中有詩)라 한 말이
있는데, 시서화(詩書畵) 삼절(三絶)의 문인정신이 여기서부터 시작되
었습니다. 북화는 화북지방의 거친 기후 풍토를 배경으로 발전하여,
이사훈(李思訓, 651~716)을 주축으로 험산과 매우 기교적인 채색산
수를 그려 북화(北畵) 또는 북종화(北宗畵)라 하였습니다.

 고개지는 교훈-훈화성을 띈 <女史箴圖>와 조식의 부시문 洛神賦 등의
회화화에 탁월하여 <洛神賦圖>를 그렸습니다.
 동기창은 <화안(畵眼)>을 저술하였고, 그가 그린 <婉孌草堂圖>가
나의 눈에 띄기로는 동양 전통산수화로는 단연 으뜸이었습니다.
 곽희는 산수화론 <임천고치(林泉高致)>를 저술하였고, 그가 그린
<早春圖>는 선경에서의 봄이 약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자건은 <游春圖>를 그리고 산수화 감상법인 와유법을 주창하였고
 문동은 <墨竹圖>등 대나무를 잘 그린 묵죽화의 대표적인 화가였습니다.
문장가 소식과는 유백아와 종자기의 지음지기의 교유에 방불하였습니다.
 심주는 달을 잘 그렸는데 <中秋賞月圖>와 <夜座圖>가 있습니다.

 황공망은 전형적인 문인화가로 <富春山居圖> <剡溪訪戴圖>를 그렸고
 정섭의 雙松圖는 주역의 동인괘를 그린 것입니다. 그리고 유가적 출사
와 도가적 은둔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대부로서의 어려운 삶을 <難得糊
途>라 표현했습니다. 秋史 김정희가 귀양지까지 새책을 구해다 주던
제자 이상적에게 그려 선물한 歲寒圖 등도 쌍송도의 일례입니다.

 석도(石濤)는 청나라 초기의 스님화가로 본명은 朱道濟이고
석도는 자(字)이며, 호는 청상노인(靑湘老人), 대척자(大滌字), 고과화상
(苦瓜和尙) 등이 있습니다. 명조의 종실로 망국의 한을 그림으로 남기었
습니다. <因病得閑圖> <黃山圖券> <廬山觀瀑圖> 등을 그렸으며 중국
화론에서 불후의 명작으로 치는 <苦瓜和尙畵語錄>을 저술하였습니다.
 문징명의 <觀山積雪圖>에는 깨끗한 고요가 깃들어 있습니다.

중국의 동양화에는 詩書畵 3絶의 정신이 면면히 이어져
동진시대의 왕휘지가 눈오는 어느 날 밤에 흥이나 벗 대규(戴逵)를 만
나러 갔다가 흥이 스러져 대문앞에서 그냥 돌아 오는 雪夜訪戴의 고사
를 황공망이 <섬계방대도(剡溪訪戴圖)>로 그려서 왕휘지의 자유로운
성격과 초연한 태도를 흠모하여 널리 알려주고 있습니다.
전자건은 와유산수(臥遊山水) 즉 내 마음에 대자연산수를 담아와 힘에
부치면 방안에 펼쳐 놓고 편히 누워서라도 자연산천을 노니는 방식으
로 감상하는 편법을 일러줍니다.

동양화의 표현기법에는
서영화의 원근법과 비슷한 개념으로
  동양화의 시방법에는 高遠 平遠 深遠 등의 삼원법이 있습니다.
수묵화의 표현기법에는
  白描法 沒骨법 鉤勒법 渴筆법 雲染법이 있습니다.
준법에는 절대준, 하엽준, 우점준, 피마준, 부벽준이 있습니다.
점법에서는 미점, 수두점, 개자점, 호초점, 동엽점이 있습니다.

동양화의 작화와 감상을 위한 六法 畵論은
중국 남북조시대(南北朝時代) 회화제작(繪畵制作)의 6가지 요점으로
남제(南齊)의 사혁(謝赫)이 <고화품록(古畵品錄)>에서 기술한 것입니
다. 동양화에서 진수를 표시한 말이라 하여 지금도 소중히 여겨지고 있
습니다. 내용은 적확하고 함축되어 있어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결코 그
가치를 잃지 않고 있습니다.
① 기운생동(氣韻生動) : 기(氣)를 충실하게 한 생생한 표현
② 골법용필(骨法用筆) : 안정된 선으로 대상 골격을 분명하게 파악할 것
③ 응물상형(應物象形) : 대상의 형에 따라서 사실적으로 그릴 것
④ 수류부채(隨類賦彩) : 대상에 따라서 맞게 채색할 것
⑤ 경영위치(經營位置) : 구도를 분명하게 결정할 것
⑥ 전이모사(傳移模寫) : 고화(古畵)를 모사하여 기술과 정신을 배우는
것 등을 말합니다. 육법은 중국 각 시대를 통하여 화법의 중심명제가
되었습니다.

 
동양화를 감상하는 한가지 독특한 방법으로
조용진교수의 동양화 읽는 법(집문당, 1989) 을 간략히 소개합니다.

중국 청요리집에 가면 벽에 복福자나 봄春자를 거꾸로 쓰서 붙여놓은
것을 흔히 볼수 있습니다. 글이 거꾸로 전倒된 것은 같은 소리인
이를到로 뜻을 바꾸는 식의 발상법으로 "행복이 와있다" "따뜻한 봄이
이미 와있다"는 메세지로 해석합니다. 어릴때 놋쇠주발 뚜껑이나 안방
장농의 자물통에 박쥐 다섯마리를 그려놓은 것을 보고 되기 징그럽다
는 생각을 했는데 박쥐蝠자와 복福자의 발음이 같은 것에 착안하여 이
러한 그림은 결국 五福을 빌어 주는 선인들의 지혜였습니다.

 * 파도 치는 바닷가에 학이 한 마리 서 있으면
일품당조(一品當朝 <=潮)라 읽고 그 당시의 조정에서 제일 높은
벼슬에 오르라는 축복이고
 * 해오라기 한 마리에 연근실이 함께 그려져 있으면
일로연과(一路連科 <=蓮果)로 읽고 선비가 과거를 볼때 소과와
대과에 잇달아 합격하라는 격려와 축원입니다.
  * 대와 죽순을 같이 그리면
대竹은 빌祝과, 죽筍 은 孫과 동음으로 읽혀 손자 본것을 축하하는
爲祝見孫으로 읽히게 됩니다.

이와 같이 그림을 읽는 방법에는
위에 든 예처럼 竹筍그림이 같은 음을 다른 글자로 바꾸는 대부분의
동음이의자방법(同音異意字方法)과
바닷가의 학 그림은 장생의 일품인 학이 潮(朝廷)水앞에 當면하고 있는
우의적해석방법(寓意的解釋方法)과
해오라기 아홉마리를 그려서 논어 계사편에서
공부자가 선비가 생각해야 할 9조목을 가르친 九思의 고사명언을 인용
하는 식으로 읽는 방법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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