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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지교

鄭宇東 0 1983
역자지교(易子之敎)

옛 어른들은 易子敎之라 하여 자식을 바꿔가면서 가르쳤습니다.
맹자의 이루(離婁)上編에 나오는 말입니다.
공자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직접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이를 두고 공손추가 스승인 맹자께 물었습니다. “군자가 자기 아들
을 직접 가르치지 않는 까닭이 무엇입니까?” 맹자는 이렇게 대답
했습니다. “가르치는 사람은 바르게 되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만일
그대로 실행하지 않으면 노여움이 따르게 되고, 그러면 부자간의
정리가 상하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서로 자식을 바꾸어 가르쳤습니다.
부자 사이에 서로 잘못한다고 책망하면 정리가 멀어지게 되고 그
러면 불행한 일이 아닌가? ” 스승도 자기 자식은 못 가르친다는
말입니다. 즉, 자기 자식을 직접 가르치다 보면 부족한 점에 화가
나서 다정해야 할 부자사이에도 금이 갈 수 있고, 부자간에 서로
무익한 감정대립을 초래하는 등 폐단이 많아지므로 다른 사람과
서로 자식을 바꾸어 가르친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같은 스승 밑에서 동문수학한 친구 둘이 자식
을 서로 바꾸어서 10년 동안을 가르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이리하여 한 사람은 친구의 자제에게 자기가 알고 있는 학문과 인
생의 노하우를 가르쳐서 한 사람의 어엿한 사회인으로 출발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한편으로 그는 친구에게 맡긴 아들도 상당 수
준일 것으로 생각하고는, 도중에서 학업을 중단시키지 말라는 친구
의 만류를 듣지 않고 한사코 아들을 집으로 데려 왔습니다.

돌아 온 아들에게 이제까지 배운 것을 물어보니
그간 7년동안을 고작 千字文을 그것도 2/3정도 배웠다하므로 처음에
는 크게 실망하였는데 지내다 보니 아들의 식견이 뛰어나고, 일처리
는 사리에 합당한 것을 알고 다시 친구에게 나머지 3년도 마자 채워
달라하니 그의 친구는 "아들의 팔자가 그것밖에 안되는 것을 자기도
어쩔 수 없다"하며 그가 이제까지 배운 것만으로도 제 앞가림은 충분
히 하며 평범하게 잘 살아갈 수 있다하며 정중히 사절하였습니다.

흔히 천자문 1000자의 짧은 글속에는
天文 地理 人事에 관한 온갖 지식과 예학과 철학이 담겨 있다고 합니
다. 가령 하늘 天 한 자만 하더라도 하늘에 관련된 백과전서적 지식
을 다 섭렵하고, 사상의 고리를 꿰차도록 천착하는 것은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 벅찬 과제일 것입니다.

이렇게 용의주도하게
우주 時空의 창생원리와 그 정연한 질서와 오묘한 조화를 배우고 
땅이 거두어 싣고 있는 존재들의 이치와 실상을 이해하기까지와
인사인륜의 세세한 도목과 그 실천덕목를 가르치고 있음에 무엇
하나 부족함 없이 다 갖추고 있습니다. 더구나 하늘과 땅과 사람이
이 세상의 근간이 되는 삼재(三才)를 이루고 있다는 동양사상에 있
으서랴 더 말하여 무엇하랴 !


 * 天地玄黃 宇宙洪荒(천지현황 우주홍황)
하늘은 검고 땅은 누렇고, 공간은 넓고 시간은 거칠어라

 * 日月盈昃 辰宿列張 (일월영측 진수열장)
해와 달은 찼다가 이지르지며, 별자리는 시공에 벌이어 있으며
 
 * 金生麗水 玉出崑岡 (금생여수 옥출곤강)
빛나는 黃金은 여수에서 나고, 맑은 玉은 곤륜산에서 나고
 
 * 旣集墳典 亦聚群英 (기집분전 역취군영)
이미 고대의 3황 때의 삼분(三墳)과 5제 때의 전적 오전(五典)
을 모우고 또한 천하의 뭇 영재들을 선발하여 등용하였고

 * 起翦頗牧 用軍最精 (기전파목 용군최정)
백기(白起), 왕전(王翦), 염파(廉頗), 이목(李牧) 같은 장수는
용병에 정통하였다.
이 구절은 단순히 글자만 아는 것만으로는
풀어지지 않으며 오랜 역사속의 인물과 전쟁터의 장수들까지
두루 아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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