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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신화 맛보기

鄭宇東 0 2125
일본신화 맛보기
 
 
일본의 신화를 전하는 고대의 서적으로는
고지키(古事記), 일본서기(日本書紀), 후도키(風土記)가 있습니다.

古事記는 672년 닌신란(壬申亂)으로 권력을 장악한 덴무(天武)천황이 기존에 전
해오던 제기(帝紀), 구사(舊辭)를 토대로 새로운 내용을 만들어 가타리베(語部)인
히에다노아레(稗田阿禮)로 하여금 암송하게 하였습니다. 그 뒤 겐메이(元明)천황
의 명에 의해 712년에 오노야스마로(太安麻呂)가 편찬하였습니다. 이것은 상중하
3권으로 이루어졌는데, 상권은 신화를 담고 있고, 중하권은 초대천황으로 이야기
되는 진무(神武)천황에서부터 7세기 초반의 스이코(推古)女帝까지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日本書紀는 720년에 도네리(舍人) 왕자 등에 의해서 편찬된 최초의 관찬 역사서
로 받들어졌으나, 오늘날은 문학적 성격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일본서기는 20권이
나 되는 많은 분량이 순한문으로 기록되어 있어 대외적이고 공식적인 성격이 나
타납니다. 일본서기는 1,2권을 신화에 할당하고 있으며, 3권부터 20권까지가 진무
(神武)천황에서 지토(持統)천황(재위 690-697년)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편찬
자들 당대에까지 시기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후도키(風土記)는 713년 경에 이루어진 일종의 지리지입니다.
여기에는 각 지방의 신화, 전설, 설화를 많이 수록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제대로
전하는 것은 히다치(常陸), 이즈모(出雲), 하리마(播磨), 히젠(備前), 분고(豊後)의
다섯 고을의 후도키 뿐입니다.

일본의 창세신화(건국신화)는 대략 이러합니다.
여느 신화를 막론하고 모든 신화가 그러하지만 일본신화도 태초의 시작은
어둠과 빈허공과 혼돈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서서히 생기가 움직여서 가벼
운 밝음은 위로 올라가 하늘이 되고, 무거운 어둠이 아래로 쳐져 땅이 되었습니다.
하늘에 있는 어떤 생명의 싹에서 최초로 신이 스스로 생겨납니다.
이렇게 스스로 생겨난 일본의 신들은 미나카누시, 다카미무스히, 카무무스히였고
이후에도 네명의 신이 더 홀로 생겨 났다가 얼마후 몸을 감추어 버렸습니다.
그후에 양기의 하늘과 음기의 땅이 합해져 4쌍의 신이 탄생합니다.
뻘밭신 우히지니와 그의 아내 스히지니( 모래밭신)
남여성기신 오호도노지와 그의 아내 오호도노베
얼굴신 오모다루와 그의 아내 아야가시코네
유혹하는 신 아자나기와 그의 아내 이자나기가 등장합니다.
하늘에서 이 아랫세상 바다를 내다 보던 세 신령이 세상을 창조하기로 결정하고
신령들은 이자나기에게 세상을 창조하라며 보석으로 장식된 마법의 창을 주었습
니다. 이자나기가 창을 바다속에 넣고 휘휘 돌렸다가 혼돈의 바다에서 창을 꺼내
보니, 창 끝에 바닷물 몇 방울이 응결되어 있었습니다. 그방울들은 도로 바다속
으로 떨어져 오오야시마(おおやしま)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현제의 일본열도가
됩니다. 그리고 이자나기와 이자나미가 다른 섬들을 낳는데 이것이 혼슈, 시코쿠,
규슈등의 다른 섬들을 이루었습니다.
그후 이자나기(いざなぎ)와 이자나미(いざなみ)는 여러 신들을 낳는데 화(火)신을
낳던 중 이자나미가 죽게됩니다. 이자나미는 죽어서 요미노쿠니(よみの 國)에 가
게 되는데 이자나미의 죽음을 슬퍼한 이자나기는 이자나미를 찾아 요미노크니까
지 찾아가 요미노쿠니를 다스리는 신과 요미노쿠니를 빠져나가는 좁고 긴 터널
을 이자나미의 얼굴을 보지 않고 빠져나간다는 조건으로 이자나미를 데려나오게
되지만 터널을 다 빠져나오기 전에 이자나미는 그만 뒤를 돌아보고 맙니다. 그후
이자나미는 다시 요미노쿠니로 돌아가게 되고 거기서 죽음의 신이 됩니다. 이자
나기는 슬픔을 견디지 못해 바닷가를 거닐던중 왼쪽눈에서는 아마테라스가, 오른
쪽 눈에서는 쯔키유미가, 코에서는 스사노오가 태어납니다.
그중 코에서 태어난 스사노오는 자라면서 타카마노하라(高天原)에서 방탕한 생활
을 합니다. 이를 보다 못한 누나 아마테라스오오미카미(天てらす大神)는 스사노오
에게 일본을 통치할것을 약속받지만 그후로도 스사노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계
속 방탕한 생활을 하자 아마테라스는 화가 나서 동굴로 숨어버립니다. 태양의 신
이 숨어버리자 세상은 암흑으로 덮히고 다른 신들이 스사노오를 추방하고 아마테
라스를 동굴에서 나오게 합니다.
스사노오는 이즈모노크니(出雲國)로 내려가 사람들을 괴롭히던 머리가 8개 달린
큰뱀을 죽이고 여기에 나라를 세웁니다. 그리고 스사노오를 돕기위해 아마테라스
는 그의 후손에게 벼를 가져다 인간에게 주고 농사짓는 법을 가르치게 합니다.
그러던중 돌연히 스사노오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자 타가마노하라에서 천손인
호호니니기가 5부신과 함께 강림해서 그 땅을 다스리고, 그를 천황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초대 천황은 137년, 10대 천황이 168년간 장수합니다. 옛날 일본인은
세계를 신들이 사는 高天原과 인간과 생물들이 사는 나캇쿠니(中っ國) 그리고
악령이 사는 요미노쿠니(死見の國)로 나뉘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본인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특이한 死生관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사람들은 죽어서
高天原이나 요미노쿠니로는 갈수 없는 것이 그것입니다. 일본의 신화에서는
사람은 다만 나카노쿠니에서 태어나고 죽는 것입니다.

어느 민족이나 신화를 갖고 있지만 특히 일본은 신화가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을 움직이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을 올바로 이해하
기 위해서는 신화를 통해 일본역사와 문화의 원형에 접근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일본의 역사 속에서 중요한 계기엔 언제나 신화적 발상이 배경에 깔려 있습니다.
이는 대동아전쟁을 일으키는 일왕의 조칙 첫 머리에 [팔굉일우]가 등장하는 것을
예로 들수 있습니다. 일본 신화시대의 마지막 신의 아들이자 역사시대의 첫 번째
왕인 신무가 일본을 통일한 후 반포했다는 팔굉일우(八肱一宇)[동서남북 사방과
그 귀퉁이 사우인 팔방을 덮어 집으로 삼음]이란 조칙은 전세계를 일왕에 귀속시
켜야 한다는 사상의 바탕을 이루며 일본국민을 동원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또 특기할 만한 것은 일본의 천황제 이데올로기입니다.
초기 천황들 대부분이 신화로 윤색되어 있는 데다 오늘날까지 천황은 일본인들에
게는 범접하기 어려운 경외와 숭배의 대상입니다. 천황제에는 역사나 문화적인 전
통만이 아닌 종교 신화적인 요소가 뒤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본인에게서 건국신화 듣는 것은 의외로 어렵습니다. 2차대전이후 천황의
권위는 실추되었고 그 이후로 신화를 입에 담는 것은 금기 아닌 금기가 되었으며,
아직도 많은 무까시바나시(むかしばなし)시에 여러 가지 신화의 단편이 잔해가 되
어 흩뿌려져 있지만 이러한 이야기들도 결론적으로는 신이 천황이 된다는 것이 주
제이므로 일반에서는 그다지 이야기되고 있지 않습니다.

< 일본신화가 우리나라의 건국신화와 다른점 >
일본이 천황과 신을 동격시 하는것은 일본의 건국신화에서부터 비롯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신화를 이야기 할 때 단군신화와 같은 건국 신화에서는 은근
히 우리가 천손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은근히 우리들이 자부심같은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하지않습니까? 하지만 일본의 건국신화는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물론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라는 태양을 주재하는 여신의 손자인 니니기노 미코토
를 지상에 내려보내고 이 니니기노 미코토의 증손자가 일본의 초대천왕이 되고
여기다 아마테라스 얘기라던가 잔뜩 이야기를 풀게 되면 굉장히 복잡하겠지만,
결론은 신의 자손임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다른점을 보게 되면 일본은 이 천황제도를 지속한다는 점입
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고대 사회 때 왕조의 정통성이나 민족의 자주성을 내세
우기 위해 여러가지 사서를 편찬한 것처럼 고대 일본의 여러 천왕들도 사서를
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왕조의 정당성을 내세운 것에 비하면 일본은 천왕
의 왕권확립과 계승의식을 드러냈다는 것입니다.
특히, 고지키는 덴무(天武)천황이 왕권확립을 위한 명확한 의도에 따라 편찬이
이루어졌답니다. 즉, 일본의 신화에선 일본천황은 하늘나라인 다카마가하라(高
天原)에 있는 모든 세상의 주인인 아메노미나카누시노카미(天之御中主神 : 하늘
한가운데 신)의 자손으로서 땅의 지배를 위임받았고, 그 지배는 계승되어왔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더욱 큰 차이점은 우리나라 사
람들이 우리민족은 신의 후손이다라는걸 내세웠다면 일본은 그대로 천황은 신
이다라고 내세웠다는 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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