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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한글의 수수께끼

鄭宇東 0 1715
우리말 한글의 수수께끼

인류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말과 글의 역사에 있어서
동양과 서양이, 또 옛날과 지금이 다르지 않고 비슷하다 하겠습니다.
아득한 옛날, 신비의 베일에 싸였던 언어의 기원은 정확히 알지 못한채
신으로부터의 선물로 여기며 각 나라마다 자국어만이 신으로부터 얻은
완벽한 언어라고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신본주의적 사고는 19세기에 와서야
자연 과학적 사상과 방법으로 무장한 언어학적 연구로
=> 인간이 특유한 말(과 글)을 가지게 되는 제1의 대사건에서
=> 대상의 시각화 과정에서 그리고(畵) 새기고(刻)
=> 대상의 청각화 과정 (인류언어사의 제2의 대사건)을 거쳐서
=> 문자의 시대로 진입하여 쓰게(手書) 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 타자기나 컴퓨터를 이용하여 치고 두드리게(打字) 되었습니다.

한글은 그 창제나 신묘한 쓰임새에 있어서 세계의 문자사상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언어학자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컴
퓨터 시스템으로 처리하는 과정에 가장 적합한 언어체계로 알려져 있으며
문자사상 세종대왕이 그렇듯 창제자를 아는 문자는 훈민정음이 유일하였고
나중에 폴란드의 자멘호프에 의하여 창안된 에스페란토어가 그럴뿐입니다.

문자생활에서 자기의 언어를 표기할 문자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
다시 말해 말은 있으나 문자가  없을 때에는 우선은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림으로는 양적이나시간적 제약으로 만족할 수 없는 단계에서는
인간의 사고를 시각화한 문자에 의하여 의사 전달을 하게 되는데 자기의
문자를 가지지 못한 경우에는 다른 말의 문자를 빌립니다. 
일본은 중국 한자의 해서와 초서에서 따 가다가나와 히라가나를 만들어썼고
베트남에서는 한자의 부수를 짜맞춘 쯔놈체계를 개발하여 사용하였고
터키가 오랫동안 아랍문자를 차용하고, 베트남이 한자를 차용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기 전까지는 다른 나라의 문자
인 한자를 차용하여 우리말을 표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자의 차용방법은 시대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식 어순의 한문  ㅡㅡㅡ  "壬申誓記石"비문
                한문의 문법 어순을 무시하고 우리말의 어순대로 표기하였습니다.
한자의 뜻(訓)을 빌린것 ㅡㅡ 임금(君), 나라(國), 사람(人)
한자의 음(音)을 빌린것 ㅡㅡ (사랑)愛, (춤출)舞, (빌)空
이두(吏讀)  ㅡㅡㅡㅡㅡㅡㅡ  우리말을 한자로 풀이할때 조사 토까지 표기
                하며 주로 관아의 공문서 작성에 이용하였습니다.
향가(鄕札)  ㅡㅡㅡㅡㅡㅡㅡ  향찰이란 정교한 체계로 한자의 음과 뜻을 이용
                하여 향가나 귀족의 시문놀이를 표기하였습니다.
반절(半切)  ㅡㅡㅡㅡㅡㅡㅡ  한자의 성과 운을 합하여 1자를 표기
구결(口訣)  ㅡㅡㅡㅡㅡㅡㅡ  한문 문장에 읽기 쉽도록 토(吐)를 다는 법일
                뿐만 아니라 새김의 순서까지 나타내었습니다.

우리 말글이 중국어문과 특징적으로 다른 점은 그 문장의 어순에 있습니다.
우리말이 주어+목적어+타동사 의 순으로 배열되며 "은(는이가). 의. 에게.
을(를)" 등의 격조사를 구분하여 부가적으로 쓰게 되어 있으며
중국어는 주어+타동사+목적어 의 순으로 영어식으로 문장이 구성되며
단어의 格은 문장의 위치에 따라 정하여 집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일본어를
잘 구사하고 중국 사람이 영어를 유창하게 잘 하는 것은 어순이 동일하고
그 밖에도 이들간에는 문법적 유사성이 많은 데에서 오는 어드벤테이지 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한글은 영명한 세종대왕에 의하여 창제 되었지만
고문을 참조 모방하여 만들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주위에 있던 거란문자,
여진문자, 만주문자, 티벹문자, 몽고문자, 일본의 가나문자, 산스크리트문자
등의 여러 문자가 있었지만 우리민족의 고대문자라는 가림토문자에 한글과
비슷한 글자가 보입니다. 다만 한글의 창제 당시 세종임금이 학자들을 외국
에 파견한 사실로 미루어 보아 외국현지의 언어정보를 취합하여 한글의 연구
창제에 모방의 수준은 아니라도 참고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훈민정음 창제시에 많은 반대가 있었는데 그중 집현전 학자 최만리(崔萬理)
등 집현전 노장학자들의 창제반대 상소가 대표적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와 반대로 새로운 문자의 홍보와 실용보급을 위하여 용비어천가, 삼강행실도,
월인천강지곡, 석보상절 등의 서책을 관주도적으로 대대적으로 발간 보급하
였습니다.

한글 알파벹의 순서와 이름은 시대적으로도 변천이 있습니다.
역관이며 학자인 최세진(崔世眞)이 1527년에 지은 훈몽자회(訓蒙字會)에서
한자 3360자에 뜻과 음을 훈민정음으로 표기한 한자학습서인 이 책에서
처음으로 한글 낱자에 "기역, 니은" 등의 이름을 붙인 이래
오늘날에 와서 남북한사이 상호간에 많은 다른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남쪽 대한민국에 한글사전이, 북녘에는 조선어사전이 있습니다.
자음과 모음의 명칭과 배열순서에도 상당히 다른 것이 있습니다.

우선, 닿소리 열넉자의 명칭을 보면
기역 니은 디귿 리을 미음 비읍 시옷 이응 지읒 치읓 키읔 티읕 피읖 히읓 ==> 남한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
기윽 니은 디읃 리을 미음 비읍 시읏 이응 지읒 치읓 키읔 티읕 피읖 히읓 ==> 북한
북한의 명칭에는 예외가 없이 법칙성과 공식화가 뚜렷하여 더 과학적입니다.
즉 해당 닿소리를 "ㅣ" 앞에 초성으로 적고 "ㅡ" 뒤에는 종성으로 적는다는
예외없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점이 퍽이나 신선하게 받아들여 집니다.

쌍기역 쌍디귿 쌍비읍 쌍시옷 쌍지읒 ==> 남한
  ㄲ        ㄸ      ㅃ      ㅆ        ㅉ
된기윽 된디읃 된비읍 된시읏 된지읒 ==> 북한
위와 같이 홑닿소리의 명칭이 다르듯이 겹닿소리의 명칭도 남북한이 다르고

사전의 올림말 순서에 있어서
남한에서는 겹닿소리를 홑닿소리의 파생어로 보고 바로 뒤에 배열하는데 반하여
북한에서는 겹닿소리와 홑닿소리를 독립어로 보고 홑닿소리의 배열이 완전히
끝난 뒤에서야 배열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에 관련하여 북한 조선국어사전 표제어의 배열순서를 보면
이응(ㅇ)은 소리값이 없다고 하여 "ㅏ" 홀소리 자리에 배열합니다.
훈민정음 창제시 초성 중성 종성으로 갖추어 적을 때에 음가없는 초성 "ㅇ"은
올림말에서 빠지고, 영어의 "ng"에 해당하는 "응"소리인 종성 "ㅇ"은 통상적인
순서에 따라 배열된다고 합니다.

현대 오늘날에 있어서의 한글문제로
(1) 훈민정음은 원래 모아쓰기를 의도한 문자이었는데 쓰기와 속도를 위하여
    풀어쓰기를 주시경이 주장한 이래 김두봉 최현배 등이 주창하였습니다.
    그러나 건국초기의 혼란스러움 가운데 아쉽게 진전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2) 한글의 신어 조어력은 매우 뛰어나서 최근에는 철학용어와 과학용어의 새
    로운 제정이 있었고 특히 외국어의 표기에서도 우수성을 나타내 보이고 있
    습니다. 제3세계에서의 한글의 자국어채택률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새로운 컴퓨터 기계어에 대한 적응력이 높아서 종성의 제한적 사용에서
    이제는 종성의 무제한적 사용을 주창할 만한 시기에 도달하였습니다. 
(3) 현대의 신세대에 의한 외계어, 컴퓨터채팅어등의 문법파괴가 갈수록 심각
    합니다. 받힘으로 쓰이던 종성은 아래 모음에 리에종되어 소리나는 대로
    초성으로 적히며 겹받힘은 홑받힘으로 간단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며
    새로운 기계어로 불리는 icon과 emoticon과 회화적 isotype와 pictogram
    의 채택이 대폭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러한 경향으로 보아
    앞으로의 변화는 아득한 옛날로 되돌아가 이집트식의 새로운 상형문자를 
    선보일 것이 아닐까하고 점쳐집니다.

(4) 한글의 로마자 표기법에 대한 제안으로, 나는
    종성으로 끝나는 외국어 표기는 대표소리(ㅅ,ㅂ)로 적지 말고 그 자음에 고
    유한 글자(ㅍ, ㅌ, ㅋ)로 적어서 소리외의 시각적 구별을 도모하고 싶습니다.
    또 첫소리에 "ㄹ"을 피하는 두음법칙도 외국어에 대한 소양이 높아진 관계로
    두음법칙을 폐지하여야 할 것입니다. 북한에서는 아예 처음부터 두음법칙이
    없었다는 점도 참고할만한 사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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