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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에 대하여

鄭宇東 1 1854
벚꽃에 대하여
벚꽃의 어원은 여기 저기로 번지는 버짐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이 나무의 열매를 버찌라 하는데 어릴 때 흰옷 웃주머니에 따넣고 먹다가
흰옷이 벌겋게 물들어 어머니한테 야단맞던 일이 먼저 생각나는데다가
일제때 신사였던 제일여고길을 갈라치면 긴 긴 벚꽃터널을 지나게 된다는
신기하고 즐거운 추억때문에 버짐꽃을 실감하지 못하였는데
며칠전 강원도 탐방길에 먼 산에 여기 저기 얼룩 덜룩 버짐처럼 허옇게 피어
있는 것을 보고 실로 오랫만에 버짐꽃 벚꽃의 정체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벚나무의 또 다른 어원설은 나무 껍질이 잘 벗겨진다는 의미에서의 "벗다" 에
서 온 이름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내가 국민학생이었을 때 동무집에 놀러 갔는데 미닫이문을 열면 그안에 반짝
반짝 빛나는 자갈색을 띈 벚나무기둥이 보물처럼 숨어 있었는데 어릴적인데도
이런 아름다운 기둥으로 지은 집에 살고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벚나무는 20m나 자라고 껍질이 옆으로 벗겨지면서 그 속껍질이 검은 자갈색
(紫葛色)이고 윤이 나서 매우 아름답습니다.
벚나무에는 열매를 먹는 참벚나무와 열매가 작은 개벚나무가 있습니다.

우리가 예사 일본의 국화로 알고 있는 벚꽃은
원래 우리나라가 그 원산지였고 일본이 도입하여 수종을 개량한 것을
우리가 일본에서 다시 역수입하였다는 역사적 아이러니를 갖고 있습니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현란하게 피었다가 일시에 한꺼번에 말끔하게 져버리는
것이 일본의 사무라이 정신에 닮아 있다하여 일본을 상징하는 꽃으로 여기기
좋아하여 외국에 많은 벚나무 묘목을 기증하여 온것으로 대표적인 예가 미국
워싱톤의 포토맥강변에 대대적으로 피는 벚꽃단지입니다.

그런데 우선 벚꽃은 일본 국화가 아닙니다.
일본인들도 국화로 알고 있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일본의 국화는 없습니다.
일본 황실의 꽃은 국화이고 나라를 상징하는 꽃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벚꽃이 일본꽃이라고 싫어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우리나라에 많이
심어져 있는 왕벚나무가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꽃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그
이후로는 우리나라 자생의 벚꽃을 즐기는 것이므로 저항감을 가진 사람이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벚꽃은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면서 따뜻해진 날씨와 함께 화려하게
벚꽃이 피기 때문에 봄놀이 겸 꽃구경하기에 딱 적당한 꽃나무라서 벚꽃축제
가 열립니다. 솜사탕처럼 하얗고 하늘을 뒤덮는 벚꽃은 봄의 상징이고 특히
하늘조차 가려버린 벚꽃 터널길은 꿈같은 낭만의 길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벚꽃축제는 진해 군항제가 처음이긴 하지만, 벚꽃 축제는 지방자치
제가 되고 각 지자체별로 축제를 경쟁적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벚꽃 축제도
동시다발적으로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미-일친선을 위해 도쿄시장 오자끼유키오(尾崎行雄)가 기증한 묘목으로 조성된
워싱턴의 포토맥강가 타이들 베이슨(Tidal baison) 인공호수를 빙둘러 3000여
그루가 심어진 벚꽃단지에서 벌어지는 벚꽃 축제는 구경꾼과 관광객이 몰려들
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명소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일본의 유명한 "벚꽃 할아버지" 동화를 소개합니다.
아주 오랜 옛날 일본의 한 마을에 마음씨 착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았습니다.
그 옆집에는 심술 궂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았습니다. 착한 노부부는 시로라
는 작고 하얀 개를 기르고 있었는데 좋은 것을 먹이고 사랑으로 보살펴 주었습니
다. 그러나 심술 궂은 옆집 노인은 개를 지독히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시로를 볼
때마다 돌을 던지곤 했습니다.

어느날 시로가 자꾸 짖어서 나가보니 발로 땅을 후벼파고 있어서 할아버지가 도
와 주마며 연장을 가져와 땅을 파들어 가니 이내 딱딱한 물건에 걸려 파내어보니
황금항아리였습니다. 집으로 가져오고 보물을 가르쳐 준 시로가 기특하고 고마
웠습니다. 이를 지켜본 심술쟁이 영감이 금항아리가 욕심이 나서 시로를 빌려 달
라하니 착한 노인은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빌려드리지요 하고 승락을 하였습니다.
심술쟁이 할아버지는 시로를 자기 밭으로 데리고 가서
ㅡ 얼른 금을 찾아내라, 그렇지 않으면 너를 가만 두지 않겠다 ㅡ 말했습니다.
시로가 한 곳을 파자 영감은 시로를 나무에 묶어 놓고 직접 곡갱이로 파 내려갔
는데 냄새가 지독한 쓰레기만 나왔습니다. 화가 난 심술쟁이가 삽으로 시로의
머리를 내리쳐서 불쌍하게도 시로는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마음씨 착한 부부는 시로를 밭에 묻어주고 소나무를 그 위에 심어 주었습니다.
날마다 무덤가에 가서 나무에 물을 주었더니 금방 큰 나무가 되었습니다.
할머니가 떡을 좋아한 시로를 생각하며 소나무로 절구와 공이를 만들고 떡을 만
들려니 그 쌀이 금으로 변했습니다. 이번에도 심술영감이 절구를 빌려가 떡을 만
드니 또 쓰레기만 생겼습니다. 화가 난 심술영감이 절구를 태워서 희뿌연 재만
남았습니다. 착한 노부부는 소나무가 시로였듯 재마저 시로인듯 재를 거두어
왔습니다. 재를 나무에 거름삼아 뿌리니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벚꽃이 만발하
게 피어났습니다. 벚꽃을 좋아하는 그나라의 왕자가 이 소문을 듣고 그 할아버지
에게 부탁하여 병들어 시든 그의 벚나무를 살리고 꽃을 활짝 피우게 하니 그 나라
왕은 마음 착한 노인에게 "위대한 벚꽃 노인"이란 명칭을 내려 주었습니다.
1 Comments
찬송가 2015.02.24 11:45  
곧 벗꽃이 만개하는 날이 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