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자료실 > 신요칼럼
신요칼럼
 

12월의 세시풍속

鄭宇東 0 1277
12월의 세시풍속
십이월은 중동(仲冬)이라 대설(大雪)과 동지(冬至)의 절기입니다.

옛적에는 12월을 섣달이라고 하였습니다.
연말이 가까워지면 세찬(歲饌)이라 하여, 마른 생선· 육포(肉脯)· 곶감·
사과· 배 등을 친척, 친지들 사이에 세찬을 주고 받으며 한걸음 더 나아
가 환가고독의 이웃들을 보살피며 웃어른들께도 묵은세배를 드립니다.
그리고 그믐에는 연중 거래 관계를 청산하며,
각 가정에서는 새해 준비로 분주하게 됩니다.
또 이날 밤에는 '해지킴(守歲)'이라 하여 집 안팎에 불을 밝히고, 남녀가
다 새벽이 될 때까지 자지 않고 밤을 새웁니다.

대설(大雪)은
24절기 가운데 스물한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로 소설(小雪)과 동지(冬至)
사이에 위치한다. 소설에 이어 오는 대설(大雪)은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대설은 시기적으로는 음력 11월, 양력으로는
12월 7일이나 8일 무렵에 해당합니다. 특히 24절기 중 대설이 있는 음력
11월은 동지와 함께 한겨울을 알리는 절기로 농부들에게 있어서 일년을
마무리하면서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농한기(農閑期)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는 한겨울에 해당하며 농사일이 한가한 시기이고 가을 동안 수확
한 피땀 어린 곡식들이 곳간에 가득 쌓여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끼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풍성한 시기입니다. 한편 이날 눈이 많이
오면 다음해에 풍년이 들고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다는 믿음이 전해지지
만 실제로 이날 눈이 많이 오는 경우는 드뭅니다.
또 눈과 관련하여 “눈은 보리의 이불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눈이
많이 내리면 눈이 보리를 덮어 보온 역할을 하므로 동해(凍害)를 적게 입어
보리 풍년이 든다는 의미입니다.

동지(冬至)는
24절기의 22번째 절기로 대설과 소한 사이에 있으며 음력 11월 중,
양력 12월 22일경입니다. 일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으나
이날부터는 날이 길어지므로 고대인들은 이날을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로 생각하고 축제를 벌여 태양신에 대한 제사를 올렸습니다.

동짓날에 천지신과 조상의 영을 제사하고
신하의 조하(朝賀)를 받고 군신의 연예(宴禮)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동짓날을 ‘아세(亞歲)’라 했고, 민간에서는 흔히
‘작은 설’이라 하였다고 합니다. 태양의 부활을 뜻하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설 다음 가는 작은 설의 대접을 받은 것입니다.
그 유풍은 오늘날에도 여전해서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동짓날에는 동지팥죽 또는 동지두죽(冬至豆粥)·동지시식(冬至時食)이라
는 오랜 관습이 있는데, 팥을 고아 죽을 만들고 여기에 찹쌀로 단자(團子)
를 만들어 넣어 끓입니다. 단자는 새알만한 크기로 하기 때문에 ‘새알심’이
라 부릅니다. 팥죽을 다 만들면 먼저 사당(祀堂)에 올리고 각 방과 장독·
헛간 등 집안의 여러 곳에 담아 놓았다가 식은 다음에 식구들이 모여서
먹습니다.

동짓날의 팥죽은 시절식(時節食)의 하나이면서 신앙적인 뜻을 지니고 있습
니다. 즉, 팥죽에는 축귀(逐鬼)하는 기능이 있다고 보았으니, 집안의 여러
곳에 놓는 것은 집안에 있는 악귀를 모조리 쫓아내기 위한 것이고, 사당에
놓는 것은 천신(薦新)의 뜻이 있습니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