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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세시풍속

鄭宇東 0 1377
11월의 세시풍속
십일월은 맹동(孟冬)이라 입동(立冬)과 소설(小雪)의 절기입니다.

옛적에는 11월을 동짓달이라고 합니다.
동짓날은 팥죽을 쑤어 먹는데, 시식(時食)을 삼아 고사(告祀)도 하고, 또
악기를 제거한다 하여 죽물을 대문간, 대문 판자에 뿌립니다.

입동(立冬)은
24절기 중 열아홉 번째 절기로 상강과 소설 사이에 들며 양력 11월 7일 또
는 8일 무렵, 음력으로는 10월에 듭니다. 이날부터 겨울이 시작된다고 하여
입동(立冬)이라고 하며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 후 약 15일, 첫눈이 내
린다는 소설(小雪) 전 약 15일에 듭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입동을 특별히 명절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겨울로 들어서
는 날로 여겼기 때문에 사람들은 겨울채비를 하기 시작합니다.
입동 즈음에는 동면하는 동물들이 땅 속에 굴을 파고 숨으며, 산야에 나뭇
잎은 떨어지고 풀들은 말라갑니다. 낙엽이 지는 데에는 나무들이 겨울을 지
내는 동안 영양분의 소모를 최소로 줄이기 위한 자연의 이치가 숨었습니다.

입동을 즈음하여 예전에는 농가에서 고사를 많이 지냈습니다.
대개 음력으로 10월 10일에서 30일 사이에 날을 받아 햇곡식으로 시루떡
을 하고, 제물을 약간 장만하여 곡물을 저장하는 곳간과 마루 그리고 소를
기르는 외양간에 고사를 지냈습니다. 고사를 지내고 나면 농사철에 애를
쓴 소에게 고사 음식을 가져다주며 이웃들 간에 나누어 먹었습니다.

입동에는 치계미(雉鷄米)라고 하는 미풍양속도 있었습니다.
여러 지역의 향약(鄕約)에 전하는 바에 따르면, 계절별로 마을에서 자발적
인 양로 잔치를 벌였는데, 특히 입동(立冬), 동지(冬至), 제석(除夕)날에
일정 연령 이상의 노인들을 모시고 음식을 준비하여 대접하는 것을 치계미
라 하였습니다. 본래 치계미란 사또의 밥상에 올릴 반찬값으로 받는 뇌물을
뜻하였는데, 마치 마을의 노인들을 사또처럼 대접하려는 데서 기인한 풍속
인 듯합니다. 마을에서 아무리 살림이 없는 사람이라도 일년에 한 차례 이상
은 치계미를 위해 출연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은 도랑탕 잔치로 대신했습니다.
입동 무렵 미꾸라지들이 겨울잠을 자기 위해 도랑에 숨는데 이때 도랑을
파면 누렇게 살이 찐 미꾸라지를 잡을 수 있습니다. 이 미꾸라지로 추어탕
을 끓여 노인들을 대접하는 것을 도랑탕 잔치라고 했습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따르면 10월부터 정월까지의 풍속으로 내의원
(內醫院)에서는 임금에게 우유를 만들어 바치고, 기로소(耆老所)에서
도 나이 많은 신하들에게 우유를 마시게 했다고 하는데, 이러한 겨울철
궁중의 양로(養老) 풍속이 민간에서도 행해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소설(小雪)은
24절기 중 스무 번째 절기로 입동과 대설사이에 들며 양력으로 11월 22
일 또는 23일 무렵, 음력으로는 10월에 듭니다. 이날 첫눈이 내린다고 하
여 소설(小雪)이라고 합니다.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立冬) 후 15일, 큰 눈
이 내린다는 대설(大雪) 전 약 15일에 듭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소설을 명절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눈이 내릴 정도로 추위
가 시작되기 때문에 겨울 채비를 합니다. 그러나 한겨울에 든 것은 아니고
아직 따뜻한 햇살이 비치므로 소춘(小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때는
평균 기온이 5도 이하로 내려가면서 첫 추위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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