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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튼의 동물기

鄭宇東 0 1356
시튼의 동물기
시튼(Ernest Evan Thompson Seton, 1860 ~ 1946)은
영국 사우스 실즈(South Shields)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1866년 캐나다로 이주하여 소년시절을 캐나다 남부의 삼림지대의 자연속
에서 동물을 관찰하며 보냈습니다. 낯선 땅에서의 친구는 동물뿐이었던 어
린시절 시튼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특기와 맞물려져 동물을 그려가며
동물들의 생태와 행동에 관한 연구가 시작됩니다. 이 자료들을 바탕으로 쓴
글인데 동물들의 독특한 행동과 먹이, 성격 등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커럼포의 늑대 왕 로보(시튼은 글 중 각 동물에 이름을 부여합니다.
이름은 의미이고 의미를 준다는 것은 생물이건 무생물이건 다시 살아나
게 만든다는 것입니다.)는 영리하고 지혜로운 늑대들 중의 지도자입니다.
로보는 늙었지만 몸집이 크고 정말 영리하고 강한 늑대 입니다.
부하들도 아주 강하고 세지만 로보를 물리칠 만큼 강하진 못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로보가 살고 있는 산은 양치기와 여러 목장들이 많은 곳입
니다. 로보 일당은 매일매일 암소 한마리씩 잡아먹어서 양치기와 목동들
에게 큰 피해를 미칩니다. 그리고 로보는 현상금까지 걸리게 되자 그로인
해 많은 사냥꾼들이 로보를 잡으러 오지만 로보는 온갖 독들과 덪들을 물
리치면서 사냥꾼들을 비웃습니다. 여자친구 블랑카가 죽은 이후 무기력해
지고 말아 인간에게 잡히지만 왕답게 목숨을 구걸 않고 장렬한 최후를 맞
는 장면이 감동적입니다.

곰의 왕 왑은 숲 속의 고독한 영웅입니다. 엄마와 형제들은 모두 총을 맞
아 죽고 혼자 사는 쓸쓸함과 외로움을 견디는데 왑의 생태는 매우 비참하
게 그려집니다. 이후 왑은 인간을 싫어하고 강하고 무서운 동물로 성장합
니다. 어미 여우 빅스는 사람들에게 붙잡혀 쇠사슬에 메인 새끼를 구하기
위해 초능력을 발휘합니다. 그러나 자신이 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후
에는 독이 든 먹이를 새끼에게 주어 고통 없는 세상으로 보내고 맙니다.
통신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의 중요 역할을 담당했던 통신 비둘기 아노스
는 어느 곳을 가든 탁월한 방향 감각을 발휘해 집을 찾습니다. 그러나 마
지막에는 송골매에게 잡히고 맙니다.

책 속의 이야기는 모두 사실입니다. 재미를 위해 약간의 인간적 감정을
불어 넣긴 했지만 실제로 존재했던 동물들의 이야기를 썼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은 박물학의 연구 과정을 막연하고 일방적으로만 몰아가
던 당시 동물학의 타성에서 벗어나 저마다 내비치는 교훈들 속에 깨달음
을 얻길 바라는 마음으로 써 내려간 어니스트 시튼의 "동물 사랑기" 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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