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자료실 > 신요칼럼
신요칼럼
 

구천王이 강물에 푼 술맛

鄭宇東 0 1694
구천투료(勾踐投醪)의 술맛

한나라 때 여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고열녀전>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楚나라 자발(子發)이 秦을 공격했을 때 초나라 군대는 식량이 떨어졌습니다.
병사들은 콩 알갱이를 나누어 먹었지만, 자발은 아침 저녁 고기와 좋은 곡식
을 거르지 않았습니다. 자발이 진나라 군대를 크게 무찌르고 귀환하자
그의 어머니는 문을 닫고 안에 들이지 않고 사람을 보내 그를 꾸짖었습니다.
“너는 월나라 왕 구천이 오나라를 토벌할 때의 일을 듣지 못했느냐?
너는 장군이면서도 병사들은 콩 알갱이를 나누어 먹고 있는데 너만 고기와
곡식을 먹은 것이 잘한 일이냐? 너는 내 아들이 아니다. 내 집에 발을 들일
수 없다.” 자발은 어머니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빌며 사죄하고서야 겨우 집
에 들어갈 수 있었고, 자발의 어머니가 얘기한 월왕 구천이 한 일은
구천투료(句踐投醪)라 하여 전하여 집니다.

오월동주의 우의도 세월에 따라 서로 적으로 싸우기도 했습니다.
吳나라와 越나라는 영원한 경쟁국으로 오나라 합려가 월나라 구천에게 패
하여 죽고 아들 부차가 이에 복수하기 위하여 불편한 섶나무단 위에서 잠
을 자고 복수를 다짐하여 오나라를 이겼고, 또한 패전한 구천은 온갖 수모
를 견디며 목숨을 부지하여 쓰디쓴 쓸개를 핥으며 절치부심 복수를 다짐하
여 마침내 뜻을 이루었는데, 오나라 부차의 와신과 월나라 구천의 상담이
합하여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고사성어로 되었습니다.

우리의 본 이야기는
상담고행 후에 월왕 구천이 오왕 부차와 국가 존망의 대회전을 벌일때
싸움터판의 토호 가운데 좋은 술을 바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월왕 구천은 사람을 시켜 강 상류에 술을 붓게 하고 병사들에게 그 하류에서
마시게 했습니다. 물 맛이 전보다 더 좋아질리 없지만 병사들의 사기는 다섯
배나 높아졌습니다. 또 어느 날은 말린 곡식을 바치는 자가 있었습니다.
월왕 구천은 그것을 군사들에게 주었고 군사들은 그것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그것은 겨우 목구멍을 넘길 정도의 양에 지나지 않았지만 사기는 열 배나 높
아졌습니다. 이리하여 구천은 전쟁을 대승리로 이끌수 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각계 각층의 지도자들에게 큰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위정자나 장수의 지도력은 국민이나 군대의 사기에 심대한 영향을 끼칠뿐
아니라 국가의 존망과 국민의 흥망성쇠에 직결되므로 마땅히 만백성을 위
하는 정치 지도자나 여러 사람들을 이끄는 조직사회의 지도층급 인사들은
좀 더 겸손하고 상대방을 인간적으로 배려함으로서 조직원의 자발적인 협
조로 종국적인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는 이른바 지도력의 요체를 웅변
으로 말하여 주고 있는 좋은 사례라 하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잔뜩 담고 있는 몽구(蒙求)라는 책은
우리들에게 덜 알려져 있지만 그 교훈성이나 그 다양성에서 어느 책보다도
중요성이 뒤 늦게나마 알려져 번역과 주석서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습니다.
蒙求라는 책이름은 周易의 蒙卦 괘사 "匪我求童蒙, 童蒙求我. 몽매한 아동
들이 스승에게 구하고 물어 그 해답을 얻는다"는 어린이들을 깨우쳐 주는
훈몽서(訓蒙書)로서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책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유서에 동몽선습, 격몽요결, 훈몽자회 등이 있습니다.

책의 편제는 上卷(98*2), 中卷(100*2), 下卷(100*2)  全3卷 596 항목으
로 이루워졌는데 그 당시까지의 4자고사의 집대성이라 할수 있습니다.
보주와 새로운 사항의 추가를 거쳐 완성된 책은 저자의 주장을 배제하고
사실만을 기록하였기 때문에 배운 내용에 관한 아동들 스스로의 평가와
사고 훈련의 여지를 제공하는 것이 저자의 의도였다 할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책 전3卷 본문의 시작과 끝만을 인용하고 끝을 맺습니다.
상권은 王戎簡要(왕융간요)로 시작하여, 井春五經(정춘오경)으로 긑나며
중권은 谷永筆札(곡영필찰)로 시작하여, 商受斮涉(상수착섭)으로 끝나고
하권은 廣德從橋(광덕종교)로 시작하여, 爾曺勉旃(이조면전)으로 끝납니다.

계속하여 이 책의 내용중 몇 가지를 더 적어봅니다.
楚나라 장왕이 연회석에서 촛불이 꺼졌을 때 한순간의 실수로 왕의 비첩을
희롱하다 비첩에게 갓끈을 뜯긴 인재를 구하려 다른 신하들의 갓끈을 모두
끊어 버리게 한 후에야 불을 밝히게 한 조치로, 낭패를 면한 그 신하는 훗날
전쟁터에서 목숨을 바쳐 왕의 위기를 구해준다는 絶纓之宴의 고사성어와
이 장왕의 적이었던 정나라 양공이 완전한 투항의 뜻으로 스스로 웃옷을 벗
고 군사들의 향응을 위하여 양을 끌고 온 육단견양(肉袒牽羊)의 항복의식과
杞人之憂에 짝이 될만한 노나라의 칠실지녀(漆室之女)의 우국지정과
柳下惠가 남여가 유별한데 물에 빠진 여인을 자기의 체온으로 덮혀 목숨을
건저 준 사실을 두고 고루한 도학자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도학보다 사람의
생명이 더 중요하다는 논리밖의 명쾌한 논리로 항변할 여지를 봉쇄하는 등
등의 많은 고사성어를 재미나게 읽을 수 있습니다.


===> more information
몽구(蒙求) // 이한(李瀚, 唐) 원저
      譯註書 // 유재영-최서임 공역 / 이화문화사 / 서울, 2004
      補註書 // 다께우찌쇼우찌 (竹內松治,日)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