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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앙과 한비자

鄭宇東 0 2345
상앙과 한비자
이른바 법가의 양대 산맥입니다.
상앙(商鞅, B.C 390?~B.C. 338)은 위(衛)나라 공족 출신이라 위앙 또는 공손
앙이라고도 불립니다. 후에 상(商)이란 땅을 봉지로 받았으므로 상앙 혹은
상군(商君)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전국시대의 진(秦)나라를 재조직하여,
통일국가 진(BC 221~206)을 세우는 데 공헌했습니다. 국가는 오직 권력으
로만 유지될 수 있고, 그 권력은 대규모 군대와 충분한 식량에서 나온다고
믿었습니다.

전국시대에 진나라 효공(孝公)의 신하로 들어간 상앙은 나라를 분할하여 다
스리게 했던 봉건제를 중앙에서 임명한 관리가 지방을 다스리는 군현제(郡
縣制)로 대체했습니다. 그는 새로운 토지·조세·징병 제도를 만들고, 법을 엄
격하고 획일적으로 시행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모든 사람들에게 농사
나 군역과 같은 생산적인 직업을 갖도록 강요했고, 상업을 억제했으며, 백성
들 사이에 상호감시체제를 세웠습니다. 그러나 그는 388년 효공의 죽음과
함께 영향력을 잃고 거열형(車裂刑)에 처해졌습니다. <상군서 商君書>는
그의 사상과 저작을 수록하고 있다고 추측되나, 저자가 누구인지는 불확실
합니다. 이 책은 매우 실용주의적이며, 법가(法家)의 권위있는 저작입니다.

한비자(韓非子, BC 280?∼233)의 이름은 한비(韓非)인데 전국시대 저명한
철학가이며 법가학설을 집대성한 학자이며 그가 창립한 법가학설은 중국 첫
중앙집권제 통일국가의 탄생에 이론적 근거를 제공했습니다. 한비자는 기원
전 3세기, 전국시대 후기 한국(韓國)의 왕족가문 태생입니다. 그는 말 더듬이
여서 언어구사를 잘 하지 못하는 대신 저술에 능했습니다. 그는 서양의 마키
아벨리적인 술수까지를 포 함한 법가실천학설을 주장하였습니다.

법가의 계보는 중국에서 최초로 정(鼎 : 솥)에 성문법을 주조한 춘추시대 정
(鄭)나라의 재상 자산(子産)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후 전국시대 초기 위
(魏)나라의 재상을 지낸 이극(李克 : 법경(法經) 저술) · 전국시대 중기의
진(秦)나라의 상앙(商鞅 : 법치의 확립)· 전국시대 중기 조(趙)나라의 신도
(愼到 : 세치(勢治) 사상)·전국시대 중기 한(韓)나라의 신불해(申不害 : 술치
(術治) 사상)로 이어져 오다가 전국시대 말기 한(韓)나라의 한비자(韓非子)
가 법가 사상을 집대성하게 됩니다.

한비자가 등장하기 이전, 법가는 현실 정치 무대에서 활용되는 정치술(政治
術)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한비자가 법치(法治)· 세치
(勢治)· 술치(術治)를 집대성하는 한편 법가를 하나의 사상 체계로 만듦으로
써, 육가(육가 : 유가·묵가·도가·법가·음양가·명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는 또 "법은 드러내는 것이 낫고 술은 드러내지 않는 것
이 낫다"라는 책략적 사상을 강조합니다. 이 말의 뜻은 '법'은 널리 선전하여
집집마다 다 알게 해야 하고, '술'는 마음속에 꼭 감추어 드러내지 않으면서
백성을 통치하고 신하들을 통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법의 시행을 앞두고 상앙에게는 백성의 신임을 어떻게 얻느냐가 가
장 고심한 문제였습니다. 그는 관리에게 수도 남문에다 세 길쯤 되는 나무
기둥을 세우고 거기에다 "누구든 이 기둥을 북문으로 옮기는 사람에게는
금 10냥을 상으로 준다"는 방을 써서 붙이도록 했습니다. 사람들이 서로
숙덕거리며 달려와 기둥에 붙은 방을 보았지만 이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
도 없었습니다. 상앙은 다시 상금을 금 50냥으로 올린다는 방을 붙이도록
했습니다. 어떤 사람 하나가 반신반의하면서 나무 기둥을 북문으로 옮겼더
니 상앙은 그 자리에서 50냥의 금을 상금으로 주었습니다. 이 일로 관리의
말은 믿을 수 있다는 (移木之信) 믿음을 심어준 후 새로운 법 조항들이 백
성들에게 공고되었습니다.

다음은 '한비자 설림(韓非子 說林)'에 있는 말입니다.
조각가가 나무 토막에 사람의 얼굴 모습을 새겨 들어감에 있어서는 코는 우
선 크게 남겨 놓았다가 점차 알맞은 크기로 다듬어 나가고, 눈은 우선 작게
뚫어놓고 점차 알맞은 크기로 다듬어 나가야 합니다. 이는 조각의 기본원리
에 속합니다. 사람이 평생을 두고 겪거나 하는 일의 종류는 참으로 많습니다.
일의 성격이나 내용에 따라 처리하는 방법이나 순서가 다 다르니 이를 잘 구
분하고 조절해 가며 일을 처리하여야 한다는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 다음은 원문과 그 풀이입니다.)
刻削之道 / 각삭지도 // 조각의 도리로 말하자면
鼻莫如大 / 비막여대 // 코는 크게 하여야 하고
目莫如小 / 목막여소 // 눈은 작게 하여야 한다.
鼻大可小 / 비대가소 // 코가 큰 것은 작게 할 수 있으나
小不可大也 / 소불가대야 // 작은 것은 크게 할 수 없고
目小可大 / 목소가대 // 눈이 작은 것은 크게 할 수 있으나
大不可小也 / 대불가소야 // 큰 것은 작게 할 수 없다.
擧事亦然 / 거사역연 // 모든 일이 다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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