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자료실 > 신요칼럼
신요칼럼
 

다사다화(茶事茶話)

鄭宇東 0 1806
다사다화(茶事茶話)

차문화의 본바닥인 중국의 茶書로는
茶聖 육우(陸羽)의 다경(茶經)이 최초이고 가장 중요한 저술입니다.
그 밖에도 채양의 다소(茶疏), 허차서/장원의 다록(茶錄), 주권의 다보(茶譜)
도륭의 考槃餘事, 휘종황제 편찬의 대관다론(大觀茶論)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찍부터 중국의 茶書가 들어와서 읽혔으며, 한국의 다성으
로 일컬어지는 초의(艸衣, 장의순:張意恂)선사가, 훗날 정조의 부마가 되는
홍현주의 질문에 답하여 동다송(東茶頌)을 저술하고 또 중국의 백과전서인
만보전서에서 장원의 다록을 茶神傳으로 이름을 바꿔 역술하였습니다.
그의 스승 다산 정약용은 東茶記를 저술하였지만 현재 전해지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다인으로는 백운거사 이규보, 익재 이제현, 가정 이곡, 도은 이숭인
목은 이색, 포은 정몽주, 운곡 원천석, 매월당 김시습, 교산 허균,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등이 일상적으로 차생활을 즐겼습니다.
위에서 말한 홍현주의 집안은 가족들이 특별히 차생활을 즐겨서 우리나라에
서 희귀한 여류다인을 배출하였습니다. 그의 어머니 영수합 서씨, 그의 누이
유한당 홍원주, 그의 아내 숙원옹주가 많고 적은 다시(茶詩)를 남겼습니다.
또 이와는 별도로 빙허각 이씨가 저술한 규합총서는 의식주와 그와 관련된
생활전반에 걸친 지혜를 싣고 있어 우리전통의 백과사전으로서의 체제를 갗
춰 있는데 내용 중에 차에 관련된 부분이 있습니다.

ㅡ 茶事茶話 ㅡ
다생활에는 명차와 정갈한 물과 아취있는 차도구가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차생활에 부수하여 관련된 제도, 풍속과 놀이도 많이 있는데 이런
잡다한 사항들의 이야기를 대만의 욱우(郁愚)란 사람이 책으로 낸적이 있
었지만 책이름만 따르고 내용은 순전히 나의 생각대로 입니다.

 * 차의 역사
차(나무)의 원산지는 운남성 서남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차를 마시는 풍속은 사천성 파촉지방에서 먼저 차를 마시기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전설시대에는 염제신농씨가 모든 풀들을 맛보고 최초로 차를 마셨다고
합니다. 이때에는 荼(도:씀바귀 등 쓴나물과 차를 겸하여 의미)를 쓰다가 차
마시기가 일상화하자 한 획이 줄고 변화하여 오늘날의 차(茶)로 정착 전용하
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최초에는 약기운을 띈 苦味를 취한 약용차였으나
위-진후대에는 대세가 해갈용 기호차로 자리잡아 가게 되었습니다.
음차의 초기에는 싹, 잎, 줄기를 분쇄하여 사용하는 조차(粗茶)가 주류였고
당나라때에는 쩌서 뭉친 차덩어리 떡차(餠茶)를 분쇄하여 우려 마셨고
송나라때에는 가루차(末茶)를 끓는 물에 풀어서 죽처럼 먹었으며
명-청시대에 와서 차잎(散茶/葉茶)을 끓여 걸러 차탕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 評 茶
시문학에서 시를 비평하여 시품을 매기듯이 차생활에서도 차의 정차성을
비평하고 품평하여 上品, 次品, 下品, 又下品으로 나눕니다.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나는 이름 있는 차를 적습니다.
아국 ---- 뇌원차는 문헌에 기록 된 우리나라 최초의 차 이름이며,
            유(孺)차, 지리(智異)차, 소수(小睡)차, 조계(曹溪)차, 첨수(添水)차   
            등이 있으며 그리고 작설차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차 이름입니다.
중국 ---- 동정 벽라춘, 몽정 감로차, 무이산 암차, 운남 보이차, 안계 철관음
            군산 은침차, 황산 모봉차, 동정 오룡차, 고저 자순차, 여항 경산차
            기운 홍차, 쟈스민차, 서호 용정이 유명합니다.
 * 品 水
차를 달이는데는 차의 질뿐아니라 좋은 물을 사용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水經에서는 天泉水를 최상으로 치는데, 이것은 빗물이나 눈 녹인 하늘의 샘물
을 뜻하는데 참 멋진 말입니다. 山水와 석간수를 상품으로 치며, 江水는 중품
으로 치며, 우물물은 하품으로 칩니다.
 * 品 具 
찻잔이나 차를 달이는 풍로, 돌솥이나 차를 가는 맷돌 등 다구의 아취등의
품등을 말합니다. 육우의 다경에서는 무려 28종의 다구를 열거하였는데 이들
모두를 제대로 갗추게 하여 온갖 호사를 다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 茶譜 三奇
차를 다려내는 방법에는
점차(點茶) ㅡㅡ 끓인 물에 가루차를 넣고 저어 거품을 내어 죽처럼 먹습니다.
팽/자차(烹/煮茶) ㅡ 차를 솥에 넣고 끓여 적당한 온도에서 마십니다.
암/충차(庵/沖茶) ㅡ 끓인 물에 차를 담가서 우려서 마십니다.
이렇게 달인 차의 色깔과 香기와 (맛)味를 차의 三奇라 하며, 여기에 기운(氣
運)을 더 하여 茶의 四奇라고 하며 飮茶에서는 이들을 吟味, 鑑賞하게 됩니다.
 * 다백희(茶百戱)
차를 달이는 과정에서 차솔을 이용하여 거르지 아니한 차탕을 휘저어서 만들
어 지는 새 나비 벌레 금수 등의 신기한 물형을 감상하는 재미를 말합니다.
이외에도 차를 마시고 차산지와 차이름, 사용한 물이름을 맟추는 상미(嘗味)
경기, 투차(鬪茶 또는 茗戰) 놀이게임이 있습니다.
 * 야다시(夜茶時)
옛날 조정의 사헌부의 다시청에서는 차를 마시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맑게 하여 국정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를 茶時라 하였습니다.
이에 관련하여 夜茶時라는 제도도 있었는데 원성을 사는 탐관오리가 있으면
밤중에 사헌부의 관리들이 피의자의 대문에 범죄사실을 적은 흰 판서를 걸고
문앞에 가시울타리를 치면 그것으로서 그 사람의 사회적 구실은 끝장을 보게
되었습니다.

* 飮茶와 茶道
明나라의 풍가빈(馮可賓)은 그의 저서 芥茶箋에서
차를 마실 때 해야 할일(茶宜)과 하지 말아야 할일(茶忌)을 열거하는 가운데
無事 佳客 幽坐 吟詩 揮翰 睡起 賞鑑 文童 - - - 등 13항목의 茶宜를 주장하고
不如法 惡具 主客不酌 冠裳苛禮 - - - 등 7가지 금기(茶忌)를 제기하였습니다.

그리고 윤종덕시인의 茶歌에서 다인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인이 따라야 할
구용구사(九容九思)의 덕목을 배울 수 있어 차공부의 소중함을 알았습니다.
이율곡 선생이 격몽요결(擊蒙要訣)에서
몸과 마음을 가짐에 九容보다 간절힌 것은 없고
학문을 깊게하고 지혜를 더하는 데는 九思보다 중요한 것이 없다 하였습니다.
收斂身心에 莫切於九容이니 所謂九容者는
①足 容 重하며  ②手 容 恭하며  ③目 容 端하며
④口 容 止하며  ⑤聲 容 靜하며  ⑥頭 容 直하며
⑦氣 容 肅하며  ⑧立 容 德하며  ⑨色 容 莊입니다.
進學益智는 莫切於九思이니 所謂九思者는 
①視 思 明하며  ②聽 思 聰하며  ③色 思 溫하며
④貌 思 恭하며  ⑤言 思 忠하며  ⑥事 思 敬하며
⑦疑 思 問하며  ⑧憤 思 難하며  ⑨見得 思 義입니다.
(出典 => 論語 三持章)

唐나라의 다인 노동(盧仝)은 <일곱사발 차노래>에서
차의 효용을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一碗喉吻潤  兩碗破孤悶
三碗搜枯腸  唯有文字五千券
四碗發輕汗  平生不平事 盡向毛孔散
五碗肌骨散淸 六碗通仙靈
七碗吃不得也 唯覺兩腋習習淸風生
蓬萊山在何處 玉川子 乘此淸風欲歸去

첫째 잔은 목과 입술을 적시고
둘째 잔은 외로운 번민을 씻어주네
세째 잔은 매마른 창자를 적셔 문자가 오천권이 되고
네째 잔은 땀이 솟아나고 평생의 불만 털구멍으로 흩어지네
다섯 잔에 기골이 맑아지고
여섯 잔에 신선과 통하였다네
일곱 잔에 두 겨더랑이에 날개 돋아 신선이 되네
이렇게 음차의 효용은 우화등선(羽化登仙) 神仙이 되기에 이릅니다.

 차생활에 있어서 차생활은 단지 음차만에 그치는 것은 아니고
이에서 더 나아가, 이웃 세 나라에서는 어떤 정신적인 경향을 추구하게 됩니다.
茶藝에 치중하는 중국에서는
정행검덕(精行儉德) : 행동은 깨끗하고 바르게 하며, 생활은 검소하고, 성품은 덕스럽게
茶道에 치중하는 일본에서는
화경청적(和敬淸寂) : 서로 화목하고 존경하며, 깨끗하고 고요한 마음을 가져야 하며
茶禮에 치중하는 한국에서는
중정정신(中正精神) : 모든 일에 지나쳐서도 안 되고 모자라서도 안 되고 적당하게
자기의 분수를 지키는 것을 모토로 삼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ㅡ 나가는 말 ㅡ
세계 역사상 차로 인하여 일어난 큰 전쟁은 
유명한 보스톤 차사건과 아편전쟁이 둘 다 차로 인한 전쟁이었습니다.
식민시대의 보스톤 차사건은 영국의 가혹한 세금조치에 반발하여 인디언으로
가장한 시민들이 보스톤에 정박하고 있던 동인도회사의 선박에서 차를 탈취
하여 수장시킨 사건으로 이것을 계기로 미국독립전쟁의 발단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영국과 중국사이의 아편전쟁은 영국이 차수입의 적자를 보충하기 위
하여 인도에서 아편을 수입하여 청국에 수출하려고 한 시도에서의 영국의 부
당성에 대해 청나라 정부가 영국 상인의 아편을 몰수하여 밀수를 근절하려고
한데서 발발한 전쟁입니다. 아메리카의 독립과 동아시아 근대화의 개막으로
연동되는 청나라의 저항, 이 두 세계사적 사건의 계기가 똑같이 차였음은 실
로 차의 역사에서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쟁도 다도에서 배우는 중정등의 평화정신을 구현하지 못한데서 일
어나는 불상사이니 茶道 등 道德-理致에 맞는 實踐이 절실한 소이입니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