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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설작업에 대하여

鄭宇東 3 1353
제설작업에 대하여
 
제설작업은 인력에 의하여 눈을 끌어 모아 갖다버리거나 융설제나 융빙제
를 살포하여 녹이는 방법과 기계력으로 제설차를 이용하여 눈을 치우고,
도로에 열선을 매설하여 그 열기로 눈을 녹이고, 뜨거운 열수를 뿌려 녹이
는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눈이나 얼음을 녹이는
약품의 용액을 뿌리는 습윤식 방법도 등장하고 있는데 이 약품들은 가로
수에 심각한 피해를 가져다 주고 있다 합니다. 세상사는 zero-sum의 게임
이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의 win-win의 해결법은 찾기 어렵나 봅니다.

며칠동안 눈이 내려고 쌓여서 얼고 사람들과 차량의 발길에 밟히면서 길이
매우 미끄럽습니다. 해마다 겨울이면 행정관서가 인력을 동원하여 제설을
벌이고, 또 제집 앞 눈치우기 캠페인을 벌이어 계몽에 나서지만 좀처럼 성
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상가지역의 가게들은 고객들의 안전
을 위하여 미리부터 융설제 살포등 제설제빙 작업을 하여 완전하지는 않아
도 길을 치워 티워 놓고 있어 다행스럽습니다.

그런데 학교 주변의 길은 그렇지 못하였습니다.
교육현장의 주변 정리가 이 지경으로 실망스러우니 딴곳은 불문가지입니다.
우리 2세들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제설하고 길을 티우는데 모범을 보이고 솔
선수범하여야 할것을 이런일에 무관심 한것은 교육해야 할 사항의 우선순위
가 잘못되어 있고 또 교육자의 자질에도 큰 문제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런
것 하나 실천적으로 교육하지 못하는 학교가 무슨 무슨 고차원의 학리만 가
르쳐서 무슨 교육의 효과를 거두겠다는 심산인지 모르겠습니다.

외국의 유명 자동차 지사에서도 이웃에 무관심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웃을 포함한 모든 잠재고객에게 관심을 보이면서 마케팅에 전념하므로
서 자사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앞의 이익에만 눈이 멀
어 근시안적 안목을 벗어나지 못하였습니다. 길을 오가는 중 잠간 피상적
으로 관찰한 바로는 내외국을 막론하고 또 규모의 대소에 차별없이 눈앞의
이익이 없으면 길 티우는 서비스쯤은 괘념치 않았습니다. 길가에 분양광고
를 내건 현장에는 말할 것도 없이 길을 터놓고 있은 것은 물론입니다.

개인에게 있어서나, 기업에 있어서나 일차적으로 눈앞의 이익만이 큰 행동
유인이 되는 것이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타인에 대한 배려나 봉사
로 고객의 호감과 관심을 끌어 자사제품의 매출로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합
니다. 이것은 개인의 인간관계에도 해당되는 사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웃이나 자신을 위해 주변을 정리정돈하는 것은
눈이나 장마 폭풍 더위 추위의 사전적이고 자연적인 위력에 저항한다기 보
다 사후적 조치와 수습에 그치고 맙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서 우리는
인간 본연의 소중한 정의와 매력을 힘닿는 데까지 발휘하여야 하겠습니다.

내가 외숙으로부터 배운 어릴때부터 길들인 습관의 하나는
국민학교에 다닐때의 정리정돈하는 교육인데 제자리에 모자와 옷과 가방
을 걸어두면 조명이 나간 비상시에도, 또는 눈을 감고도 찾을 수 있다는
실리성에 대한 설득력 때문에 오랜 세월을 지낸 지금까지도 머리속에 담
고 있는 교훈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리정돈의 이점은 아무리 강
조해도 지나침이 없지만 습관에서 비롯하는 사고의 경직성은 경계해야 합
니다. 이런 점에서 J. J. 루소는 습관을 기르는 중에도 " 어떠한 버릇에도
버릇들지 않는 버릇을 기르라 "고 참으로 지당하게도 충고하고 있습니다.
3 Comments
정용철 2013.01.14 10:34  
정 선생님으 눈치우는 이야기가 정겹고 지혜롭습니다.
올 겨울 눈은 유난히도 많이 왔습니다.
평소에 눈이 적은 대구의 경우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행정기관이나 시민 할 것 없이 제설에 서툴러서 아직도 빙판 길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수 년 전 눈 많기로 소문난 미국 5대호 부근의 미시간주에 갔었는데
띠엄띠엄있는 집 앞 길들이 제법 참하게 제설이 되어 있어서
역시 선진국 답게 집앞 눈을 잘 치운다고 칭찬을 하니,
하고 싶어서 눈을 치우는 것이 아니라는 바이어의 엉뚱한 대답이었습니다.
정용철 2013.01.14 10:36  
즉슨, 자기집 앞 눈을 치우지 않으면 벌금을 내고 만일 빙판 사고가 자기집 앞에서 나면
수 백 만원의 손해 배상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치운다는 말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와 같은 집 앞 제설문제를 미리 겪은 선진국이 궁여지책으로 묘안을 낸 것입니다.
자기집 앞 눈을 치우면 지방정부가 제설비를 보상하여 준답니다.
대신 집 앞 눈으로 생긴 모든 책임과 지연 제설 벌금을 부과 한답니다.
미국 사람들의 의식이 선진화된 것이 아니니 존경스럽게 생각하지 말라는 겸손이었습니다.
스스로 하지 않으면 합리적으로 하도록 하는 선진행정이 돋 보였습니다.
鄭宇東 2013.01.15 17:48  
법률은 윤리의 최소한도내에서 제정되고 윤리는 법률의 최대한도까지를 포함합니다.
그래서 法諺에 법률은 윤리의 최소한도라 하고 윤리는 법률의 최대한도라고 합니다.
눈이 올때 최소한도 자기집 앞의 눈을 치워 길을 티워 행인의 안전을 도모하는 것은
교양인이 의당하여야 할 바이나 이러한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때
선진국에서처럼 법률이 의무적으로 강제령을 내리고 불이행에 벌금을 물려 불이익
처분을 하는 것도 어려운 사태를 해결하는 적절한 방법이 될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런 경우의 법률의 윤리화 경향을 일러서 법률은 윤리의 최대한도라고 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