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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노래를 들으면서

鄭宇東 0 1810
삼일절노래를 들으면서

 
삼 일 절  노 래
                                                  정인보 작사 / 박태현 작곡
기미년 삼월일일 정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 독립만세
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
이날은 우리의 의요 생명이요 교훈이다
한강은 다시 흐르고 백두산 높았다
선열하 이 나라를 보소서
동포야 이 날을 길이 빛내자

우리나라는 3.1절등 국경일에 새해의 노래, 3.1절 노래, 제헌절 노래, 광복절 노래,
개천절 노래, 한글 노래 등으로 의식의 노래가 불려집니다.
며칠전 3.1절 기념식전 실황방송을 보면서 느낀 소감의 일단을 말하려 합니다.

그 하나는 기미독립선언문의 낭독에서
연로한 광복회 회장이 낭독하는 기미독립선언문이 너무 어려워서 읽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가 다 곤혹스러웠다는 생각을 지워버릴수 없었습니다.
명문절구이지만 난삽한 한문투이기 때문에 한문세대의 어르신들도 저렇게 읽기가
어려운데 한문을 안 배운 한글전용세대인 젊은이들에게야 오죽하겠습니까.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앞으로는 김동길박사가 이미 1969년에 쉽게 풀어
쓴 한글 기미독립선언문으로 바꿔 낭독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또 하나는 3.1절 노래를 듣는데서였습니다.
내가 국민학교에서 배워 부르던 노랫말과는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
요즘의 음악교과서를 펼쳐 의식의노래중 3.1절노래를 살펴보니
이전의 "한강물"은 ==> "한강은" 으로 "물"이 빠지고 "은"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선열아"는 ==> "선열하" 로 바뀌어 불려지고 있었습니다.

손쉬운 도구이자 만인의 선생인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이전에 배운 것과 새로이 바뀐 것이 둘다 그대로 실려 있습니다.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아 평소에 자상히 대해 주시고 친절히 알려 주시는
오동일교수님께 전화로 여쭈었더니 당신께서도 그렇게 배워 불렀는데
바꿔진 노랫말이 맞을 것 같다 하시면서 역전앞이 前과 앞을 겹쳐 잘못 쓴 것처럼
"한강물" 은 江과 물을 겹쳐 쓴 것이 분명하고,
"선열아" 는 우럴어 숭앙하는 선열께 막말로 부르기를 하는 것은 위당 선생의 뜻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옛날부터 여기를 부르면서 느끼던 곤혹이 바
로 이러한 오교수님의 지적에 그 이유가 있었지 않았나 생각되어 집니다.
나중에 "하"가 이유없이 쓰여지지 않았스리란 생각에서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하" 에는 " --- 이시여" 하고 부르는 말의 옛 표현으로 풀이하고 있는데 그 용례로
님금하, 세존하 아라쇼셔 등의 예가 있고 또 정읍사의 "달하 노피곰 도다샤"와
사모곡의 "아소 님하 ---" 도 그렇게 쓰인 용례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교수님은 이런 일화도 들려 주셨습니다.
광복후 국권을 회복하자 우리나라의 제도와 문물을 정비할때
의식의 노래도 새로 마련하였는데 이들 노랫말은 최현배선생의 한글의 노랫말을
제외한 전체 노랫말이 위당 정인보선생의 작품이었습니다. 작곡에는 당시의 기라
성같은 작곡가 이흥렬(새해의 노래) 박태준(제헌절 노래) 윤용하(광복절 노래)
김성태(개천절 노래) 박태현(한글 노래) 같은 선생들이 작곡에 참여했는데 이중
평양 숭실 출신으로 성남에 사시던 박태현선생 작곡의 삼일절 노래를, 당시 작곡
에 참여한 분들의 품평회에서 최고의 명곡으로 총평하였다고 들려 주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하여 어려운 가운데 훌륭하게 만들어진 작품과 우리노래들이
앞으로 나라 안팎에서 더 많이 더 널리 불려 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제까지 우리방송에서는 으레껏
섣달 그믐이나 정월 초하루에는 베토벤의 합창교향곡을 들려 줍니다.
그리고 그동안 광복절과 다른 옌만한 국경일에는 나라 사랑이라는 뜻에서겠지만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나 스메나타의 나의 조국을 들려주기 일쑤였습니다.
이제는 우리 것도 찾아서,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우리 것을 더 많이 들려주었으면
합니다. 원단에는 수제천, 안익태선생의 코리아 판타지, 김규환선생의 나의 조국
등을 연주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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