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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鄭宇東 0 1341
죽은 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한때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란 책이 많이 읽혔습니다.
이 책은 칼라일의 말을 빌려 "경제학은 우울한 과학"이라는 말로 시작하여
애덤 스미스를 시작으로, 토머스 맬서스, 데이비드 리카도, 존 스튜어트 밀,
카를 마르크스, 앨프레드 마셜, 제도학파, 케인스, 통화주의자, 공공선택학
파 등의 위대한 고전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간략하게 설명합니다.
일반적인 경제학 서적과는 다르게 명확하고 보편적인 언어로 역사적 예시
를 들어서 현대 사회와 바람직한 미래상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계몽주의시대의 애덤 스미스는 르네상스기의 마카아벨리와 홉스 같은 선배
에게 배워 "도덕감정론"을 저술하고 이어서, 경제학을 배운 적도 없고 경제
학을 가르친 적도 없으면서 경제학의 위대한 경전 국부론(國富論 ; An inqu
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을 저술하였습니
다. 이렇게 거저 받은 애덤 스미스는 또한 후배들에게도 거저 주기도 하였
습니다.

무의식의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그의 "초자아"라는 개념은 애덤
스 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과 연관된 "공명정대한 관찰자"에서 차용하여 변
용한 것에 다름 아닙니다. 또 한편으로는 정신분석학은 지그문트 프로이트
의 저술로 많이 읽혀지지만 내가 생각하기로는 앞의 책과 대등할 정도로 중
요한 아싸지올리(Roberto Assagioli )의 정신통합학은 저자가 알려지지 않아
거의 연구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쇼 라즈니쉬는 이런 반쪽씩만의 진실
인 精神分析學과 精神統合學을 온전하게 살리고 통섭하여 정신정립학(精神
正立學)을 수립하고 싶다고 감회를 피력한 적이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세상을 이끌고 나가는 경제학적 아이디어뿐만이 아니라
사회전체의 제도나 이런 저런 아이디어는 옛 선인들이 창안한 아이디어들
의 집적물이라고 하여야 할 것들입니다. 말하자면 우리들 후배는 이러한
선배학자의 이론과 교훈을 배우고 그들의 어깨위에 올라서서 새로운 학문
의 지평을 여는 것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현역 학자들은 뛰어난 죽은 선각
들의 강력한 영향권안에서 그 꼭두각시나 노예로서 활동하고 있다는 느낌
마저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대의 샤만적 주술의 시대를 지나, 중세의 신학의 시대를 거쳐 온 근대의
철학과 과학의 시대에서 뉴턴의 고전물리학의 법칙은 일상의 자연계를 지
배하는 제일차적 법칙이었고 이것은 현대에 들어와 음속과 광속의 세계를
접하게됨에 따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와 하이젠베르거의 불확정성원
리가 발표되기 전까지 오랜기간 동안 우주의 지배원리로 작동하여 왔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발견과 발명에 의한 학문의 분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복잡
다단합니다.

오늘날은 학문의 극단적인 세분화가 세상복잡계의 문제해결에 힘을 못쓰
는 국부적이고 단편적인 지식인을 양산하고 있는데 대한 반성에서 학문의
종합과 통섭을 통하여 문제해결에 유능하고 균형잡힌 지성인을 배출하는
것을 우리시대와 사회가 절실히 요청하고 있는 마당입니다.
일찌기 "학문의 정신"으로 불리던 아리스토텔레스는 그가 관여한 학문들에
대한 분류를 인류 최초로 개발개척하고 또한 그 갈래를 종합하려한 시도는
오늘날의 대유행으로 미국의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저서 Consilience
(학제간의 통섭)의 시원이라 하여도 좋을 것이며 아리스토텔레스는 그가
바랐던 제학문의 종합학인 이른바 지식통섭학이 존재할 가능성을 애초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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