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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굿과 우리음악과 우리신화

鄭宇東 0 2436
무당굿과 우리음악과 우리신화

 
굿은 무당이 원시종교적 관념에 의하여 주재하는 새신(賽神) 의식으로서 샤머니즘
의 한 형태로 한국에서는 고대부터 계속되었으며, 유교가 모든 생활규범과 실천윤
리를 지배한 조선시대에도 왕실과 지식 지배층의 내방(內房)에서 행해졌습니다.

무속의례는 연행되는 그 목적 규모 시기에 따라 여러가지로 분류됩니다.
굿은 그 규모의 대소에 따라 가장 간단한 비손(손비빔, 비념)이 있고
그 다음으로는 추수를 감사하는 고사와 나쁜 일에 잡귀를 쫓아내는 푸닥거리가 있
고 무속의례중 규모가 가장 크고 중요한 의례는 큰굿입니다. 큰굿은 신에게 바치는
많은 음식과 술, 옷, 지전장식따위를 벌여놓고 신을 청하여 신나는 음악연주에 무당
의 춤 노래 축원 촌극 묘기 재담들이 어울어지는 종합적인 의례입니다.

굿의 목적은 병의 퇴치 초복(招福) 초혼(招魂) 안택(安宅) 기우(祈雨) 진령(鎭靈)
제재(除災) 천신(薦神) 축귀(逐鬼) 등에 있습니다.
마을굿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집안에서 행하며,
계절적인 것은 춘제(春祭)와 추제(秋祭)와 그 밖에 임시제(臨時祭)가 있습니다.
추제 중 대표적인 것은 횡수를 막기 위한 청수맞이굿[橫數防]이며,
10월에 하는 추제는 가장 대표적인 무속에 의한 가제(家祭)로서,
명칭은 지방에 따라 달라 안택굿(安宅祭) 가신도(家神禱) 철기도(祈禱) 지신굿
[地神祭] 지신도(地神禱) 터고사 대감굿 대감놀이 상산(上山)놀이 성주맞이 천궁
맞이굿(天宮迎祭) 상굿(床祭) 등이 있으며, 시기도 지방에 따라 다소 다릅니다.
 
임시굿이란 그때그때의 형편에 따라 임시로 하는 굿으로서,
크게 나누어 임신 출산 혼인 환갑 등 길사(吉事)에 행하는 것과
질병 사망 관재(官災) 등 흉사(凶事)에 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유희적인 굿으로 용궁맞이굿(龍宮迎祭) 봄맞이굿(春迎祭) 꽃맞이굿(花
迎祭) (단풍)잎맞이굿(葉迎祭)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굿연행을 의뢰한 사람과 목적에 따라
마을단위로 마을의 안녕과 생업의 번영을 정기적으로 비는 부군당굿 도당굿
대동굿 별신굿 신과세굿 영등굿 미불림굿 시만국대제등으로 다양하게 있으며
개인단위로 가족이 중심이 되어 연행하는 집굿으로
이것은 다시 산 사람의 길복을 비는 재수굿과
죽은 사란의 영혼을 저승으로 천도하려는 넋굿으로 나누워 집니다.
마찬가지로 이 넋굿만 하여도 지역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리워지고 있습니다.
경기도 황해도에서는 진오기굿이라 하고, 평안도에서는 수왕굿 다리굿이라 하고
함경도에서는 또 망묵굿이라 하며 경상도로 가면 오구굿이라 하는데 밤을 새워
가며 굿을 한다고 해서 밤저라고도 부릅니다. 전라도에서는 씻김굿, 제주도에서
는 시왕맞이굿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전지역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굿거리 굿문화를 구제의 옛 팔도지역으로 자세히 분류하여 보면
1. 황해도굿에는
    개인굿 ㅡㅡ 시왕굿, 병굿, 재수굿, 뱃굿, 진적, 내림굿이 있고
    마을굿 ㅡㅡ 배연신굿, 대동굿,  평산 소놀이굿이 있으며
2. 서울굿 ㅡㅡ  진/생오구굿+바리데기, 새남굿, 처녀총각귀신 혼사굿, 마을굿
3. 경기도굿 ㅡ 도당굿
4. 충청도굿 ㅡ 은산 별신굿, 앉은굿(설경),
5. 전라도굿 ㅡ 진도 씻김굿, 위도 띠뱃놀이
6. 남해안굿 ㅡ 통영 별신굿(개[=바다]를 먹이는 굿)
7. 동해안굿 ㅡ 해운대 별신굿, 강릉 단오제
8. 제주도굿 ㅡ 본풀이, 제주도 영등굿, 칠머리당굿, 영감놀이가 있고
0. 그 밖에도 평안도에 다리굿과 함경도에 망묵굿등이 있습니다.

이렇듯 굿의 종류가 다양하고 지역에 따른 무당의 성격이 다르다고 해도
굿의 기본구조는 동일합니다.
곧 모든 굿은 청신(請神) 오신(娛神) 송신(送神)의 세 과정으로 나누어 집니다.
부정을 물리치고 정화하여 신을 청배하는 부분이 請神이고
신을 대접한 뒤, 소원을 고하고 대답을 들으며 함께 놀이로 즐기는 것이 娛神
이고 그리고 신을 본디 장소로 다시 돌려 보내는 과정이 送神입니다.

굿은 사전에 길일을 택하여 원무당(元巫堂)이 주재하며,
창부무(唱夫巫)와 후전무(後錢巫)는 가무와 예(藝)만을 하고, 기무(技巫)는 장구를,
악수(樂手)는 조수로서 징을 치며, 전악(典樂)은 퉁소와 해금을 맡아서 의식을 행
합니다. 제물은 주로 백병(白餠) 과일 당과(糖菓) 유과(油果) 술 포(脯)등이 쓰입니다.
이와 같이 우리의 크고 작은 굿이나 푸닥거리에서는 신에게 바치는 많은 음식과 술,
옷, 지전장식 따위를 벌여놓고 신을 청하여 신나는 음악연주에 무당의 춤 노래 축원
촌극 묘기 재담들이 어울어지는 신에 대한 제사를 바탕으로 하는 인간들의 한판의
큰 잔치이고 종합적인 의례입니다.

위와 같이 굿판에서 벌어지는
무당의 춤과 무가에 대한 반주음악은 삼현육각과 쇠장풍을 주로 합니다.
이른바 악사의 삼현육각은 목피리와 곁피리 젓대(대금) 해금 장구 징으로 편성되고
쇠장풍은 쇠(꽹과리)를 중심으로 하는 타악기로 연주하는 음악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악사중 경기굿의 화랭이는 선어정꾼 또는 선증애꾼으로 불리는데 어정은 굿판의
은어로 임금 앞에서의 어전풍류가 변전한 말이며 원화랭이는 신라의 화랑입니다.
굿판에서 연행되는 무당의 노래는 민간으로 퍼져 <창부타령>이나 <성주풀이>
<서우제소리> 등과 같이 지역을 대표하는 흥겨운 민요가 되었으며, 무당의 노래에
담겨진 음악어법은 향토색이 짙은 민중의 말을 담는 그릇이 되었고, 더구나 무당의
춤은 <살풀이> <승무> 와 같은 민속무용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무당의 노래와 춤
을 반주하는 악사의 음악은 삼현육각이나 시나위등 전통음악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무당의 예술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음악장르인 판소리 발전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고
기악음악의 꽃이라는 산조가 피어나는 토양이 되었습니다.
이렇듯이 굿판은 전통 공연예술이 형성되고 발전하는 밑판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의미를 잘 알지 못하는 "굿" 이라는 용어는 원래 시베리아 몽골 만주 등지
에 거주하는 북방아시아 민족사이에서 행복 행운등을 뜻한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
하여 굿을 주재하는 만신(여자무당)과 박수(남자무당)의 용어도 이 지역에서 두루
발견되고 있는데, 이는 지금까지 현자를 일컫는 말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전라도에서는 당골(또는 단골)로 불리는 세습무당으로 굿이 연행되는데
당골은 당(단)을 모시는 고을이라는 말로 이 말의 어원은 하늘 혹은 하늘의 신을
의미하는 북방아시아의 언어인 "텡그리" 에서 나온 말로 고조선의 단을 지배하는
임금인 단군왕검도 여기에서 비롯한 말입니다. 전라도에서 무당을 일컽는 당골도
이 단군과 같은 맥락이라 하니 처음 듣는 소식에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이 북방민족의 무당은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개자 역할을 합니다. 이것은 글자
만 봐도 알수 있듯이, 무당의 巫자는 위의 천상과 아래의 지상의 사이를 잇는 기둥
(우주목)의 양 옆에서 두 사람(무당)이 춤추고 있는 것을 형상화한 글자입니다.

무당굿에서의 본풀이는 신의 근본바닥을 풀어 낸다는 의미인데
제주도굿에서는 딴 지역보다 신이 많고 따라서 본풀이도 많은 것이 특징인데 
이렇게 많은 신들의 근본을 하나 하나 밝히는 것이 본풀이 무가입니다.
세상이 만들어지는 천지개벽에서 굿하는 시점까지를 노래하는 <천지왕 본풀이>
무당의 조상신을 맞아들이는 <초공 본풀이>
서천 꽃밭의 꽃을 관장하는 이공신을 노래한 <이공 본풀이>
인간의 온갖 악행을 막아주는 전상을 노래한 <삼공 본풀이>
아이를 낳고 기르는 역할을 하는 삼승할망을 노래한 <삼승할망 본풀이>
인간의 사후세계를 관장하는 지장신을 노래하는 <지장신 본풀이>
문의 신인 문전을 노래하는 <문전 본풀이>
죽은 이의 영혼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강림차사를 노래하는 <강림차사 본풀이>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는 칠성신을 노래하는 <칠성신 본풀이>
삼천년을 살았다는 소사만이를 노래하는 <맹감 본풀이>
자청비가 문도령 정수남과 어울려 農畜을 관장하는 <세경 본풀이> 등으로
그 종류나 수효가 무척 많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의 굿은 고대 북방아시아 계통의 샤머니즘에서 유래한 뿌리가 깊은
종교의례입니다. 그래서 도교 불교 유교 기독교가 들어오기전 우리민족의 가장 오
래된 종교입니다. 무당굿에는 우리의 신앙과 노래와 춤과 놀이가 혼재되어 있는
금광의 원석입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정련되지 않은 우리신화의 원광맥이
고 보물창고입니다. 이러한 본풀이 무가는 우리신화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자료가 될수 있으며 이런 무가들의 채록과 연구에 의하여 우리신화가 체계화
되고 내용이 풍성하여 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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