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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상학(圖像學, iconography)

鄭宇東 0 2498
도상학(圖像學, iconography)


도상학(圖像學)이란 문헌과 텍스트에 의한 그림 해석을 말합니다. 그래서
도상학을 통해 미술작품을 연구하는 방법은 작품의 "주제"를 우선적으로 고
려하기때문에 도상학적인 연구는 형식보다 내용에 초점을 맞추므로 형식적
인 특징이 무시될 수 있습니다. 도상학은 그림이 담고 있는 이야기나 상징등
을 밝혀내고자 하기 때문에 특히 종교화나 역사화를 해석하는데 유용합니다.

본시 자연에는 의미란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언어로
정리하여 상징을 만듭니다. 이것이 심벌이든 寓意(우의)든 문화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인간의 정신활동입니다. 사람이 추상해 낸 것입니다. 그러므로 상징은
실재하지 않고 우리의 머리 속에 관념으로 존재할 뿐입니다. 이 관념은 처음부
터 머리 속에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경험을 통하여 감성뇌인 우뇌의 정보가
좌뇌적 정보로 언어화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형성되기도 하고 적극적인 사고에
의하여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동양화에서는 익어서도 푸른 복숭아(碧桃·벽도)는 항상 푸르므로 늙지 않음의
상징이 됩니다. 시각이라는 감각에 의하여 不老(불로)의 의미가 저절로 생깁니
다. 그러나 서양화에서 특히 성화에서 감각적으로는 신맛의 열매인 石榴(석류)
가 ‘結束(결속)’을 뜻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여러개의 작은 칸이 두꺼운 하
나의 주머니에 튼튼하게 싸여 있는 구조에서 유대교 12지파의 결속을 생각해
냈습니다. 성모 마리아의 무릎에서 석류알을 들고 천진스럽게 놀고 있는 아기
예수의 상징은 이렇게 적극적인 생각에 의해서 만들어졌습니다. 또 다른 예의
하나로는 교회당의 강단탁자위에 장식된 꽃(병)은 외형적인 아름다움이나 향기
를 중시하기보다는 화물은 영원하지 못하고 시드는 것처럼 인생도 초로와 같다
는  것을 경계-교훈하는 뜻이 강한 바리타스(VARITAS or HOMO BULLA)의 상징
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또 그렇습니다.
 
인류사를 통하여 꾸준히 만들어진 그 상징은 그 문화의 주체였던 천재 예술가
의 그림, 조각에 지금도 잘 남아 있습니다. 이 그림과 조각에 대하여 연구함으
로써 우리는 그 상징을 만든 세대와 사람과 그리고 천재 예술가들과 시공을 초
월한 대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당시의 상징이 화석처럼 보존되어 있는 것이
미술품입니다. 미술품에 표현된 상징에 대하여 연구하는 일을 ‘圖像學(도상학)’
이라고 부릅니다. 동서를 막론하고 불과 1백년 전만 해도 도상학이 필요 없었
습니다. 1593년에 이탈리아의 리파(Cesare Ripa)에 의해서 쓰여진
‘이코놀로기아’(Iconologia)가 32년간 8판이나 찍힌 것을 보면 이후 예술을 다
루던 계층인 귀족들은 누구나 공유하는 지식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러한 시초의 도상학적 개념을 현대적인 의미로 처음 사용한 바르부르크에게
서 배운 파노프스키(Erwin Panofsky, 1892~1968)가 연구 발전시킨 도상학적
해석의 3단계 스케마에 의하여 학문적 완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파노프스키의 도상학적인 작품해석은 다음의 3단계를 거쳐 이루어집니다.
1) 전(前) 도상학적 기술(pre-iconographic description) : 양식사를 통하여
    일차적·자연적 주제, 현상적 의미(사실적 의미, 표현적 의미)를 탐구하는
    의미 해석전의 심미적 양식사에 머무는 단계
2) 도상학(Iconography) : 문헌적인 지식을 동원하여 작품의
    이차적·관습적 주제, 주제적 의미를 기존의 문헌에서 두루 탐구
3) 도상해석학(Iconology) : 세계관, 보편적인 정신사에 의하여
    본래적 의미, 예술적 문화적 배경 고려, 종합적인 해석을 하는 단계입니다.

일반적으로 확립된 도상학적 해석의 몇가지 예를 더 들면
파리스의 심판 // 루벤스가 그린 이 그림은 남자로서, 더욱이 왕자라면 힘써야
        할 무술과 학문에 힘쓰지 않고 여색과 미인을 탐하다 끝내는 자신과 왕
        국을 망하게 파리스왕자의 어리석음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다윗과 유디트의 首級畵 // 신의 뜻으로 모두 이루어집니다.
시간과 사랑의 우의 // 브론치노가 그린 것으로 배경의 그 장막을 걷어내면 진리
          의 실체가 드러납니다
신성한 사랑과 속된 사랑 // 티치아노가 그린 것으로 시대차로 나체가 신
          에게서 받은 것으로 더 성스러운 것으로 해석됩니다
회화예술의 우의 // 베르메르가 그린 것으로 단순한 아름다움만을 그린 것이
          아니라 화가의 역사나 문화에 대한 소명의식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두개골, 해골 // 죽음과 더불어 인생의 무상함을 표현합니다
홍의의 예수 // 붉은 피를 흘려 인류를 구한 예수의 자애의 상징입니다.
황의의 유다 // 부정적인 색. 악인 호색의 상징입니다.
꽃등의 정물화 // 꽃들은 꺾어져 이제 열매를 맺지 못하고, 그것도 깨어지기
          쉬운 유리병에 꽂혀 있으니 만물의 덧없음을 교훈합니다.
IHS // IXORE 의 약어형이며 물고기를 상징하는 글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여호와의 아들이며 구원의 주님이라는 뜻입니다.
888 // 예수의 상징수입니다.
666 // 사탄이나 괴물의 상징수입니다.
아몬드 타원 광배 // 물고기의 형상과 비슷하므로 예수의 상징입니다.
정삼각형 // 성부 성자 성령의 三位一體나 三元的 世界觀을 상징합니다.
성채의 5각형 // 적의 무기가 가진 파괴력을 최소한으로 하는데 효과적인 축성
          법인 5각형은 펜타곤 건물의 모델아이디어입니다.

서양화와 동양화는 그 기원과 역사가 다릅니다만 근대화의 시작은 둘다 공히
거의 100여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서양화의 도상학과 관련하여
동양화에 있어서도,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근래 100여년전에 태동한 근대화
(近代畵) 이전에는 그림을 읽어서 감상하는 보편화된 지식으로서 독화법(讀畵
法)이 있었습니다.


==> more information
도상학과 도상해석학 // 에케하르트 커밀링 / 이순한譯 / 사계절
동양화 읽는법 // 조용진 / 집문당
서양화 읽는법 // 조용진 /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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