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는 의학과 의술관련 분야의 상징으로 많이
채택되어 있습니다. U N의 세계보건기구(WHO) 의 심볼과 환자를 수송하는
앰뷸런스의 뒷문에도 크다랗게 뚜렷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무슨 오해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전령신 헤르메스의
지팡이를 가지고 국가의료기관의 심볼마크로 삼고 있는 것은 크게 잘못된 가소
롭고도 남이 알까봐 매우 낯뜨겁고 부끄러운 사안입니다.

원래 전설에 아스클레피오스가 길을 가다가 갑자기 나타난 뱀을 지팡이로 쳐서
죽였는데 그 뱀의 짝이 약초를 물고와서 상처를 문질러서 다시 살리는것을 보고
약초와 의술을 연구하여 의술의 신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스클레피오스의 지
팡이에 뱀이 한 마리 감겨 있는데 반하여, 우리가 잘못 쓰고 있다는 그리스신화
의 전령신 헤르메스의 지팡이 카두세우스는 지팡이 위에 발 빠른 헤르메스의 상
징인 두 날개가 달려 있고 뱀도 두 마리가 서로 교차하여 감겨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의 휘장은 기본 상징물은 두 마리의 뱀이 지팡이를 휘감고 있는
지팡이(caduceus)입니다. 이 두 마리의 뱀과 지팡이는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헤르메스(Hermes)의 상징물로 되어 있으나 일반적으로 의학의 신으로 알려져 있
는 아스클레피오스(Asklepios)의 지팡이에는 한 마리의 뱀이 감겨 있어야 합니다.
이와 같이 연원적으로 보아 의학의 상징으로 헤르메스의 지팡이를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경우는 대한의사협회만이 아니며, 국내의 여러 의학, 약학, 보건 관련기관이
나 단체에서도 아스클레피 오스가 아닌 헤르메스의 지팡이를 그들의 휘장 또는 상
징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잘못된 용례입니다.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는 고대시대 동안 의학의 상징으로 널리 사용되었으나
중세에 들어서는 로마 가톨릭교회에 의해 사용이 억압되었습니다. 시작시점은
분명하지 않지만 언제부터인가 헤르메스의 지팡이가 의학 분야의 상징으로 사
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미군의무부(U.S. Army Depart ment,
USAMEDD)는 1818년 이미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를 견장의 핵심 상징물로
사용하고 있었으나 레이놀즈(Ray nolds) 대위의 고집으로 1902년부터 미군의무
부대(U.S. Army Medicsal corp, USAMC)의 배지(badge)를 헤르메스 지팡이로 채
택되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의사회(1910)와 네덜란드 의사회(1956)는 각각 문장을 제정함과 동시에,
의학 관련 상징으로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를 사용하고 ‘헤르메스의
지팡이’를 사용하지 말것을 주장하기도 하였으나 이것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
다. 또한 국내에서도 이미 헤르메스의 지팡이가 의사협회의 상징으로 적절 하지
않다는 지적이 거듭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