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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요칼럼
 

작곡가 김동환(金東煥) 선생

鄭宇東 0 3398
김동환선생님을 찾아 뵈웠습니다
 
 
새해 정월 초하룻날 김동진 선생께 세배 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우리들은 앞
으로도 문예계의 원로작곡가 성악가 시인들을 찾아 뵙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예방을 하는데도 예의를 갗추고 날자를 미리 잡아야 마땅하기에
이미 구랍부터 여쭙기전에 하마 허락부터 해주신
김동환 선생을 1월 11일 계동사무실로 찾아 뵈웠습니다.

살림집을 3층에 두고 매일 아침 아래층으로 출근하여 오후 11시에 퇴근하는
안국역 근처의 현대사옥 뒤편에 있는 사무실로 방문하니 문 한켠에는

          素 泉 音 樂 硏 究 室
              지 붕 위 의  소
          Le boeuf sur le toit

란 조그맣고 단정한 간판이 선생님의 평소 모습처럼 단아하게 걸려 있었습니다.

다 모이기를 기다려서 함께 새해 인사를 드리고
간단하고 손쉽게 마련해 간 롤케이크를 따뜻한 차와 곁들여 나누며
선생님이 풀어내는 사는동안의 로맨스 희노애락 에피소드등 개인사에 넋을
빼고 한 두어시간 녹음과 동영상으로 자료를 남겼습니다.
(가까운 날짜에 녹음을 풀어 정리하고 동영상을 편집하면 알찬 가곡사의 한
편이 될 것입니다만 차제에 이런 매력있는 사업에 탤런트-재능이나 달란트-
금전으로 같이 참여하여 함께 작업하실 분 몇분을 더 모시고 싶습니다.) 


작곡가 김동환(金東煥) 선생은
1937년 1월 6일(음력) (호적 2월 25일) 충북 청주 태생입니다.

주성초등학교, 대성중학교, 청주상고 졸업
연세대 음악대학 작곡과 졸업(1960)
American Conservatory 졸업 (1980) /amcm
계명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조교수 (1972-1982)
중앙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교수(1982-2003)
중앙대학교 음악대학 학장 역임
중앙대학교 음악대학 명예교수

1971 서울음악제에서 '목관 4중주' 당선
1982 <한국민요풍 주제에 의한 교향곡> 악보출판,
1983 시립교향악단 제289회 정기연주

[작품목록] 
편곡집: <한국민요곡집> <고향의 봄> 등
가곡집 : 내 마음의 노래 (음악춘추사/1997), 그리운 마음(비앤비/2004) 외
작품집 : 김동환 하옥이 가곡집 1,2 (CD)
가곡 : 그리운 마음(이기철 시), 가시꽃 사랑(하옥이 시), 자장가(최선 시)
            바람부는 언덕에, 별이 내리는 강언덕(하옥이 시) 외 다수
            한국민요적 주제에 의한 변주곡

고향 청주에서 어릴때 이웃에 병원이 있었는데
거기서 아침마다 들려 오는 감미로운 음악 소리에 끌려 병원마당으로 가서
문앞에서 귀를 쫑긋거려 신바람을 내곤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음악소리
가 들리지 않고 적막하여 원장실을 찾아가 왜 음악을 들려주지 않느냐고 
힐난조로 물었더니 축음기 테엽이 고장났다기에 자기가 고쳐보겠다고 하여
원래대로 소리내어 고쳐가니 그때부터 안방으로 들어와서 듣게 해 주었다
합니다. 이리하여 어린 음악가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들을 수 있었다 합니다.
그리고 노 음악가는 을지로에 살때 시골의 집을 한채 팔아와서 피아노를 들
여 왔을때의 감격을 잊을 수 없노라 하였습니다.
 
한번은 素泉선생을 방문하였다가
한 40년만에 선생댁에서 "장빠 서곡"을 들었습니다.
프랑스의 작곡가 루이 페르디낭 에롤은 오페라 장빠를 작곡하여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제 오페라는 무대에 오르지 않지만 그 서곡은 
토스카니니의 연주 레파토리중의 하나로 남아있다고  작곡가 김동환
선생이 증언하시면서 요즘 CD의 두배나 큰 지름의 LP판으로 40년 그
동안 그렇게 더 자세히 알고, 듣고 싶었던 그 음악을 들려주셨습니다. 
내가 성장한 마산에서는 일본의 후꾸오까에서 보내는 NHK방송이 깨 
끗이 잘 들립니다. " 다이알 Y를 돌려라 "란 프로를 즐기다가 한걸음
진보하여 클라식에 입문한 당시에 나는 매일 아침 일본 NHK 방송의
아사노 메이교꾸(아침의 명곡)을 들으면 시그날 뮤직이 바로 이 장빠
서곡이었습니다. 그러니 한 2년을 들었으니 귀에 아주 익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방송에서 일요일에는 옹가꾸노 이즈미 (음악의 샘)라는
프로그램에서 슈베르트의 "악흥의 순간"을 시그날 뮤직으로 오랫동안
들어 왔더랬습니다.)

섯부른 판단인지 몰라도 아마 선생이 뒷방의 세 벽면에 꼽힌 카세트
테이프, SP판, LP판, CD판하여 각종 음원자료를 우리 음악가들 중에
서는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는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안방처럼 꾸며진 사무실은 하이 콜리티의 음원재생기기도 갖
추어 음악감상실로 마련하여 좋은 음악을 원하는 누구에게도 개방한
다는 말씀도 여러번 해 주셨습니다.

소천(素泉)은 하옥이 시인이 존칭하는 선생의 雅號입니다.
시인과 작곡자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 공동작업이 왕왕 이루어집니다.
소천선생의 하시인과의 공동작업은 긴 세월에 걸쳐 수백편에 이릅니다.
두 예술가의 심혼이 잘 맞아 떨어지기에 시 짓고, 가락 붙이기 경쟁을
벌이게 되었고, 끝내는 젊은 시인에게 지고 말았다고 했으나 패배에 대
한 아쉬움은 한점 없고 한때의 왕성한 창작열을 즐겼다는 말투였습니다.
두분 사이에서 만들어진 "가시꽃 사랑"이 많이 불려지고 있으며
소천 선생의 대표곡은 이기철시에 작곡한 "그리운 마음"이 대표곡입니다.
꼭 1곡 있는 자장가는 사모인의 시에 작곡되었습니다. 

* 간판에 보이는 "지붕위의 소"는 선생님이 좋아하는 프랑스의 6인조
  작곡가중 다리우스 미요(Darius Milhaud)의 작품의 하나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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