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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네리안의 성지 ㅡ 바이로이터 축제극장

鄭宇東 0 1981
바그네리안의 성지 ㅡ 바이로이터 축제극장

 
바그너(Wilhelm Richard Wagner, 1813.5.22~1883.2.13)를 좋아하는
따라서 그의 작품까지 좋아하는 사람들을 바그네리안이라 합니다.
이들의 바그너에 대한 존숭은 거의 종교적 경지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매년
여름 바그너의 무덤이 있는 바이로이트에서 열리는 축제음악회의 티켓구하기
에 광분하고 열정을 쏟으며 성지에 순례하는 열성교도의 심정으로 임합니다.
유럽에는 4대음악축제가 있는데, 이 바이로이트축제를 비롯하여
모차르트의 출생지에서 열리는 찰츠부르크축제, 에든버러궁에서의 군악축제,
로미오와 줄리엩의 무대인 베로나의 아레아 원형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야외 오페라축제에서 전세계의 음악애호가들은 더운 여름을 잊고 지냅니다.

바그너가 위대한 독일 오페라 작품만을 공연하는 축제극장을 건립하고자
1851년경부터 구상하기 시작하였고, 루트비히 2세(Ludwig II)의 후원을 받아
1872∼75년에 건축하였습니다. 이듬해에 <니벨룽의 반지 Der Ring des Niebel
ungen>의 전곡 초연으로 개관하였습니다. 바그너 자신이 직접 설계한 특석도
박스도 아예 배제한 이 원형극장은 관현악단의 자리가 아래쪽으로 패어 있어
음향 효과가 뛰어나며 객석은 1,800석입니다. 1883년 바그너가 죽은 후에는
바그너 음악애호가들의 성지겸 순례지가 되었습니다.
(바그너는 바이로이트의 저택인 반프리트하우스의 정원에 묻혀 있습니다.)

매년 여름 7.25 ~ 8. 28까지의 1달간, 바그너의 작품을 상연하는 바이로이트
음악제가 개최됩니다. 이 음악제에는 바그너의 작품만이 공연되는데, 보통
<파르치발 Parzival>과 리엔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탄호이저, 로엔그린, 트
리스탄과 이졸데,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거, 뉘벨룽의 반지 4부작 (라인의
황금 / 발퀴레 / 지그프리트 / 신들의 황혼) 중의 다른 한 작품이 선정됩니다.
에어컨디션시설도 잘 되어 있지 않은 딱딱한 나무의자에 정장을 하고 앉아
몇 시간씩 비지땀을 흘리는 바그네리안들의 인내는 과히 종교의식처럼 치뤄
집니다. 그리고 극장안에는 휴게시설이 없어 인터밋션은 (세상에 !) 1시간 정
도로 밖으로 나가 쉬다가 재입장한답니다.

티켓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습니다. 매년 5만 8000장이 나오는데
500만명 이상이 신청합니다. 1년전부터 서면으로 신청해야 하는데 자기소개
와 함께 바그너를 왜 꼭 봐야하는지 이유에 대해 독일어로 써 내야 합니다.
이 자료를 컴퓨터로 입력한 다음 국적, 지명도, 페스티벌에 대한 관심도 등으
로 분류합니다. '바이로이트의 친구들’(국내의 경우 한국바그너협회)에 가입
한 회원들에겐 우선권이 주어집니다. 확률상으로 보면 5년만 기다리면 티켓
을 구할 수 있지만, 추첨에 의한 것이므로 영영 티켓을 구할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바이로이트의 친구들'에 가입하면 우선권을 주지만 그래도 쉽지
않다 합니다.

1883년 바그너의 사후 그의 부인 코지마(Cosima) 극장운영을 맡다가
1906년 그의 아들 지크프리트(Siegfried)에게 운영권을 넘겼는데 그 이후,
바그너의 며느리였던 위니프리트가 히틀러와 손을 잡으면서 이 축제극장은
히틀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나치스의 궁정극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1951~1966년에는 바그너의 손자인 볼프강 바그너(Wolfgang Wagner,
1919∼)와 빌란트 바그너(Wieland Wagner,1917∼1966)가 공동으로 맡았고,
1966년부터는 볼프강이 단독으로 예술감독을 맡아 2001년 현재까지 가족적
이며 상징적인 연출을 선보였고 앞으로의 문호개방에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르투로 토스카니니(Arturo Toscanini), 빌헬름 푸르트벵글러(Wilhlem Furt
waengler), 그리고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Herbert von Karajan), 카를 뵘(Karl
Boehm) 등 세계적인 지휘자들도 이 극장에서 지휘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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