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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롯가 이야기 ㅡ 불씨와 동자삼 ㅡ

鄭宇東 0 1747
불씨와 동자삼

예전에는 지금처럼 성냥이 흔하지 않아서 불씨를 잘 간수하여야 했습니다.
살림을 맡은 며느리는 몇 대째 지켜은 불씨를 꺼트리지 않도록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했습니다. 이와  같이 몇 대에 걸쳐 지켜온 불씨를 꺼뜨리지 않은
이런 집안에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동자삼이 들어와 오줌으로 불씨를 꺼트
린다고 전합니다. 동자삼은 산삼이 오래 묶어 인간의 아이처럼 변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너무나 감쪽같이 인간 아이 행세를 하여 민가에서 거두어져
그집의 아이로 키워지기도 하고 더러는 여인의 뱃속에 잉태하여 세상에 나
오기도 합니다. 노부모가 불치의 병에 걸려 죽을 때 동자삼인 자신의 아이
를 삶아서 먹인다는 다소 끔찍한 효성의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져 옵니다.

이와 같이 우리의 전설이나 신화에도 서양의 제우스신이 미인을 얻기 위하여
주신의 체통도 지키지 못하고 주책없이 무수히 변신하는 것처럼 변신둔갑의
이야기가 흔히 등장합니다. 서유기의 한 주인공인 손오공이 그렇고, 우리나라
옛날 이야기에서 우렁이 각시가 밥상 차리고 빨래 씻어 가사 돌봄이 그렇습니
다. 건국신화중 가야국의 수로왕과 신라국의 알지왕이 왕통의 정통성을 걸고
솔개와 매, 늑대와 호랑이로 쫒고 쫓기는 활극을 연출합니다. 
 
갓 시집 온 새 며느리가 며칠만에 몇 대째 이어 온 불씨를 꺼트렸습니다.
시어머니는 길길이 뛰며 며느리가 불씨를 꺼트린 것이 상서럽지 못하다하며
시집에서 쫓아내려 하였으나 인자한 시아버지의 만류로 그냥 넘어갔습니다.
며느리는 물을 뿌려 불씨를 끄는 범인을 찾기위하여 밤을 세워서 지켜보다
가 자정을 넘겨도 아무 일이 없자 안심하고 자버렸습니다. 아뿔사 그 사이에
불씨는 끄져 있었습니다. 그 이튿날도 그런 일이 또 벌어졌습니다. 시어머니
의 노발대발 성화에도 불구하고 시아버지의 만류와 타이름으로 한번 더 별
탈 없이 그냥 넘겼습니다. 그러나 며느리는 물까지 부어 불씨를 꺼트리는
범인을 알아낼려고 이번에는 첫닭이 울고 둘째 닭이 홰를 칠때까지 기다려
서야 인기척이 나고 어린아이가 부엌으로 들어와서 불씨에다가 오줌을 누어
꺼트리는 것이었습니다.

며느리는 도망가는 범인을 노칠세라 숲으로 산중으로 쫓아가서 바위 뒤에
숨었다가 잡아와서 경황중에도 집에서 다시 잘 보니 오래 묵은 굵은 동자
삼이 한 뿌리 있었습니다. 산삼이 오래되면 동자가 된다더니 이는 필시 산
신령이 집안의 불씨를 7대나 이어온 그 정성에 대한 선물임에 틀림없다고
여겼으며 그 집안에서는 며느리 덕에 생긴 횡재수라고 좋아하며 그 며느리
는 시어른들께 귀염 받고 남편에게 사랑 받으며 잘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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