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자료실 > 신요칼럼
신요칼럼
 

화롯가 이야기 ㅡ 고동각시 ㅡ

鄭宇東 0 1849
화롯가 이야기 ㅡ 고동각시 ㅡ
 
 
옛날 가난한 총각나무꾼이 나무를 베러 산으로 갔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고동 한마리가 있어서 그 자태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나무꾼은 그 고동을 가져와서 항아리에 넣어 두었답니다.
다음날 일어나 보니 청소, 빨래, 음식이 다 되어 있었습니다.
나문꾼은 깜짝놀라 "와~ 누가 이걸 해놨지?"라고 집을 나갔습니다.
다음날 아침도 또 다음날 아침도 그랬습니다. 나무꾼은 궁금해서 하루는 집을 나가는
척하다가 몰래 집안을 살펴보니,고동이 사람으로 변해서 다 해놓는 것이었습니다.
나무꾼은 그 순간 고동각시를 껴안으며 "우리 행복하게 살아요"
그러자 고동각시가 "도련님 저는 용왕의 딸로서 도련님이 보고 싶어서 이땅에 왔습
니다. 이제 이틀만 기다리면 저는 완전한 사람이 될수 있었는데..."
그러고는 고동으로 되고서 다시는 각시로 변하지 않았다는 슬픈 이야기입니다.

고동각시는 마니또, 수호천사 같은 존재입니다.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가 밥을 해놓거나 자신에게 좋은 일을 해놓았는데 누가 했는지
모르고, 당사자도 자기가 했다는 것을 숨기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을 고동각시라고 합니다. 민담에 보면 우렁이에서 사람이 나와서 집안일, 밭일
을 다 하는 우렁이색시라고 하는데 이 고동각시이야기가 더 윤색된 버전입니다.


ㅡ 우렁이 색시 버전  ㅡ
 
옛날에 농촌에 나이 서른이 넘도록 장가를 못간 농사꾼이 살았습니다.
오늘도 힘든 논일을 하다가 허리를 펴느라 논뚝에 앉아서 신세 한탄을 하였습니다.
농사를 지어도 반나마 벼슬아치들에게 바치느라고 가난해서 장가도 못드는 신세에
ㅡ 이 농사 지어서 누구랑 같이 먹고 살꼬?" 하고 흥얼흥얼 푸념을 하니
그랬더니 어디서
ㅡ 나랑 먹고 살지. 하는데 사방을 둘러보아도 아무도 보이지 않아 이상해서 다시
ㅡ 이 농사 지어서 누구랑 같이 먹고 사나? 했더니, 전과 같이
ㅡ 나랑 먹고 살지. 하길래 소리나는 논두렁 밑쪽으로 가보니 아무도 없고 누군가
숨어서 그러나 싶어 풀을 헤치고 보니 크고 잘 생긴 우렁이 한 마리가 있어 집으로
가져와서 농속에 잘 넣어 두었습니다.

그래 놓고 이튿날 논일을 하다가 점심을 먹으려고 집에 와 보니까 김이 나는 밥상을
정성스럽게 차려 놓아서 맛있는 음식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다 먹어 치웠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도 어제처럼 그랬고, 또 그 다음날도 그런 일이 되풀이 되었습니다.
총각은 하도 궁금해서 그 다음날은  일하러 가는 척하고 나갔다가 들어와 부엌구석
에서 키를 뒤집어 쓰고 숨어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점심때가 되니까 방안에서 선녀
같은 고운 색시가 부엌으로 나와 뭘 뚝딱하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밥을 한상 떡 차
려 가지고 방안으로 들어가는데 문구멍으로 들여다 보니까 색시가 밥상을 갖다 놓
고 농안으로 들어 가려고 합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총각은 농으로 들어 가려는 색시를 꼭 붙들고
ㅡ 거기 들어가지 말고 나랑  같이 삽시다. 고 조릅니다.
그러니까 색시는 난처한 듯이 사정 사정을 하면서
ㅡ 애당초 이댁에 의탁하기로 작정하고 왔지만 천상에 죄를 짓고 아직 때가 아니
    와서 이를 어기고 같이 살면 슬픈 이별이 있을 뿐입니다. 하고 만류합니다.
총각은 아름다운 색시를 본 이상 이제 한 시라도 안보면 못 살것 같아서
앞뒤 재고 말고 할 겨를도 없이 색시의치맛자락을 틀어쥐고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할수 없이 색시는 그날부터 총각하고 살기로 되었습니다.
꿈만 같이, 고운 색시를 아내로 맞은 총각은 세상을 다 얻은 듯 행복하였고, 일하
는 것도 재미가 나 전보다 더 부지런히 일을 했습니다.

어느 날은 남편이 일을 하느라고 늦게까지 돌아 오지 않아 색시가 찾아 나섰다가
아뿔싸 ! 그만 변사또? 눈에 띄어 어이없이 관아로 잡혀 가고 말았습니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고 관아로 가서 사정을 했지만 색시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이제사 며칠만 기다려 달라하던 그 까닭을 알았지만 지금은 후회막급이었습니다.
이렇게 얼마동안 모진 고생을 하다 남편이 죽어 파랑새가 되고, 이 소식을 들은
색시도 스스로 곡기를 끊고 죽어 파랑새가 되어 둘이서 언제나 붙어 다녔습니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