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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4대기서와 8대기서

鄭宇東 0 2345
중국의 4대기서와 8대기서


중국인들의 속담 중에
'젊어서는 수호지를 읽지 말고, 늙어서는 삼국지를 읽지 말라'
(少不看水滸, 老不看三國)’는 말이 있습니다.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이 수호지를
읽고 폭도가 될 것을 염려하고, 가뜩이나 꾀 많은 늙은이들이 삼국지를 읽고 더
욱 잔꾀가 밝아질 것을 우려한 말입니다. 그러나 이 속담을 살짝 패러디하면
'젊어서는 삼국지를 읽고, 늙어서는 수호지를 읽어라'가 될 수 있습니다. 젊은이
들이 삼국지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젊은이들에게 용기와 포부를 길러주고 지혜
와 사려를 깊게 하는 그 무엇인가가 삼국지 속에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제갈공명의 신출귀몰한 지략, 조자룡의 절륜한 용맹, 관우의 태산처럼 무거운 충
의, 장비의 솔직담백한 호방함, 유비의 인심(人心)을 사로잡는 인의(仁義), 조조의
음험한 간흉(奸凶), 사마중달의 용의주도한 노련함, 주유의 속 좁은 도량(度量),
노숙의 정직 돈후함, 인물들의 이 같은 뚜렷한 형상들은 혹독한 생존 경쟁의 시대
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성공과 생존을 위한 용기와 지혜를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고가 내려져 있는 두 책을 포함한 이른바 중국의 4대기서(四大奇書)는
명(明)나라 나관중(羅貫中)의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시내암(施耐庵)의 <수
호지(水滸誌)>, 오승은(吳承恩)의 <서유기(西遊記)>, 난릉소소생(蘭陵笑笑生)의
<금병매(金甁梅)>의 네 작품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金甁梅
대신으로 조설근(曺雪芹)의 홍루몽(紅樓夢)을 포함시켜 4대명저(四大名著)라하기
도 합니다.

삼국지 ㅡㅡ 진수(陳壽, 233~297)의 역사서 삼국지(三國志)에 서술된 위(魏),
        촉(蜀), 오(吳) 3국의 역사를 바탕으로 전승되어 온 이야기들을 중국 원(元)
        과 명(明)의 교체기 때의 사람인 나관중(羅貫中, 1330?~1400)이 장회소설
        (章回小說) 형식으로 재구성한 장편소설로 원래 이름은 삼국지통속연의(三
        國志通俗演義)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원본(原本)은 전해지지 않으며 명(明)
        의 가정제(嘉靖帝, 1507~1566) 때인 1522년에 간행된 '가정본(嘉靖本)’이
        가장 오래된 판본(版本) 으로 전해집니다. 삼국지통속연의(三國志通俗演義)
        란 제목으로 간행된 이 판본은 홍치제(弘治帝, 1470~1505) 때인 1494년의
        서문(序文)이 실려 있어 '홍치본(弘治本)', 혹은 나관중(羅貫中)의 성을 따서 
        '나본(羅本)'으로도 불립니다. 모두 24권(卷) 240절(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장 나관중의 원본(原本)에 가까운 것으로 여겨집니다
        진수(陳壽)의 삼국지에 서술된 위(魏)·촉(蜀)·오(吳) 3국의 역사는 천하의
        패권(覇權)을 둘러싸고 3국이 벌이는 힘과 지혜의 다툼이 워낙 치열하게 펼
        쳐졌기에 일찍부터 중국인들에게 흥미 있는 이야기로 전해져 왔습니다.
        삼국의 정립시대(鼎立時代)를 거쳐서 진(晉)이 천하를 통일하기까지의 역사 
        를 유비(劉備), 관우(關羽), 장비(張飛) 등 세 인물의 무용(武勇)과 제갈공명 
        (諸葛孔明)의 지모(智謀)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수호지 ㅡㅡ 원말 명초(元末明初)의 시내암(施耐庵)이 쓰고, 나관중(羅貫中)이
        손질한 것으로 4대 기서(奇書) 중의 하나입니다.
        수령인 송강(宋江)을 중심으로 108명의 유협(遊俠)들이 양산(梁山:山東省
        壽張縣 남동) 산록 호숫가에 산채를 만들어 양산박(梁山泊)이라 일컬었으며,
        조정의 부패를 통탄하고 관료의 비행에 반항하여 민중의 갈채를 받는 이야
        기입니다.

서유기 ㅡㅡ 오승은(吳承恩)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대당(大唐) 황제의 칙명으로 불전을 구하러 인도에 가는 현장삼장(玄奘三
        藏)의 종자(從者) 손오공(孫悟空)이 주인공입니다. 원숭이 손오공은 돌에서
        태어났으며, 도술을 써서 천제의 궁전이 발칵 뒤집히는 소동을 벌인 죄로
        500년 동안 오행산(五行山)에 갇혀 있었는데, 삼장법사가 지나가는 길에 
        구출해 주었습니다. 그 밖에 돼지의 괴물이며 머리가 단순한 낙천가 저팔
        계(猪八戒), 하천의 괴물이며 충직한 비관주의자 사오정(沙悟淨) 등을 포
        함한 일행은 요괴의 방해를 비롯한 기상천외의 고난을 수없이 당하지만
        하늘을 날고 물속에 잠기는 갖가지 비술로 이를 극복하여 마침내 목적지에
        도달하고 그 공적으로 부처가 된다는 내용입니다.

금병매 ㅡㅡ 현존하는 것 중 가장 오래된 판본(版本)인 금병매사화(金甁梅詞話)
        의 흔흔자(欣欣子)의 서문(序文)에는 작자를 란링[蘭陵:山東省]의 소소생
        (笑笑生)이라 하고 있는데, 흔흔자는 소소생의 변명(變名)이고 이개선(李
        開先:1501∼1568)일 가능성이 많다고 합니다. 문장 속에서 山東방언을 구
        사한 점으로 보아 산둥 사람인 것은 분명하며, 가정(嘉靖) 말년으로부터
        만력(萬曆) 중기의 창작으로 추정된다. 전편 100회로 되어 있습니다.
        수호전(水滸傳)의 서문 경(西門慶)과 반금련(潘金蓮)의 정사(情事)에 이야
        기를 보태어 명대 사회의 상인(上人)과 관료, 그리고 무뢰한의 어둡고 추악
        한 작태를 폭로한 것입니다.


그리고 또 중국 八大奇書란 말도 있는데, 명대에 출간된 사대기서에다,
청대에 출간된 <요재지이>, <유림외사>, <홍루몽>, <금고기관>을 합쳐서
이르는 말로 금고기관외엔 모두 현재 볼수 있는 작품들입니다.

聊齋志異 ㅡㅡ 저자는 포송령(蒲松齡:1640~1715)입니다.   
        요재(聊齋)는 저자인 포송령의 서재 이름으로 책 제목은 요재가 기록한
        기이한 이야기라는 뜻으로 모든 작품이 신선·여우·유령·귀신·도깨비나
        이상한 인간 등에 관한 이야기이며, 민간 이야기에서 취재한 것입니다.
        특히 요괴와 인간과의 교정(交情)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정화(情話)가
        많습니다. 가령, 모란과 인동(忍冬)의 아름다운 꽃의 정(精)에 무한한
        애정을 갖는 청년의 이야기인 향옥(香玉)이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儒林外史 ㅡㅡ 작자 오경재의 만년인 1745∼1749년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됩
        니다. 처음에는 사본으로 유포되었는데, 1768∼1779년에 친구인 김조
        연(金兆燕)이 양저우(揚州)에서 출판한 것이 초판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현존하는 것으로는 1803년의 와한초당본(臥閑草堂本)이 가장
        오래된 것입니다. 전체를 일관하는 줄거리는 없고, 독립된 이야기를
        사제(師弟)간·친구간 등의 관계를 가진 주인공의 교체로 '열전(列傳)’
        식으로 구성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학자·관료·상인 등이 등장하는데, 그들이 명예와 출세를 얼마
        나 갈망하고, 이를 위해서 얼마나 과거(科擧)에 골몰했는가를 냉정한 필
        치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가령 범진(范進)의 이야기에서는, 54세의 늙은
        수험생에 동정한 시험관의 선심으로 과거에 합격한 범진은 하루살이 인
        생에서 일약 큰 저택에 사는 팔자가 되며, 어머니는 기쁜 나머지 죽고 맙
        니다. 범진은 상중인 데도 지사(知事)를 방문하고, 지사는 요리가 마련
        되지 않아 당황하지만, 범진이 새우단자를 먹는 것을 보고 안심합니다.
 
紅樓夢 ㅡㅡㅡ 석두기(石頭記), 금옥연(金玉緣), 금릉십이차(金陵十二釵),   
        정증록(情僧錄), 풍월보감(風月寶鑑) 라고도 합니다. 이 소설의 판본(版
        本)은 80회본과 120회본이 있는데, 80회본은 조설근 작으로 필사본(筆
        寫本)입니다. 120회본은 고악(高鹗)이 쓴 40회본을 덧붙여서 1791년경 
        정위원(程偉元)에 의해 간행되어‘정갑본(程甲本)’이라 하고, 이 ‘정갑본’
        을 개정한 것이 1792년에 간행하였다는 ‘정을본’입니다. 
        무대는 주로 금릉(金陵:南京)에 있는 가씨(賈氏)의 저택 안입니다. 등장
        인물은 500명을 넘으며, 주인공은 옥을 입에 물고 태어난, 여성의 몸은
        물로 되어 있고 남자의 몸은 진흙으로 되었다는 말을 할 정도의 페미니
        스트인 가보옥(賈寶玉)과, 총명하지만 병약한 그의 사촌 누이동생 임대
        옥(林黛玉), 그리고 가정적이며 건강한 설보채(薛寶釵)입니다. 많은 사
        람들의 사치와 대관원(大觀園) 등의 건축으로 차차 기울기 시작하는
        賈氏 집안에서, 보옥은 보채에 대해서도 호감을 가지지만 대옥과의 결혼
        을 더 원합니다. 그러나 집안의 실권을 쥔 할머니 사태군(史太君)은 대옥
        의 몸이 허약하여 이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할머니의 계략에 속은 보옥이
        보채와 결혼하던 날, 대옥은 쓸쓸히 숨을 거둡니다. 인생무상을 느낀 보옥
        은 과거장에서 그대로 실종됩니다.

今古奇觀 ㅡㅡ 편자는 쑤저우(蘇州)의 포옹노인(抱甕老人)이라는 것 외에는
        분명치 않습니다. 이 책에 앞서 편찬된 단편소설의 총집 삼언이박(三言
        二拍)속에서 비교적 우수한 것 40편을 골라 편찬하였습니다. 따라서 명
        나라 때 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던 단편소설의 실상을 어느 정도 대표하
        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용은 삼언(三言)에서 뽑은 것이 29편으로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소재는
        세상 이야기가 태반을 차지하는데, 읽을거리로서의 흥미외에 당시 서민의
        처세철학이나 윤리·생활감정 등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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