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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자운동처럼 부부는 닮습니다

鄭宇東 0 1663
진자운동처럼 부부는 닮습니다

 
부부 가족뿐만 아니라 친구들끼리도 왕왕 서로 닮습니다.
물리학에서는 진동자 개체들간의 자기유사성, 동기화 현상으로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 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처음으로 관찰한 사람은 네델란드의 물리학
자 크리스티앙 호이겐스(1629~1695)입니다. 진동 추시계를 발명한 그가 벽
에 걸린 시계들이 같은 방향으로 똑같은 박자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연구한
뒤 추 사이의 공기의 진동이나 벽의 작은 떨림으로 두 추의 운동이 동기화되
었을 것으로 추정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는 가령
한방에서 같이 생활하는 룸메이트 여성들의 월경주기가 같아지고
숲속 반딧불이의 제 각각인 반짝거림이 나중에는 동시적으로 깜박거리며
귀뚜라미의 울음소리 콘서트가 마치 지휘자의 지휘로 인듯 일사불란해 지고
매미들이 17년 주기에서 특별히 번성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집회장에서 한 사람의 기침이 일단의 무리들에게 점염-확산되는 일이며 
콘서트에서의 앙코르박수가 마치 박자를 맞추어 나는것 같은 실례 등입니다.

말레이시아의 깊은 원시림속에는 오랫동안 물리학자들을 황홀하게 만들었던
자연현상이 있었습니다. 굽이도는 강을 따라 울창하게 우거진 숲 나뭇가지에
황혼이 깃들면 반딧불들이 하나 둘씩 깜빡이기 시작하다가 어둠이 짙어지고
밤이 깊어지면 어느새 강가의 나무숲은 반딧불들로 장관을 이룹니다. 그런데
경이롭게도 밤이 깊어지면 제 각각으로 반짝이던 반딧불이들이 일순간 같은
박자로 반짝이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1970년대에 생물학자 마사 맥클린톡과 캐서린 스턴박사는
우연히 여자들끼리 같은 방을 쓰면 생리주기가 비슷해 진다는 사실을 발견하
였습니다. 그들은 한 여성의 겨드랑이에서 나오는 분비물을 채취해 냄새를 없
앤 후 다른 여성의 윗입술에 바른 다음 그들의 생리주기를 비교해 보니 한달
후 호르몬이 포함된 땀 분비물을 바른 여성들끼리 주기가 모두 같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반딧불이의 반짝거림이나 여성의 생리주기처럼 아무 연관이 없어 보이
는 두 현상간에는 세 가지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하나는 각각의 개체들이 주기적인 운동을 하고 있었다는 점과
그리고 그들이 어느 순간부터 같은 박자로 운동하기 시작했다는 점
그러기 위해서는 매개체가 반드시 존재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물리학자들은 이처럼 주기적인 운동을 하는 개체를 진동자라 부르며
매개체에 의해 연결된 진동자들이 동시에 같은 박자로 운동하는 현상을 동기화
(Synchroniation)현상이라고 합니다.

또 이밖에도 이와 같은 자연계의 동기화 현상의 실례는
심장의 페이스메이커가 늘 똑같은 박자로 펄스를 발산하며
모든 충전기가 같은 박자로 충전과 방전을 되풀이 하고
1998년 헝가리의 물리학자 타마스 비섹은
부다페스트의 음악회에서 친 박수에서 동기화현상을 관찰한 사례가 있어서
이런 사례들에서 유추하면 부부가 서로 닮는다는 우리속담의 비밀을 밝히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부부의 상사나 오랜 친구의 닮음
은 물리적인 이유에서 뿐만이 아니라 다분히 심리적인 이유도 요인이 된다
고 여겨집니다.

반딧불이들이 커다란 집단을 이루어 약속이나 한듯 같은 박자로 깜빡거려 외
부의 적에게 세를 과시하며 경고를 발하듯 하는 것과
가을 밤 귀뚜라미들이 어느 틈엔가 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것은
마치 작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큰물고기처럼 보이게 과시하여 약육강식의
살벌한 자연에서 하나됨을 느끼고, 자신을 보호하게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며
콘서트의 무대에서 개별적인 감동의 빠른 찬양박수가 끝나면 청중들이 세를
과시하듯 박자를 맞춘 느린 앙코르박수를 교차하는 것은 다른 사람과 하나가
되는 편안한 일체감을 느끼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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