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자료실 > 신요칼럼
신요칼럼
 

신화의 메타모르포시스

鄭宇東 0 1675
신화의 메타모르포시스
 
 
희랍의 주신 제우스는 바람 피우고, 둔갑변신에 있어서 천재입니다.
헤라에게 비맞은 불쌍한 비둘기로 둔갑하여 가슴속에 안겼다가 욕심을 채우고
매추라기로 변신하여 바다로 뛰어든 레토는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을 낳고
여러가지로 변신하던 메티스는 제우스에게 삼켜져 무장한 아테네로 태어나고
딸 아르테미스의 시녀 칼리토스에게 접근하려고 아르테미스로 변신하고
들판의 신 판으로 변신하고 아마존의 여왕 안티오페에게 접근하고
암피트뤼온으로 변신하고 그의 아내 알크메네에게서 헤라클레스를 낳고
스스로 구름이 되어 이오에게 접근하였다가 헤라때문에 암소로 변신시키고
하얀 황소가 되어 에우로페를 태우고 바다를 건너 크레타섬에 은신처를 구하고
백조가 되어 레다와 어울려 나중에 트로이 전쟁의 빌미가 된 헬레네를 낳게하고
황금소나기가 되어 다나에의 침실로 스며들어 아르고스의 영웅 페르세우스를 낳고
인간세상의 여인 세멜렉에게서 뒤오니소스를 낳고 헤라여신의 질투로 꾐에 빠져
제우스의 본 모습을 볼려다가 번개에 타죽은 세멜렉은 하늘의 별자리가 되었습니다.

아폴론은 요정 다프네를 사랑하여 쫓다가 월계수가 되게 하였고
파에톤의 누이 헬리아데스들은 그의 죽음을 슬퍼하다가 호박(보석)나무가 되고
파에톤의 일가인 퀴크노스도 그의 죽음을 슬퍼하다가 백조가 되었고
나르키소스는 물에 비친 제 모습에 매혹되어 상사병으로 죽어 수선화가 되고
미소년 휘아킨토스는 아폴론과 경기에서 원반에 맞아 히아신스꽃이 되고
조각가 퓌그말리온이 상아로 빚은 조각상은 갈라테이아라는 미녀아내가 되고
미녀 카이오스는 해신의 사랑을 받아 상처가 나지않는 남자전사 카이오네스가 되고
프로메테우스 집안의 데우칼리온과 퓌르라가 던진 돌이 남자와 여자들로 변하고
제우스와의 연애로 헤라의 벌로 곰이 된 칼리토스는 큰곰별자리가 되었고
곰이 된 칼리토스가 아들 아르카스의 사냥을 피하게 돌풍이 불어 별자리로 옮겼고
디오뉘소스를 길러 준 요정들이 피아데스 별자리가 되었고

이 디오뉘소스는 뤼디아 해적들을 돌고래로 만들어 바다에 쳐 넣었고
미다스 왕은 아폴론과 판의 음악경연에서 잘못 판정한 벌로 당나귀귀를 달게 되고
판디온의 딸 프로크네가 나이팅게일로, 욕보고 혀를 잘린 필로멜레는 제비가 되고
무장하고 프로크네, 필로멜레 자매를 쫓던 테레우스도 오디새가 되고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 부부는 비관한 나머지 소원대로 인간과 친한 뱀이 되었고
포세이돈에게서 변신술을 물려받은 페리클리메노스가 사자, 뱀, 벌로 변신하고
피테쿠사이섬의 주인 케르코페스를 다시는 거짓말을 못하게 원숭이로 변신시키고
라토나 여신을 박대한 뤼키아 농부들을 개구리로 만들어 호수에 살게하고
신들의 나신을 본 자는 모조리 다 신벌을 받게 되었는데
그중 아테나여신을 훔쳐본 테레이시아스는 눈이 먼채로 예언의 능력을 얻고
아르테미스의 나신을 본 악타이온은 사슴이 되어 그의 사냥개들에게 물려서 죽고
자식 많고 행복하다고 자랑한 니오베가 신벌을 받아 자식들은 모두 잃고 돌이 되고
뭐든 사냥하는 라일랍스개와 잡히지 않는 암여우를 모순의 찰라에 둘다 돌로 만들고
로마의 선조가 된 아이네이아스는 아프로디테의 간청으로 신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들은 태어나자 말자 성인이 됩니다. 아니 아예 성인으로 태어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례는 우리나라의 신화에 있어서도 아기장군전설이 이와 비슷
합니다. 아기장군은 산모가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에 천정에 붙어 있는 것을 내려
놓고 보니 겨드랑이에 날개가 달려있는 것을 보통 사람과 딴 장점으로 보지 않고
국가의 위험인물이 될것을 걱정하여 제거한 그 자리에 그를 태울 용마가 주인을
잃고 서성거리며 울다가 죽었다는 슬픈 전설이 있습니다.

신화란 인류의 가장 원초적인 사고법이고 공동재산이기 때문에 세상 여기저기에
구조와 줄거리가 비슷한 상사신화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 신화의 단군신화에서도 곰이 수련에 성공하여 웅녀가 되어 환웅과 결혼하
여 단군왕검을 낳고, 가락국의 왕위를 걸고 김수로왕과 석탈해가 재주를 겨룰때
탈해가 참새가 되면 매가 되어 쫓고, 또 솔개가 되면 독수리가 되어 뒤쫓으니
석탈해가 져서 신라에 흘러들게 됩니다.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와 부인 알영과
석탈해, 김알지, 심지어 가락국의 김수로왕의 신화에도 알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또 해모수와 유화부인 사이에서 고구려의 시조 고주몽이 다 알에서 태어납니다.

우리는 고대의 신화에서 우주의 형성기원설에 더하여
생명의 생성기원설에 대하여 창조설과 자연발생설등을 제기하고 있으며
존재론적 생명출발현상을 난생설, 태생설, 습생설, 화생설로 나누고 있습니다.
전술한 바의 우리신화에 있어서의 난생설화는
알은 우주적인 알 즉 우주란(宇宙卵)이며 생명원리의 출발점으로 분화되지 않은
전체성과 잠재성의 상징이자 존재의 숨겨진 기원과 비밀의 상징입니다.
이러한 난생설화는 그리스 신화의 일부 초기문헌에서 보이듯이
태초의 에우리노메 여신이 비둘기로 변신하여 매우 큰 알을 낳고 여신의 짝인
오피온 뱀이 이 알을 칭칭 감고 부화시켜 이 알에서 세상의 모든 것이 태어나게
되었다 합니다. 더 나아가 중국신화에서 반고가 알을 깨고 나와 다 자라서 죽은
잔해가 강이 되고 산이 되고 하늘과 만물이 된 창세신화와 똑같은 유형입니다.


==> more information
변  신 이야기 //  오비디우스 저 / 이윤기 역 / 민음사 / 서울, 2001년
원전으로 읽는 그리스 신화 / 아폴로도로스 저
                                / 천병희 역 / 도서출판 숲 / 서울, 2004년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