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무협물
鄭宇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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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0 01:49
중국의 무협물
중국의 무협물 이야기에서는
공중을 날으면서 싸우는 장면을 흔하게 봅니다.
그리고 믿기 힘든 기의 대결과 기치료 장면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무협물의 개념을 정통과 사이비, 의리와 사리, 정의와
협잡의 갈등구조에서 정(正)의 승리로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되지만
마술을 동원하는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물과는 다른 장르입니다.
무협소설은 대표적인 통속 대중 소설의 일종으로
무예에 출중한 기인, 고수들이 펼쳐 보이는 상상을 초월하는 초능력,
의리와 사랑 등을 주로 다루며, 사필귀정과 권선징악 등을 주제적 양
상으로 취급합니다. 대체로 장편 소설 혹은 대하 소설의 분량을 가지
고 있는 무협 소설은 비슷한 주제, 플롯의 유사성 등으로 인하여 진부
하고 상투적인 이야기의 현상으로 간주되지만 오락적 기능이 강하고
독자들의 억압된 심리를 효과적으로 해소케 해주는 장점을 가집니다.
무협 소설의 기원은 청대 중국 소설에서 비롯된다.
좀 더 정확하게는 협의 소설(俠義小說)에 그 연원을 둡니다.
협의 소설은 추악하고 어두운 현실을 묘사하는 데 주력하는 사회소설
에 비하여 의협적인 인물을 적극적으로 내세워 악을 척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영웅 고사와 강사류(講史類)의 설화를 좋아하는 일반 대
중의 심리에 호응하여 생겨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청대 협의 소설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아녀영웅전(兒女英雄傳)》
(1734), 《삼협오의(三俠五義)》(1879) 등은 내용이 단순하고 명쾌하
며 직접적인 행동으로 갖가지 사회악을 처치하기 때문에, 사회가 혼란
하고 민심이 각박했던 당시의 사람들의 구미에 맞아 많은 아류들을 양
산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무협 소설은 바로 이런 맥락을 이어받아
중국 국민당의 망명지인 대만에서 성행한 소설 양식입니다.
우리나라의 무협 소설들은
대체로 중국 무협지의 번안 작품들이며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읽혀지기 시작했습니다. 김광주(金光州)의 《정협지(情俠誌)》와
《군협지(群俠誌)》는 우리 독서계에 무협지의 붐을 불러일으킨
최초의 작품들이며, 이후 김용(金庸), 와룡생(臥龍生)의 작품들이
번역되면서 널리 유포되었습니다.
특히 김용은 굉장히 유명하고 또 작품들도 훌륭합니다.
그래서인지 원조라 하면 김용의 영웅문을 떠올리는지만 김용 말고
도 무협작가로 와룡생 및 소슬, 고룡, 양우생도 상당히 유명합니다.
각설하고, 내 생각은 무협의 원조는 사마천의 사기가 아닐까 싶습
니다. 사기중 자객열전에 처음으로 협객에 대해 정의를 내렸습니다.
열전이다 보니까 소설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잘 아
는 수호전이라든지 규염객전이라든지 또는 봉신연의와 같은 소설들
도 무협소설에 해당될 듯 싶습니다.
확실히 현재와 같은 무협소설의 기반은 김용이나 소슬등의 거장들이
이룩했지만, 원조 또는 최초라는 말에 액센트를 준다면 역시 '수호지'
입니다. 배경은 송나라 때로, 내용은 108명의 의적들이 양산박을 근
거지로 활약하는 내용입니다. 귀에 익은 등장인물로는, 호보의 송강,
흑선풍, 이규, 화화상 노지심, 청면수 주귀, 완씨 삼형제와 무송, 임충
등등입니다. 수호지를 무협의 원조로 치는것은 등장인물들이 무예를
겨루고 협행을 한다는 기본 설정 때문입니다. 강호 또는 무림(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녹림)의 개념이 잘 나타나 있기 때문입니다.
김용의 영웅문 매니아들은
모든 무협지가 김용의 소오강호(笑傲江湖)를 바탕으로 한 영웅문
(英雄門)을 보면 거의 다 이해가 된다 하고 어떤 무협지도 영웅문의
모티브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영웅문 1부(몽고의 별) 사조영웅문의 주인공 곽정이 몽고에서 자라
면서 겪는 일들과 황룡의 이야기입니다. 곽정과 황룡은 배우만 바뀔
뿐 많은 작품에서 나옵니다.
영웅문 2부 (중원의 별) 신조협려에 가서는 곽정의 친구, 양강의
아들 양과가 주인공입니다. 그래서 영웅문의 내용에만 등장합니다.
영웅문 3부 (대륙의 별) 의천도룡기에서는 주인공이 장무기입니다.
곽정과 황룡은 안 나온답니다. 3부 내용이 양과가 남긴 현철검으로
의천검과 도룡도를 만듭니다.
김용이 일찍이 자신의 주요 소설 제목의 앞글자를 따서 14자로 된
한 편의 대련(對聯)을 만들었는데 그 대련은 다음과 같습니다.
비(飛) - 비호외전(飛狐外傳)
설(雪) - 설산비호(雪山飛狐)
연(連) - 연성결(連城訣)
천(天) - 천룡팔부(天龍八部)
사(射) - 사조영웅전(射雕英雄傳)
백(白) - 백마소서풍(白馬嘯西風)
녹(鹿) - 녹정기(鹿鼎記)
소(笑) - 소오강호(笑傲江湖)
서(書) - 서검은구록(書劍恩仇錄)
신(神) - 신조협려(神雕俠侶)
협(俠) - 협객행(俠客行)
의(倚) - 의천도룡기(倚天屠龍記)
벽(碧) - 벽혈검(碧血劍)
원(鴛) - 원앙도(鴛鴦刀)
이렇게 많은 무협소설의 신품을 지은 김용은
성(姓)이 김(金)이 아니라 사(査)이며 본명은 사량용(査良鏞)입니다.
'김용(金庸)'이라는 이름은 사량용(査良鏞)의 "용(鏞)" 자를 둘로 나눈
것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김용은 1925년 절강성(浙江省) 해녕현(海寧
縣) 사람입니다. '해녕사가(海寧査家)'는 실로 대단한 권세를 지닌 집
안으로, 역대로 인재를 배출해낸 명문입니다. 예를 들어 청대(淸代)의
가장 유명한 시인이었던 사신행(査愼行)이 바로 海寧査家 출신으로
김용 즉 사량용(査良鏞)의 조상입니다. 그때 이 일가에는 '한 문중에
진사가 일곱이요, 숙질 가운데는 한림원의 관리가 다섯'이나 되었다
고 하는 명문세가입니다.
중국의 무협물 이야기에서는
공중을 날으면서 싸우는 장면을 흔하게 봅니다.
그리고 믿기 힘든 기의 대결과 기치료 장면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무협물의 개념을 정통과 사이비, 의리와 사리, 정의와
협잡의 갈등구조에서 정(正)의 승리로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되지만
마술을 동원하는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물과는 다른 장르입니다.
무협소설은 대표적인 통속 대중 소설의 일종으로
무예에 출중한 기인, 고수들이 펼쳐 보이는 상상을 초월하는 초능력,
의리와 사랑 등을 주로 다루며, 사필귀정과 권선징악 등을 주제적 양
상으로 취급합니다. 대체로 장편 소설 혹은 대하 소설의 분량을 가지
고 있는 무협 소설은 비슷한 주제, 플롯의 유사성 등으로 인하여 진부
하고 상투적인 이야기의 현상으로 간주되지만 오락적 기능이 강하고
독자들의 억압된 심리를 효과적으로 해소케 해주는 장점을 가집니다.
무협 소설의 기원은 청대 중국 소설에서 비롯된다.
좀 더 정확하게는 협의 소설(俠義小說)에 그 연원을 둡니다.
협의 소설은 추악하고 어두운 현실을 묘사하는 데 주력하는 사회소설
에 비하여 의협적인 인물을 적극적으로 내세워 악을 척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영웅 고사와 강사류(講史類)의 설화를 좋아하는 일반 대
중의 심리에 호응하여 생겨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청대 협의 소설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아녀영웅전(兒女英雄傳)》
(1734), 《삼협오의(三俠五義)》(1879) 등은 내용이 단순하고 명쾌하
며 직접적인 행동으로 갖가지 사회악을 처치하기 때문에, 사회가 혼란
하고 민심이 각박했던 당시의 사람들의 구미에 맞아 많은 아류들을 양
산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무협 소설은 바로 이런 맥락을 이어받아
중국 국민당의 망명지인 대만에서 성행한 소설 양식입니다.
우리나라의 무협 소설들은
대체로 중국 무협지의 번안 작품들이며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읽혀지기 시작했습니다. 김광주(金光州)의 《정협지(情俠誌)》와
《군협지(群俠誌)》는 우리 독서계에 무협지의 붐을 불러일으킨
최초의 작품들이며, 이후 김용(金庸), 와룡생(臥龍生)의 작품들이
번역되면서 널리 유포되었습니다.
특히 김용은 굉장히 유명하고 또 작품들도 훌륭합니다.
그래서인지 원조라 하면 김용의 영웅문을 떠올리는지만 김용 말고
도 무협작가로 와룡생 및 소슬, 고룡, 양우생도 상당히 유명합니다.
각설하고, 내 생각은 무협의 원조는 사마천의 사기가 아닐까 싶습
니다. 사기중 자객열전에 처음으로 협객에 대해 정의를 내렸습니다.
열전이다 보니까 소설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잘 아
는 수호전이라든지 규염객전이라든지 또는 봉신연의와 같은 소설들
도 무협소설에 해당될 듯 싶습니다.
확실히 현재와 같은 무협소설의 기반은 김용이나 소슬등의 거장들이
이룩했지만, 원조 또는 최초라는 말에 액센트를 준다면 역시 '수호지'
입니다. 배경은 송나라 때로, 내용은 108명의 의적들이 양산박을 근
거지로 활약하는 내용입니다. 귀에 익은 등장인물로는, 호보의 송강,
흑선풍, 이규, 화화상 노지심, 청면수 주귀, 완씨 삼형제와 무송, 임충
등등입니다. 수호지를 무협의 원조로 치는것은 등장인물들이 무예를
겨루고 협행을 한다는 기본 설정 때문입니다. 강호 또는 무림(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녹림)의 개념이 잘 나타나 있기 때문입니다.
김용의 영웅문 매니아들은
모든 무협지가 김용의 소오강호(笑傲江湖)를 바탕으로 한 영웅문
(英雄門)을 보면 거의 다 이해가 된다 하고 어떤 무협지도 영웅문의
모티브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영웅문 1부(몽고의 별) 사조영웅문의 주인공 곽정이 몽고에서 자라
면서 겪는 일들과 황룡의 이야기입니다. 곽정과 황룡은 배우만 바뀔
뿐 많은 작품에서 나옵니다.
영웅문 2부 (중원의 별) 신조협려에 가서는 곽정의 친구, 양강의
아들 양과가 주인공입니다. 그래서 영웅문의 내용에만 등장합니다.
영웅문 3부 (대륙의 별) 의천도룡기에서는 주인공이 장무기입니다.
곽정과 황룡은 안 나온답니다. 3부 내용이 양과가 남긴 현철검으로
의천검과 도룡도를 만듭니다.
김용이 일찍이 자신의 주요 소설 제목의 앞글자를 따서 14자로 된
한 편의 대련(對聯)을 만들었는데 그 대련은 다음과 같습니다.
비(飛) - 비호외전(飛狐外傳)
설(雪) - 설산비호(雪山飛狐)
연(連) - 연성결(連城訣)
천(天) - 천룡팔부(天龍八部)
사(射) - 사조영웅전(射雕英雄傳)
백(白) - 백마소서풍(白馬嘯西風)
녹(鹿) - 녹정기(鹿鼎記)
소(笑) - 소오강호(笑傲江湖)
서(書) - 서검은구록(書劍恩仇錄)
신(神) - 신조협려(神雕俠侶)
협(俠) - 협객행(俠客行)
의(倚) - 의천도룡기(倚天屠龍記)
벽(碧) - 벽혈검(碧血劍)
원(鴛) - 원앙도(鴛鴦刀)
이렇게 많은 무협소설의 신품을 지은 김용은
성(姓)이 김(金)이 아니라 사(査)이며 본명은 사량용(査良鏞)입니다.
'김용(金庸)'이라는 이름은 사량용(査良鏞)의 "용(鏞)" 자를 둘로 나눈
것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김용은 1925년 절강성(浙江省) 해녕현(海寧
縣) 사람입니다. '해녕사가(海寧査家)'는 실로 대단한 권세를 지닌 집
안으로, 역대로 인재를 배출해낸 명문입니다. 예를 들어 청대(淸代)의
가장 유명한 시인이었던 사신행(査愼行)이 바로 海寧査家 출신으로
김용 즉 사량용(査良鏞)의 조상입니다. 그때 이 일가에는 '한 문중에
진사가 일곱이요, 숙질 가운데는 한림원의 관리가 다섯'이나 되었다
고 하는 명문세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