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와 부벽루
鄭宇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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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1
2014.06.24 14:35
부석사와 부벽루
영주 부석사의 바위돌은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아 浮石寺이고
평양 부벽루의 누각채는 푸른 강물에 떠 있는 것 같아서 浮碧樓랍니다.
부석사는 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 봉황산 중턱에 있는 절로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孤雲寺)의 말사입니다. 삼국사
기· 삼국유사 에 의하면 의상대사가 신라 문무왕의 뜻을 받들어 676년에
창건하고 화엄종을 널리 전했다고 합니다. 고려시대에는 선달사(善達寺)
또는 흥교사(興敎寺)라 불렀는데 선달이란 선돌의 음역으로 부석의 향음
(鄕音)으로 보기도 합니다.
"송고승전(宋高僧傳)" 의상전(義湘傳)에는 의상과 선묘, 부석사 창건에
관한 설화가 적혀 있습니다. 부석사에는 의상대사와 당나라 처녀 선묘간
의 애틋한 전설이 깃들어 있습니다. 의상은 699년 불법을 닦으러 중국에
도착해 어느 불교신도 집에서 묵었는데 선묘는 그 집의 딸이었습니다.
사랑의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의상이 불법 정진을 위해 선묘를 멀리하면
서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의상을 흠모하던 처녀는 의상이 공부를 마치고 10년 후 신라로 건너 갈
때 손수 지은 법복을 전해주려했으나 배가 이미 떠나 뜻을 이루지 못했습
니다. 의상이 떠나자 처녀는 자신이 용이 되어 의상의 귀향길을 돕겠다며
바다에 몸을 던지고 맙니다. 용이 된 선묘는 의상이 다른 종 파의 반발로
부석사를 못짓자 커다란 바위로 변해 이들을 위협해 내 쫓음으로써 의상
이 절을 지을 수 있도록 했다고 합니다. 부석사의 부석(浮石)은 바위로 변
한 선묘가 땅 위에 내려앉았다는 데서 연유했고, 무량수전 왼쪽의 커다란
바위가 바로 선묘가 변한 바위라고 합니다.
부석사에는 우리나라 목조건물중 가장 오래된 무량수전이 있는데
이 無量壽殿의 기둥은 배흘림기둥이라하여 건축미학상의 한 성취입니다.
배흘림기둥은 기둥의 중간이 배가 부르고 아래위로 가면서 조금씩 가늘
어지게 만든 것을 말합니다. 건물의 구조를 안정되어 보이게 하고, 기둥의
가운데가 가늘어 보이는 착시 현상을 바로잡기 위한 양식입니다.
이렇게 시각상의 균형을 고려한 조형 조각의 예로
"석굴암의 본존불상은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특출한 조형기법
으로 철저히 좌우 비대칭으로 조각돼 비대칭의 조화를 이룬 불멸의 작품”
이라고 평가하는 손연철 교수에 따르면 머리 부분이 크고, "앉은 자세의
본존불은 좌우 무릎의 크기와 높이가 다르며 어깨 높이와 크기, 머리 나발
의 숫자와 양감이 서로 다르다. 얼굴에서도 이마 높이와 넓이가 차이나며
눈썹의 휘는 각도와 길이, 눈 크기와 눈동자 표현도 좌우가 달라 다른 나라
의 어떤 불상에서도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양식을 취하고 있다." 하였습니다.
평양에서 달맞이 명소로 꼽히는 곳은 단연 중구역 대동강변의 청류벽(淸流
壁)에 자리잡은 부벽루(浮碧樓)입니다. “해가 서쪽으로 지고 동쪽으로 밝은
달이 하늘 높이 떠오르는 경치가 너무 황홀해 예로부터 부벽완월(浮碧翫月
: 부벽루의 달맞이)은 평양 8경의 하나로 유명하다” 며 평양 사람들은 정월
대보름이면 부벽루에 올라 달을 구경하는 것을 큰 행사로 즐겼다고 합니다.
부벽루는 고구려 광개토대왕이 평양에 짓도록 한 9개의 사찰 가운데 하나였
던 영명사(永明寺)의 부속건물 영명樓 를 고려시대에 개칭한 것입니다.
15세기의 시인 조위는 평양의 명승을 '서경을 여덟으로 읊노라 '라고 하면
서 평양 8경을 노래하였습니다. 그것이 을밀대의 봄맞이, 부벽루의 달구경,
영명사의 노을빛, 보통강나루의 나그네배웅, 대동강의 배놀이, 애련당의
비물소리, 마탄여울의 눈석이, 대성산의 푸른 숲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옛 부터 경치 좋은 곳을 ‘팔경(八景)’이라고 했습니다.
대표적인 ‘팔경’으로는 ‘관동팔경(關東八景)’이 있습니다. 관동팔경은 강원
도 동해안에 있는 청간정(간성), 경포대(강릉), 삼일포(고성), 죽서루(삼척),
의상대(양양), 망양정(울진), 총석정(통천), 월송정(평해) 인데 월송정 대신
에 흡곡 시중대(歙谷 侍中臺)를 넣어 치기도 하고, ‘영동팔경’이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팔경’이란 말은 중국의 ‘소상팔경(瀟湘八景)이 먼저인 것 같습니다.
중국의 동정호(洞庭湖)와 소수(瀟水) 상수(湘水)에 있는 멋진 경치입니다.
그래도 금수강산(錦繡江山)의 경치가 최고입니다. 곳곳이 무릉도원(武陵桃
源)이요, 선경(仙境)입니다. 무한정경(無限情景), 즉 끝없는 흥겨운 경치가
이어지는 우리 땅입니다. 그 중 하나인 단양팔경(丹陽八景)은 예로부터 중
국의 소상팔경보다도 더 아름답다고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충주호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구담봉 옥순봉 등인데, 단양 팔경은 정도전,
퇴계 이황, 단원 김홍도, 정선 등의 글과 그림으로 더 더욱 유명합니다.
백두산천지, 금강산, 개마고원의 일부인 부전고원, 압록강, 모란봉, 석굴암
일출, 해운대 달맞이 고개, 한라산을 지칭하는 ‘대한팔경(大韓八景)’도 있습
니다. 여기엔 북녘 땅이 다섯 곳입니다. 북한에선 평안남도·평안북도·자강
도에 있는 여덟 곳의 명승지, 즉 평양의 연광정, 자강도 강계의 인풍루, 만
포의 세검정, 평안북도 영변의 약산동대, 의주의 통군정, 선천의 동림폭포,
평안남도 안주의 백상루, 성천의 강선루를 일컫는 ‘관서팔경(關西八景)’이
절경이라 합니다.
영주 부석사의 바위돌은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아 浮石寺이고
평양 부벽루의 누각채는 푸른 강물에 떠 있는 것 같아서 浮碧樓랍니다.
부석사는 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 봉황산 중턱에 있는 절로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孤雲寺)의 말사입니다. 삼국사
기· 삼국유사 에 의하면 의상대사가 신라 문무왕의 뜻을 받들어 676년에
창건하고 화엄종을 널리 전했다고 합니다. 고려시대에는 선달사(善達寺)
또는 흥교사(興敎寺)라 불렀는데 선달이란 선돌의 음역으로 부석의 향음
(鄕音)으로 보기도 합니다.
"송고승전(宋高僧傳)" 의상전(義湘傳)에는 의상과 선묘, 부석사 창건에
관한 설화가 적혀 있습니다. 부석사에는 의상대사와 당나라 처녀 선묘간
의 애틋한 전설이 깃들어 있습니다. 의상은 699년 불법을 닦으러 중국에
도착해 어느 불교신도 집에서 묵었는데 선묘는 그 집의 딸이었습니다.
사랑의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의상이 불법 정진을 위해 선묘를 멀리하면
서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의상을 흠모하던 처녀는 의상이 공부를 마치고 10년 후 신라로 건너 갈
때 손수 지은 법복을 전해주려했으나 배가 이미 떠나 뜻을 이루지 못했습
니다. 의상이 떠나자 처녀는 자신이 용이 되어 의상의 귀향길을 돕겠다며
바다에 몸을 던지고 맙니다. 용이 된 선묘는 의상이 다른 종 파의 반발로
부석사를 못짓자 커다란 바위로 변해 이들을 위협해 내 쫓음으로써 의상
이 절을 지을 수 있도록 했다고 합니다. 부석사의 부석(浮石)은 바위로 변
한 선묘가 땅 위에 내려앉았다는 데서 연유했고, 무량수전 왼쪽의 커다란
바위가 바로 선묘가 변한 바위라고 합니다.
부석사에는 우리나라 목조건물중 가장 오래된 무량수전이 있는데
이 無量壽殿의 기둥은 배흘림기둥이라하여 건축미학상의 한 성취입니다.
배흘림기둥은 기둥의 중간이 배가 부르고 아래위로 가면서 조금씩 가늘
어지게 만든 것을 말합니다. 건물의 구조를 안정되어 보이게 하고, 기둥의
가운데가 가늘어 보이는 착시 현상을 바로잡기 위한 양식입니다.
이렇게 시각상의 균형을 고려한 조형 조각의 예로
"석굴암의 본존불상은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특출한 조형기법
으로 철저히 좌우 비대칭으로 조각돼 비대칭의 조화를 이룬 불멸의 작품”
이라고 평가하는 손연철 교수에 따르면 머리 부분이 크고, "앉은 자세의
본존불은 좌우 무릎의 크기와 높이가 다르며 어깨 높이와 크기, 머리 나발
의 숫자와 양감이 서로 다르다. 얼굴에서도 이마 높이와 넓이가 차이나며
눈썹의 휘는 각도와 길이, 눈 크기와 눈동자 표현도 좌우가 달라 다른 나라
의 어떤 불상에서도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양식을 취하고 있다." 하였습니다.
평양에서 달맞이 명소로 꼽히는 곳은 단연 중구역 대동강변의 청류벽(淸流
壁)에 자리잡은 부벽루(浮碧樓)입니다. “해가 서쪽으로 지고 동쪽으로 밝은
달이 하늘 높이 떠오르는 경치가 너무 황홀해 예로부터 부벽완월(浮碧翫月
: 부벽루의 달맞이)은 평양 8경의 하나로 유명하다” 며 평양 사람들은 정월
대보름이면 부벽루에 올라 달을 구경하는 것을 큰 행사로 즐겼다고 합니다.
부벽루는 고구려 광개토대왕이 평양에 짓도록 한 9개의 사찰 가운데 하나였
던 영명사(永明寺)의 부속건물 영명樓 를 고려시대에 개칭한 것입니다.
15세기의 시인 조위는 평양의 명승을 '서경을 여덟으로 읊노라 '라고 하면
서 평양 8경을 노래하였습니다. 그것이 을밀대의 봄맞이, 부벽루의 달구경,
영명사의 노을빛, 보통강나루의 나그네배웅, 대동강의 배놀이, 애련당의
비물소리, 마탄여울의 눈석이, 대성산의 푸른 숲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옛 부터 경치 좋은 곳을 ‘팔경(八景)’이라고 했습니다.
대표적인 ‘팔경’으로는 ‘관동팔경(關東八景)’이 있습니다. 관동팔경은 강원
도 동해안에 있는 청간정(간성), 경포대(강릉), 삼일포(고성), 죽서루(삼척),
의상대(양양), 망양정(울진), 총석정(통천), 월송정(평해) 인데 월송정 대신
에 흡곡 시중대(歙谷 侍中臺)를 넣어 치기도 하고, ‘영동팔경’이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팔경’이란 말은 중국의 ‘소상팔경(瀟湘八景)이 먼저인 것 같습니다.
중국의 동정호(洞庭湖)와 소수(瀟水) 상수(湘水)에 있는 멋진 경치입니다.
그래도 금수강산(錦繡江山)의 경치가 최고입니다. 곳곳이 무릉도원(武陵桃
源)이요, 선경(仙境)입니다. 무한정경(無限情景), 즉 끝없는 흥겨운 경치가
이어지는 우리 땅입니다. 그 중 하나인 단양팔경(丹陽八景)은 예로부터 중
국의 소상팔경보다도 더 아름답다고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충주호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구담봉 옥순봉 등인데, 단양 팔경은 정도전,
퇴계 이황, 단원 김홍도, 정선 등의 글과 그림으로 더 더욱 유명합니다.
백두산천지, 금강산, 개마고원의 일부인 부전고원, 압록강, 모란봉, 석굴암
일출, 해운대 달맞이 고개, 한라산을 지칭하는 ‘대한팔경(大韓八景)’도 있습
니다. 여기엔 북녘 땅이 다섯 곳입니다. 북한에선 평안남도·평안북도·자강
도에 있는 여덟 곳의 명승지, 즉 평양의 연광정, 자강도 강계의 인풍루, 만
포의 세검정, 평안북도 영변의 약산동대, 의주의 통군정, 선천의 동림폭포,
평안남도 안주의 백상루, 성천의 강선루를 일컫는 ‘관서팔경(關西八景)’이
절경이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