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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요칼럼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鄭宇東 0 1995
티파니에서 아침을 (Breakfast At Tiffany's, 1961년 作)

상류층 삶을 꿈꾸며 온갖 남자들과의 관계를 지속하는 홀리(오드리
햅번)는 우울한 날이면 유명한 보석상점 티파니에 가는 독특한 습
관을 가진 아름답고 개성 넘치는 인물입니다. 그녀의 위층에 살게
된 폴(조지 페파드 Jeorge Peppard)은 작가이자 부유한 여자의 정
부로 살아가고 있는 남자로 이사 온 첫날부터 홀리와 독특한 분위
기로 대면합니다. 영화는 홀리와 폴을 중심으로 비슷한 듯 서로 다
른 그들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그리며, 다양한 에피소드를 늘어
놓습니다. 영화가 시작되는 그 순간부터 내내 들려오는 초콜릿처럼
달콤한 러브 송 "Moon River"는 분위기에 맞게 다양하게 편곡되어
영화의 전반을 수놓습니다.

평온한 분위기에서는 단조로운 피아노로 연주되다가도, 긴장감이
고조되는 순간에는 오케스트라를 통해 장중한 느낌으로 연주되고,
기분 좋은 폴의 입가에서는 휘파람으로 멋스럽게 흘러나옵니다.
Moon River는 영화가 제작된 이듬해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음악상
및 주제가상을 받을 만큼 평단의 인정도 받았습니다. 시대를 달리
하는 현재에 이르러서도 다양한 영화와 작품 등의 로맨틱한 장면
에서 단골 테마로 등장하며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특히 영화 속 홀리가 창가에 앉아 기타를 연주하며 부르는 Moon
River는 오드리 헵번이 출연한 영화를 통털어서 그녀의 매력을 가
장 잘 부각시키는 장면 중의 하나입니다.
그녀는 젊은 시절에는 가장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배우의 이미지로,
말년에는 뜻 깊은 자원봉사활동을 실천하는 천사의 이미지로 기억
됩니다. 그러고 보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오드리를 위
한 작품으로 다가옵니다. 4층에 사는 괴팍한 아저씨와 넉살 좋게
농담도 즐기지만, 동생의 죽음 앞에서는 광분하는 그녀는 따뜻한
감성을 표현하다가도 어느 순간 요부처럼 표변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 그녀는 꿈을 찾아 허우적대는 10대의 풋풋함과 고혹적
인 20대의 매력을 동시에 지닌 인물로 거듭납니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바로 이런 오드리의 다양한 연기력에 기대
어 뉴욕이라는 도시와 보석상점 티파니라는 공간의 매치를 통해 여
성의 심리 상태를 섬세하고 깊이 있게 다루는 작품입니다. 특히 폴
과의 데이트에서 티파니에 들어서는 순간 짓는 천진난만한 표정과
도서관에서 보이는 퉁명스런 표정은 여성 심리를 그대로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공주로 등장해 기자와 사랑을 속삭였던 <로마의 휴일 Roman
Holiday>(1953)도 오드리 헵번의 대표작임에 틀림없지만,
그보다는 훨씬 풍부한 표정과 다채로운 감정을 선사하는
<티파니에서 아침을>이야말로 오드리가 가장 빛을 발하는 영화
라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영화음악 설문에서도 언제
나 상위에 랭크될 만큼 우리의 정서와도 잘 어울리는 Moon River
가 있는 한 그녀의 아름다움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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