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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남쪽바다∼'로 떠나다…'가고파' 작곡 김동진 예술원 회원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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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남쪽바다∼'로 떠나다…가곡 '가고파' 작곡 김동진 예술원 회원 별세 
[국민일보]|2009-08-01|18면 |05판 |오피니언·인물 |사망 |876자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로 시작되는 가곡 '가고파'의 작곡가 김동진 예술원 회원이 31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6세.

'낭만 가곡의 선구자' '최고의 다양성을 지닌 작곡가'로 불린 고인은 1913년 평안남도 안주 태생으로 목사인 아버지 슬하에서 일찌감치 서양음악을 접했다. 평양 숭실중학에 진학한 그는 화성학을 배우기도 전에 '봄이 오면'을 작곡하는 등 천재성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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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일본고등음악학교를 졸업하고 39년 만주 신경교향악단에 입단해 제1바이올린 연주자 겸 작곡가로 활동했다. 45년 평양으로 돌아와 평양음악대학 교수가 되었지만 기독교 집안이라는 이유로 그의 가족들이 감금되었고 '가고파' 역시 불리지 못하게 되자 6·25 전쟁 때 월남했다.

서라벌예술대학과 경희대 음대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진달래꽃' '못잊어' '초혼' '저 구름 흘러가는 곳' 등을 작곡했으며 이 가운데 대부분이 영화 주제가로 쓰였다. 그는 한 작품을 오랜 기간에 걸쳐 작곡하는 습관으로도 유명하다. 이은상 작사인 가곡 '가고파'는 10절의 가사를 가진 통절(通節) 형식으로, 33년에 일부를 작곡하고 73년에야 시 전체를 마저 작곡했다.

평소 "일본에서 음악공부를 했으나 한국적인 노래를 만들겠다"는 뜻을 피력해온 그의 의지는 서양의 발성법과 우리 판소리를 결합한 신창악 운동으로 이어져 오페라 '심청'과 '춘향'을 작곡하기도 했다.

국민훈장 모란장과 3·1 문화상, 대한민국예술원상, 은관문화훈장, 서울시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은 아들 신영·신원(경희대 교수)씨와 딸 신화씨가 있다. 발인은 3일 오전 7시30분이며 빈소는 서울 경희의료원(02-958-9549).

정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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