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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문화광장]탁계석 칼럼-방송사 가곡프로 부활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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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 21세기 문화광장 대표

지난 1월 9일 가평의 가일미술관에서는 인터넷 사이트 가곡 사랑 동호인 모임, '내 마음의 노래(www.krsong.com)회원들이 '신년 아름다운 가곡 발표회'를 개최했다. 다소 먼 거리에 있는 가일미술관이었지만 아트홀은 입추의 여지없이 열기로 가득했다. 멀리 광주에서 버스를 빌려 타고 온 단체 회원들도 있었다.
'내 마음의 노래 회원' 1만명이 넘어선 것을 기념하는 잔치였다. 이는 그야말로 가족잔치 성격이었지만 프로와 아마추어가 함께 어우러진 흐뭇한 무대였다. 동호인들의 가곡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작곡가 오숙자 선생이 따뜻하게 수용함으로써 이뤄진 음악회다.

우리는 여기서 음악가들이 음악을 사랑하는 동호인들에게 마음을 열고 격려할 때 인간적 교감이 이뤄지고 더 깊이 예술을 사랑하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것은 알고 보면 매우 쉬운 방법이지만 지금껏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가능성의 발견이었다. 가곡이 위기에 처했다고 하면서도 강 건너 불 보듯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한 안타까움에 비하면 적절한 대안이었다. 이날 회원들과 출연 성악가, 작곡가, 시인 모두가 흐뭇해했다. 앞으로 창작이 활성화되려면 이 같은 방법이 이상적일 것이란데 공감했기 때문이다. 원로 김동진 선생의 작곡에 얽힌 일화도 감동이었다.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가곡 살리기를위한 운동이 펼쳐졌으면 한다. 엊그제 독도 지키기를 위한 네티즌들의 NGO활동이 순식간에 1억원이 넘는 성금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중국과의 고구려 영토 분쟁에서도 시민단체가 막강한 힘을 응집해 대처하고 있다. 사회가 달라졌고 생각 여하에 따라서는 정당한 의사 표현 방법이 얼마든 열려 있는 것이다.
우리의 가곡도 1만명의 회원이라면 무엇을 못하랴. 그간 이를 이끌어온 '내 마음의 노래' 정동기 대표와 '내 마음의 노래 가곡 동호회' 은현배 회장의 노고에 심심한 격려를 보낸다.

가곡의 소비자가 없다면 가곡은 점차 잊혀질 것이다. 노래는 불려져야지 천연기념물 보호하듯 악보로 존재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자꾸 불러야 명곡이 되는데 전달 방법이 없다. 그래서 오늘의 청소년, 어린이들은 동요도, 가곡도 모두 잊고 지낸다. 지금도 '가고파', '얼굴'같은 명곡마저 잊혀지고 있다. 그 자리에 무엇이 채워지는가.
국적 불명의 난잡한 음악이나 한심한 말장난 개그잔치가 귀중한 전파를 과다하게 소비하는 것은 분명 국력 낭비다.
방송의 오락적 기능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는 양질의 정서와의 균형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우리 방송은 사장이 바뀔 때마다, 또는 프로가 개편 될때마다 공익성, 질 좋은 프로그램을 내세우면서도 그다지 변한게 없는 것은 아무래도 아직도 시청자를 얕보는 자세를 버리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유학 다녀온 사람은 다 알것이지만 세계 어느나라 방송이 이처럼 천박한 불륜 드라마 경쟁을 하거나 시청자 앞에서 음식 먹는게 다반사인 걸러지지 않은 내용을 방송하는 경우가 어디 있는가.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수 없는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 TV에서 가곡 프로그램이 사라진지 오래다. 이로 인한 정서 왜곡이 심각하다. 노래가 사라지면 시도 잊혀진다.
작곡가 신귀복 선생은 어린이 프로그램 역시 방송에서 사라진 적이 있는데 단체들이 힘을 합쳐 방송사에 항의하고 여론을 환기시켜 다기 부활했다고 성공 사례를 들려주었다.

이제 가곡 동호회 네티즌과 솔리스트 앙상블, 각종 연구회,한국 성악회 등 모든 단체가 나서서 '우리 가곡 살리기 운동 본부'를 만들어서라도 우리가곡을 살려야 한다. 시민지지 서명도 받자. 아름다운 가곡이 사라지면 어떻게 되는지, 왜 당신의 자녀들 세대가 가곡을 듣고 불러야 하는지를 역설하자.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 방송의 공익성을 망각하고 국민정신을 망가트리는데 분노를 느끼지 않을 사람은 없다. 방송에서 다시 가곡이 부활해야 한다. 가곡이 클래식 입문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하였는가. 기악보다 성악의 장점은 바로 가곡에서 나타난다.

죽으라고 공부하고 유학 갔다 오면 뭘 하나. 설 무대가 없다고 한탄만 할 것인가. 방송의 주권은 국민에 있다. 정말이지 이 나라가 예술가들을 위해 해주는게 뭔가. 쥐꼬리만한 기금 준다고 예술가들을 줄 세우고 서류 심사하는게 고작인가. 힘 없는 순수예술은 죽이고 유치한 개그 오락만 키우는게 그 잘난 공영방송인가. 클래식은 불면증 걸린 사람들에게 주는 수면제가 아니다.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 TV가 한없이 밉다. 가곡은 누구도 아닌 우리 힘으로 살려야 한다.
힘은 없지만 필요하다면 나라도 앞장서겠다.

<음악교육신문 1월 2회차>

13 Comments
바다 2004.01.26 23:33  
  한말씀 한말씀이 다 살아 있습니다.
이 기사를 읽으니 그 날 음악회에서 간절하게 힘주어 말씀하시던
<평론가 탁계석>님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우리 모두가 우리 것을 지키고 가꾸어 나갈 때 국력 또한 신장되지
않겠나요?
언젠가는 그런 날이 분명히 오고야  말 것입니다.
이 글을 쓰신 <평론가 탁계석선생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음악친구♬ 2004.01.26 23:55  
  작년 여름 중,고등학교 예,체능과목이 시험과목에서 제외됨을 검토중이라는 정부 발표를 듣고 우리 선생님들이 울부짖었습니다
그나마 일주일에 한번 있는 예능시간마저 그 기능을 상실한다면...
우리 후손들은 노래도 안 부르고, 시도 읊지를 않을 것이고, 그림 감상도 안하고,땀나게 달리기도 안할것입니다
선생님 말씀처럼 악보는 헌책방 구석에, 그림은 박물관에만 쳐박혀 있을것입니다

우리의 시와 음악~예술은 우리가 살려야 합니다
그것이 부모가 자식들에게 해 줄수 있는 유산이라고 생각합니다
톰돌이 2004.01.27 00:45  
  잘 모르고 주제넘은 생각이지만
이기주의와 소그룹 우월주의가  만연한 음악계에
선생님처럼 시원한 발언을 해주신 것은
차라리 감동입니다
정덕기 2004.01.27 07:52  
  혼탁하고 어지러운 세상에 음악마저 그러하니 우리 젊은 세대들은 혼탁의 어지러움속에 방치되어 있다.
 이러한 때에 그들의 감성을 찾아주는 노력을 해야할 것이다
그래야 이 세사이 밝아 지지 않을까?
적극 적극 동의합니다
오숙자.#.b. 2004.01.27 08:40  
  그렇습니다,
이제부터 시작해야합니다.
지금 이시대의 공영 방송은
음악예술의 불균형 영양상태에 놓여
그 영양실조 는 가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습니다.
우리의 아름다운 가곡을 사랑합시다
이에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으렵니다.
K.M.M 2004.01.27 11:35  
  우리 가곡 사랑을 실천하여 자라나는 우리2세들에게 자랑스런 문화 유산을 남기기 위해서도 우리 가곡 프로는 TV, 라디오, 다른 모든 영상매체에서 끊임없이 방영 해야한다고 생각 합니다. 우리 가곡을 부르는 많은 연주회에서도 조금 더 획기적인 방법들을 통하여 대중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써주신 탁선생님 감사합니다.
 
장미숙 2004.01.27 13:23  
  신년 아름다운 가곡 발표회날 탁계석선생님의 말씀으로
앞으로 우리 가곡의 물고가 활짝 열릴 좋은 예감이더니만
이 곳 여러 선생님들의 가슴이 탁 트이는 좋은 말씀들이
봄을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 가곡을 사랑하는 마음이 나라 안은 물론
여러 매체를 통하여 나라 밖 곳곳에도
널리 퍼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성성모 2004.01.27 14:22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각자 주위를 둘러보아도 우리아이들이 가곡을 터부시하는게 너무도 안타까우실겁니다.  일단 교육부정책에 반영되어 초,중,고생 기간동안에 정규수업을 통해 가까이 접하지않으면 않되게끔 해둬야한다고 봅니다.  그때 정서적으로 순수음악을 통해 가다듬어진 정신을 함양시켜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집에서도 어른들이 먼저 모본을 보여야겠지요.  열심히 시도해 보겠습니다.  동호회여러분! 화이팅!!
성성모 2004.01.27 14:24  
  그런데요, 음악교육신문은 누가 어떻게 보는가요?
동심초 2004.01.27 16:14  
  아무도 앞장 서지 않는 일에 앞장 설 수 있는 용기!!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 박수를 보내 드리며 힘을 실어 드리고 싶습니다
왜냐하면요~~~~~~ 우리들의 자녀들과 우리들의 후손들에게
우리들이 누렸던 아름다움을 물려주어야만 할 역사적인 사명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더이상의 탁상공론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운동을 모색해야 할때임을 절감합니다
탁계석 선생님께서 이제 첫걸음을 놓으셨으니 어떠한 일들이
진행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며 함께 힘을 실어 가곡살리기
운동에 앞장서도록 열심을 다하겟습니다
탁게석 선생님 감사합니다
유랑인 2004.01.28 19:10  
  우리네 정치인들
우리가곡 아니 . 중고등학교때 음악시간만 잘 지켰어도,
조금만 우리 가곡을 포함한 감성적 정서에 신경을 쓰구 살았다면
지금 차떼기다.. 수표다..  뭉칫돈이다 ..
이러구 살지는 않았을 겝니다.. 
너무 메마른 위정자들이  이런 현실을 불러오지 않았나 싶어서
이나라 살기가 너무 답답합니다...
부디 탁 선생님의 작은 일갈이 큰 물줄기로 휘돌아
정말 따뜻하고 아름다운 언덕을 지나며 순화의 힘으로
감성이 풍부하여 악할수 없고
다른 이의 아픔과 기쁨을 헤아릴 수  있는
넉넉한 , 인간이 사는 세상이 왔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시와사랑 2004.01.29 13:35  
  탁계석 선생님!
참으로 시원합니다.
그리고 투지가 .......
실행합시다.
우리의 좋은 말(詩)들을 아름다운 곡에 실어
만민이 들을 수있도록,
그래서 아름다운 우리문화가 세계만방에 비상하도록.... 
 

 

꽃구름언덕 2004.01.30 09:33  
  탁게석선생님 귀하신 의견 감사하며 감동합니다.
참으로 선생님말씀대로 우리의  가곡을 살리고
보급하는 일에 음악인들뿐 아니라 아름답게 살아가기를
원하는 모든 분들의 마음이 이 사회에 정녕 잘 전달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