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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이야기

한국가곡해설 8 <갈매기> 이은상 작시 채동선 작곡

고진숙 3 4217
점층법의 효과를 살린 <갈매기>


채동선의 가곡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들 수 있다.그 하나는 그의 가곡 거의가 애수에 젖은 멜로디이면서 거침 없이 흐른다는 것이며, 둘째는 멜로디만을 따로 떼어 놓고 본다면 바이올린곡이라 볼 수 있을 만큼 기악적인 요소가 많다. 한 가지를 덧붙이면 가사의 전달이어느 곡이나 한결같이 명료하다는 것이다.

작곡가가 원래 바이올리니스트였다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꾸밈음을 많이 사용한다거나 고음(B♭)을 요구하되 점층법(漸層法)을 써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일종의 기교를 구사한 점 등은 기악을 연상하기에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리고 가사가 지닌 인터네이션의 적용법을 십분 발휘함으로써 듣는이가 아무 부담감 없이 가사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 곡도 애수적 정서가 깃들여 있음은 조성이 단조라는 데만 기인하는 것이 아니고, 그의 작법의 유니크한 단면을 보는 듯 그만의 체취를 느끼게 한다.

채동선은 1901년 전남 보성 출생으로 현 경기고의 전신인 경기고보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가서 와세다 대학 영문과에 다니면서 음악에 심취하기 시작,홍난파와도 교유하면서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이후 독일 슈테른 셴 음악학교에서 바이올린과 작곡을 수업했다.
귀국 후 모교인 경기고 교사, 이화여자전문학교 교수를 지냈다. 한편, 광복 후에 고려작곡가협회 회장, 문총 부회장을 역임했다.

작품으로는 <갈매기>보다도 더 애창되는 <고향>(정지용 시) 이 있다.  한때 금지곡이 되자, 이은상의 시로 <그리워>, 박화목의 시에 의한 <망향> 등 같은 가락에 두세 가지로 함께 불리고 있다. 총 20여 가곡이 있고, 민요 채보와 편곡의 작품들을 다수 남기고 1953년 한국동란이 휴전된 해에 생애를 마감했다. 지금 생각하면 몇십년 더 생을 누리며 만년의 완숙한 작품을 더 많이 기대할 수 있었을 터인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3 Comments
마라도 2008.01.30 13:16  
<고향> 에 이은 채동선 작곡 <갈매기>도 널리 보급되었으면 합니다.
김성춘 2008.06.14 07:20  
제가 살고 있는 벌교에는 채동선 음악당이 작년 겨울에 개관되었습니다.
전시실에는 선생의 악보집과 생애를 볼 수가 있습니다.
근처에 있는 선생의생가에 앉아서 향수 짙은 '고향' 을 자주 불러 봅니다.
선생의 온화한 미소를 그립니다.
고진숙 2008.08.06 14:08  
참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가곡의 산실이 있는 곳을 직접 찾아가 보고
이 가곡을 부르면 또 다른 감회와 함께 작곡가의 생애를 통한 체취와 생할과 음악적 정서를
두 배로 느끼지 않을 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