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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이야기

한국가곡해설 3. <동심초> 설도 한시, 김안서 번역, 김성태 작곡

고진숙 2 4929
가곡의 깔끔함의 정수(精髓) <동심초(同心草)>


작곡가 김성태는 대표 가곡으로 <산유화>를 스스로 꼽는다. 한편 애창되는 빈도로 보면 <동심초>가 우위에 놓인다고 할 수 있겠다. 그만큼 <동심초>는 대중에의 취향에 알맞은 가곡이란 뜻도 된다.
원래 이 시는 당나라 여류 시인 설도(薛濤)의 한시를 안서(岸曙) 김억(金億)이 한글로 옮겨 놓은 시이다. 안서의 한시역시집 <망우초(忘憂草)>에 수록되어 있던 것이다.

작곡자는 어느 잠 못 이루는 밤에 언제나 버릇처럼 침상 가까이 두고 애송하던 <망우초>를 뒤적이다가 어느 한 곳에 시선이 닿자 눈빛이 반짝 빛났다. 너무나 아름다운 시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간결하면서도 서정이 넘치는 귀절을 읽어 나갈 적마다 가락으로 떠올랐다. 즉시 정좌하고 오선지에 그려 나간 것이 바로 이 명가곡 <동심초>가 된 것이다. 1절밖에 없는 것을 작곡자 자신이 2절을 지어 곡을 붙였다.

필자가 어느 설문에서 김성태의 가곡에 대한 평가 부탁을 받고 "..그의 곡은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깔끔하게 곡을 붙여 나간다.."의 요지로 말한 적이 있는데,
이 곡도 역시 가락의 악식에 변형을 주어서라도 시의 내용에의 표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수법이라든지 반주의 계산된 처리 방식을 구사하면서도 군더더기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기보(記譜)에서 깔끔하고 빈틈이 없음을 본다.

작곡자 김성태 교수는 서울대 음대 학장을 끝으로 교단을 떠났으나 예술원 회원이다. 현재 강남에 있는  요산(樂山) 빌딩에 주소를 두고 있다. 요산은 그의 아호이다. 아직 건강하여 작곡을 하는 한편 관련되는 모임에도 자주 나가는 편이다.
대학 재직 당시 이른 아침마다 매일 부인과 함께 창경궁을 조깅한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건강 실천의 이야기이다.
2 Comments
백수옹 2008.02.05 12:21  
春望詞 4首
         
                薛濤

花開不同賞  花落不同悲  꽃이 피어도 같이 즐길 수 없고 꽃이 져도 같이 슬퍼할 수가 없네
慾問想思處  花開花落時  님계신곳은 어떠하온지, 꽃피고 꽃이 질 때에는

攬草結同心  將以遺知音  풀을 뜯어 동심결을 엮어 님 계신 곳으로 보내려 하네
春愁正斷切  春鳥復哀音  봄날의 근심을 정히 자르려는데 봄새가 다시 슬피도 운다

風花日將老  佳期猶渺渺  바람에 꽃은 날로 떨어져가고 만날날은 오히려 아득해 진디
不結同心人  空結同心草  마음 알아주는 사람과는 맺지 못하고 한갖되이 풀잎만 엮고 있는가

那堪花滿枝  飜作兩想思  꽃 가득한 가지 어찌 못하는데 또 다시 생각나는 님생각
玉箸垂朝鏡  春風知不知  눈물이 아침의 거울로 흘러내리는 이마음 봄바람은 아는지 모르는지
고진숙 2008.02.11 23:37  
백수옹 님, 감사합니다.
薛濤의 한시는 이미 운영자님이 먼저 쓴 같은 곡목 해설에
나와 있음에 여기서는 생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