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X / 음반리뷰 - 한국의 가곡 '모향'(慕鄕)
매거진X / 음반리뷰 - 한국의 가곡 '모향'(慕鄕)
[경향신문]2006-01-06 45판 M10면 902자 문화 뉴스
현악 앙상블로 맛보는 한국의 가곡. '모향'(慕鄕)이라는 제목의 이 앨범은 두 가지 면에서 특별하다. 첫째는 불가리아의 '소피아 솔로이스츠 쳄버 오케스트라'가 한국의 대표적 가곡 18곡을 연주했다는 점이다. 10년 전 한차례 내한했던 이 오케스트라가 14대의 현악기로 연주하는 선율은 뜻밖에도 '한국적'이다. 현재 불가리아에서 활동하는 클라리넷 연주자 출신의 최용호가 지휘했다. 두번째 특징은 국내 음반사가 만들어낸 SACD라는 것. 5개의 스피커에서 울려나오는 입체적인 사운드가 풍성하면서도 섬세하다. 그동안 외국 음반사의 SACD가 다양하게 수입되기는 했지만, 국내 음반사가 직접 제작해 발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레퍼토리는 그야말로 친숙한 명곡들이다. 김동진이 작곡한 '저 구름 흘러가는 곳'으로 시작해 김성태의 '동심초'가 이어지고, 현제명의 '그 집 앞', 이홍렬의 '바위고개', 김규환의 '님이 오시는지' 등을 거쳐 김순애의 '4월의 노래'와 장일남의 '기다리는 마음'으로 막을 내린다. 하나같이 수십년 동안 한국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준 노래들. 음악을 들으며 가사를 읊조리다 보면 어느덧 1시간이 넘는 연주시간이 훌쩍 흘러간다.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은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어느덧 고향마을에 온 듯한 편안함이 밀려온다"고 이 음반을 평했다.
이 음반의 뛰어난 사운드에는 한국 출신의 국제적 톤 마이스터 최진의 손길이 닿아 있다. 첨단의 기술 속에서도 온기있는 소리를 담아내려고 노력한 듯하다. '기술'은 역시 음악을 담는 그릇이라는 점을 상기시켜주는 따뜻하고 풍성한 사운드. SACD를 즐길 수 있는 오디오를 미처 장만하지 못했다 해도 별로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스테레오로 듣는 음향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씨앤엘뮤직.
문학수 기자sachimo@kyunghyang.com" rel="nofollow">sachimo@kyunghyang.com
[경향신문]2006-01-06 45판 M10면 902자 문화 뉴스
현악 앙상블로 맛보는 한국의 가곡. '모향'(慕鄕)이라는 제목의 이 앨범은 두 가지 면에서 특별하다. 첫째는 불가리아의 '소피아 솔로이스츠 쳄버 오케스트라'가 한국의 대표적 가곡 18곡을 연주했다는 점이다. 10년 전 한차례 내한했던 이 오케스트라가 14대의 현악기로 연주하는 선율은 뜻밖에도 '한국적'이다. 현재 불가리아에서 활동하는 클라리넷 연주자 출신의 최용호가 지휘했다. 두번째 특징은 국내 음반사가 만들어낸 SACD라는 것. 5개의 스피커에서 울려나오는 입체적인 사운드가 풍성하면서도 섬세하다. 그동안 외국 음반사의 SACD가 다양하게 수입되기는 했지만, 국내 음반사가 직접 제작해 발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레퍼토리는 그야말로 친숙한 명곡들이다. 김동진이 작곡한 '저 구름 흘러가는 곳'으로 시작해 김성태의 '동심초'가 이어지고, 현제명의 '그 집 앞', 이홍렬의 '바위고개', 김규환의 '님이 오시는지' 등을 거쳐 김순애의 '4월의 노래'와 장일남의 '기다리는 마음'으로 막을 내린다. 하나같이 수십년 동안 한국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준 노래들. 음악을 들으며 가사를 읊조리다 보면 어느덧 1시간이 넘는 연주시간이 훌쩍 흘러간다.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은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어느덧 고향마을에 온 듯한 편안함이 밀려온다"고 이 음반을 평했다.
이 음반의 뛰어난 사운드에는 한국 출신의 국제적 톤 마이스터 최진의 손길이 닿아 있다. 첨단의 기술 속에서도 온기있는 소리를 담아내려고 노력한 듯하다. '기술'은 역시 음악을 담는 그릇이라는 점을 상기시켜주는 따뜻하고 풍성한 사운드. SACD를 즐길 수 있는 오디오를 미처 장만하지 못했다 해도 별로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스테레오로 듣는 음향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씨앤엘뮤직.
문학수 기자sachimo@kyunghyang.com" rel="nofollow">sachim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