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구자 노래비' 가사 삭제, 동북공정과 무관"
최근 경남지역 일부 언론들이 중국 연변 소재 '선구자' 노래비에 새겨졌던 가사가 지워진 것을 두고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와 관련이 있다는 보도를 하자 열린사회희망연대(의장 김영만)가 '왜곡보도'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영남신문>(9월 11일자)과 <경남신문>(9월 16일자), <문화방송>(10월 14일 9시 뉴스데스크 '카메라출동')은 중국 길림성 용정시 비암산 일송정 주변에 세워졌던 '선구자' 비문 삭제 사실을 보도하면서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와 연관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조두남의 친일행적을 주장하고 나선 열린사회희망연대는 "연변의 선구자 노래비 삭제는 동북공정과 관련 없고, 친일과 표절로 얼룩져 있어 삭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석 내력] 1996년, 2000년 3개 한글노래비 새겨져
일송정 주변에는 모두 3개의 한글 비석이 있었다. 중국 용정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경남 거제시가 1996년 항일독립유적지를 기념하기 위해 '선구자'와 '고향의 봄' 노래비를 세웠다. 또 남북대화가 무르익으면서 2000년 6월 국내 한 기업가가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 노래비를 세웠다. 그런데 지난 2003년 10월 중국 용정시 문화국은 이들 비석의 비문(노랫말)을 모두 지워버렸다.
국내에서도 논란이 됐던 '선구자' 작사가 윤해영과 작곡가 조두남의 친일행적은 중국 연변에서도 논란이 됐었다. 이들은 특히 '님과 함께'(박태준 곡)라는 노래를 표절했다는 사실도 널리 알려진 바 있다.
<월간 말>에 조두남의 친일행적을 처음으로 제기했던 연변작가 류연산씨는 지난해 10월 비문 삭제 사실을 '열린사회희망연대'에 알려왔다. 당시 류씨는 "한국사람들에 의해 세워진 일송정 탑의 탑신에 새겨진 '선구자' 노래의 내력과 노래비 등이 일제시대 항일독립운동의 역사를 왜곡하고 모욕하는 구조물일 뿐"이라 밝힌 바 있다.
열린사회희망연대 김영만 의장은 "지난해 류씨는 '선구자 노래비는 2003년 3월 중국 당국에 의해 없애기로 결정됐고, 비석에는 다른 내용이 새겨질 것'이라 말했다"고 밝혔다.
중국 용정시는 올해 4월 '선구자'가 새겨졌던 비석에 '용정찬가(龍井讚歌)'를, '고향의 봄'에는 '비암산 진달래'를, 그리고 '반갑습니다' 노래비에는 한자 '용(龍)'을 새겨 넣었다.
[언론보도] "중국 당국에 의해 고의적 훼손"
한편 <경남신문>은 중국 연변을 다녀온 대구흥사단 최현복 사무처장의 주장을 빌어 '거제시가 세운 중국 길림성 한글노래비 훼손'이란 제목의 보도를 최근 내보냈다. 이 신문은 "3점의 한글노래비가 중국 당국에 의해 고의적으로 훼손돼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한글 노래비가 민족정신의 결집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최근 중국 당국에 의해 고의적으로 훼손돼 완전히 다른 내용으로 뒤바뀐 것"이라며 "동북공정으로 고구려사 왜곡을 시도중인 중국이 우리 민족정기까지 말살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썼다.
이어 문화방송 '카메라출동'은 "선구자라는 노래는 일제 때 우리 독립군들의 얼과 채취가 듬뿍 담겨 있다"면서 "독립군 유적들이 잇따라 훼손이 되거나 한문으로 대치되고 있다. 전혀 대국 같지 않은 현장"이라 보도했다.
'카메라출동'은 또 "'선구자' 노래비는 '용정찬가'라는 중국식 한자 제목이 선명한 노래가사로 대체돼 있다"면서 "우리의 선구자가 말 달리던 만주벌판에서는 이제 중화주의 바람만이 거세게 불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남신문>은 '중, 일송정 한글노래비 고의훼손'이라는 제목으로 "한글노래비가 민족정신의 결집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최근 중국 당국에 의해 고의적으로 훼손돼 완전히 다른 내용으로 뒤바뀐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에 따라 동북공정으로 고구려사 왜곡을 시도중인 중국이 우리민족의 정기(正氣)까지 말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열린사회희망연대] "돈보다는 역사 진실이 더 중요"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의장은 "선구자 노래비 삭제는 중국의 '동북공정'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마산시 위원회' 위원으로도 참여했던 김 의장은 "용정시는 한국 여행객들의 관광수입 때문에 오히려 오랜 고민 끝에 '돈보다는 역사의 진실이 더욱 중요하다'라는 판단에서 스스로 삭제하고 교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어 "언론들이 선구자비 삭제에 대해 취재를 할 때 용정시 관계자한테 물어보지도 않았다"면서 "연변지역 역사학자나 문화예술인들에게 비문이 삭제된 배경에 대해 물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내용"이라 덧붙였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MBC '카메라출동'에서 보도한 사실을 최근에야 파악하고, 조두남의 친일행적을 증언한 연변 음악가 김종화 선생의 작품과 회고록을 정리한 책자 <음악가 김종화>, 또 지난해 KBS(열린채널)에서 방영한 <선구자는 없다> 복사테이프, 윤해영의 친일시가 실린 연변인민출판사의 <20세기 중국 조선문학사료전집 6권> 복사본 등을 문화방송에 제출했다.
[관계자 입장] "중국 한자 새긴 것은 동북공정과 관련"
최현복 대구흥사단 사무처장은 "선구자비 삭제가 동북공정과 관련이 있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면서 "기자들에게 이야기할 때 조두남의 친일과 표절 논란 사실에 대해서도 말했는데, 기사에서는 이런 내용이 모두 빠졌다"고 말했다.
최 사무처장은 또 "선구자비를 삭제할 때는 친일과 표절시비 때문이더라도, 뒤에 새겨 넣은 내용이 민족성과 관련이 없는 자연예찬이라 더 문제라고 본다"면서 "윤동주 선생의 어록도 있지만 새겨 넣지 않은 것은 동북공정과 관련이 있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화방송 '카메라 출동'팀의 담당기자는 "조두남의 친일과 표절 문제가 있어 보도에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면서 "중국에서 선구자비를 삭제하고 한자를 새겨 넣은 것은 동북공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여 지적했다"고 말했다.
김영만 의장은 "'선구자'는 친일과 표절로 얼룩진 노래여서 '선구자 노래 안부르기 운동'도 일어나고 있는 마당에 언론에서 '선구자' 노래를 독립군의 얼이 담겼다고 보도하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동북공정 프로젝트 때문에 '선구자 노래비'가 삭제되었다고 부각시켜 '선구자' 노래를 다시 추앙하려는 의도가 숨어있지 않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윤성효 기자- ⓒ 2004 오마이뉴스
<영남신문>(9월 11일자)과 <경남신문>(9월 16일자), <문화방송>(10월 14일 9시 뉴스데스크 '카메라출동')은 중국 길림성 용정시 비암산 일송정 주변에 세워졌던 '선구자' 비문 삭제 사실을 보도하면서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와 연관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조두남의 친일행적을 주장하고 나선 열린사회희망연대는 "연변의 선구자 노래비 삭제는 동북공정과 관련 없고, 친일과 표절로 얼룩져 있어 삭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석 내력] 1996년, 2000년 3개 한글노래비 새겨져
일송정 주변에는 모두 3개의 한글 비석이 있었다. 중국 용정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경남 거제시가 1996년 항일독립유적지를 기념하기 위해 '선구자'와 '고향의 봄' 노래비를 세웠다. 또 남북대화가 무르익으면서 2000년 6월 국내 한 기업가가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 노래비를 세웠다. 그런데 지난 2003년 10월 중국 용정시 문화국은 이들 비석의 비문(노랫말)을 모두 지워버렸다.
국내에서도 논란이 됐던 '선구자' 작사가 윤해영과 작곡가 조두남의 친일행적은 중국 연변에서도 논란이 됐었다. 이들은 특히 '님과 함께'(박태준 곡)라는 노래를 표절했다는 사실도 널리 알려진 바 있다.
<월간 말>에 조두남의 친일행적을 처음으로 제기했던 연변작가 류연산씨는 지난해 10월 비문 삭제 사실을 '열린사회희망연대'에 알려왔다. 당시 류씨는 "한국사람들에 의해 세워진 일송정 탑의 탑신에 새겨진 '선구자' 노래의 내력과 노래비 등이 일제시대 항일독립운동의 역사를 왜곡하고 모욕하는 구조물일 뿐"이라 밝힌 바 있다.
열린사회희망연대 김영만 의장은 "지난해 류씨는 '선구자 노래비는 2003년 3월 중국 당국에 의해 없애기로 결정됐고, 비석에는 다른 내용이 새겨질 것'이라 말했다"고 밝혔다.
중국 용정시는 올해 4월 '선구자'가 새겨졌던 비석에 '용정찬가(龍井讚歌)'를, '고향의 봄'에는 '비암산 진달래'를, 그리고 '반갑습니다' 노래비에는 한자 '용(龍)'을 새겨 넣었다.
[언론보도] "중국 당국에 의해 고의적 훼손"
한편 <경남신문>은 중국 연변을 다녀온 대구흥사단 최현복 사무처장의 주장을 빌어 '거제시가 세운 중국 길림성 한글노래비 훼손'이란 제목의 보도를 최근 내보냈다. 이 신문은 "3점의 한글노래비가 중국 당국에 의해 고의적으로 훼손돼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한글 노래비가 민족정신의 결집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최근 중국 당국에 의해 고의적으로 훼손돼 완전히 다른 내용으로 뒤바뀐 것"이라며 "동북공정으로 고구려사 왜곡을 시도중인 중국이 우리 민족정기까지 말살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썼다.
이어 문화방송 '카메라출동'은 "선구자라는 노래는 일제 때 우리 독립군들의 얼과 채취가 듬뿍 담겨 있다"면서 "독립군 유적들이 잇따라 훼손이 되거나 한문으로 대치되고 있다. 전혀 대국 같지 않은 현장"이라 보도했다.
'카메라출동'은 또 "'선구자' 노래비는 '용정찬가'라는 중국식 한자 제목이 선명한 노래가사로 대체돼 있다"면서 "우리의 선구자가 말 달리던 만주벌판에서는 이제 중화주의 바람만이 거세게 불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남신문>은 '중, 일송정 한글노래비 고의훼손'이라는 제목으로 "한글노래비가 민족정신의 결집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최근 중국 당국에 의해 고의적으로 훼손돼 완전히 다른 내용으로 뒤바뀐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에 따라 동북공정으로 고구려사 왜곡을 시도중인 중국이 우리민족의 정기(正氣)까지 말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열린사회희망연대] "돈보다는 역사 진실이 더 중요"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의장은 "선구자 노래비 삭제는 중국의 '동북공정'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마산시 위원회' 위원으로도 참여했던 김 의장은 "용정시는 한국 여행객들의 관광수입 때문에 오히려 오랜 고민 끝에 '돈보다는 역사의 진실이 더욱 중요하다'라는 판단에서 스스로 삭제하고 교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어 "언론들이 선구자비 삭제에 대해 취재를 할 때 용정시 관계자한테 물어보지도 않았다"면서 "연변지역 역사학자나 문화예술인들에게 비문이 삭제된 배경에 대해 물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내용"이라 덧붙였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MBC '카메라출동'에서 보도한 사실을 최근에야 파악하고, 조두남의 친일행적을 증언한 연변 음악가 김종화 선생의 작품과 회고록을 정리한 책자 <음악가 김종화>, 또 지난해 KBS(열린채널)에서 방영한 <선구자는 없다> 복사테이프, 윤해영의 친일시가 실린 연변인민출판사의 <20세기 중국 조선문학사료전집 6권> 복사본 등을 문화방송에 제출했다.
[관계자 입장] "중국 한자 새긴 것은 동북공정과 관련"
최현복 대구흥사단 사무처장은 "선구자비 삭제가 동북공정과 관련이 있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면서 "기자들에게 이야기할 때 조두남의 친일과 표절 논란 사실에 대해서도 말했는데, 기사에서는 이런 내용이 모두 빠졌다"고 말했다.
최 사무처장은 또 "선구자비를 삭제할 때는 친일과 표절시비 때문이더라도, 뒤에 새겨 넣은 내용이 민족성과 관련이 없는 자연예찬이라 더 문제라고 본다"면서 "윤동주 선생의 어록도 있지만 새겨 넣지 않은 것은 동북공정과 관련이 있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화방송 '카메라 출동'팀의 담당기자는 "조두남의 친일과 표절 문제가 있어 보도에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면서 "중국에서 선구자비를 삭제하고 한자를 새겨 넣은 것은 동북공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여 지적했다"고 말했다.
김영만 의장은 "'선구자'는 친일과 표절로 얼룩진 노래여서 '선구자 노래 안부르기 운동'도 일어나고 있는 마당에 언론에서 '선구자' 노래를 독립군의 얼이 담겼다고 보도하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동북공정 프로젝트 때문에 '선구자 노래비'가 삭제되었다고 부각시켜 '선구자' 노래를 다시 추앙하려는 의도가 숨어있지 않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윤성효 기자- ⓒ 2004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