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에 앉아(장근배 시, 장호 곡, 테너 임영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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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에 앉아(장근배 시, 장호 곡, 테너 임영빈)

바다는 초록이라고 손뼉 쳤으나
반 박자 쉬고 바다에 두 손 담그면
손톱엔 파란 하늘빛 물이 들었다

왜 바다를 초록이라고 했을까
아니지, 은초록이라고 했지
반 박자를 '은'으로 불렀으니까

한낮 열기가 고개 숙인 저녁나절
초록과 은초록의 어린 날 생각하며
붉은 석양 아래 젊은 초록을 본다

주렁주렁 오지게 달린 초록의 고추
텃밭이 온통 은초록 아닌 초록이다

상추, 들깨, 호박, 도라지, 오이....
불면 휘발할 것만 같은 고귀한 초록

세상 사람 다 불러 모아 저 푸성귀들
초록초록 밥 비벼 먹을 수만 있다면
훅, 웃다가 밥알 튀어나와도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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