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 뱃노래 - 테너 이동균
이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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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7 16:59
2003년 인가 처음으로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한다는 기대에
잠 못 이루고, 노래에 반주를 맞추는 건지,
반주에 노래를 맞추는 건지
장소는 대구에서 노래하기 제일 어렵다는 대덕문화전당,
음향을 설치했는데,
도데체 음향이 어디 시골 장터의 만물상 수준이었다.
밑에서 듣던 박선생님,
소리 안 빠져도 마이크 없이가 낫겠다는 판단,
마이크를 다 치웠다.
그냥 리허설을 하는데 오케스트라 키가 이상하다.
하이고, 알고 봤더니,
악보를 못구해서 베이스키로 연주를 하고 있다.
제 소리가 나올수가 있나, 내사 뭘 알 수가 있나?
그냥 오케스트라와 하면 원래 이렇게 힘드는갑다 생각했는데,
박선생님과 지휘자의 한동안의 설전 후,
뭔 복잡한 이야기를 하더니
단원들에게 '조 없이 되겠습니까?'
겨우 오케이 싸인을 얻어, 반주를 했다.
겨우 키가 맞다. 무식하던 시절,
박선생님 아니었으면 테너가 베이스키로
거문도 뱃노래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뻔했던 사건이다.
꼭 누구 표현 빌리면 로보트가 노래하는 꼴이지만
2층제일 끝에서 지휘자님의 사모님이 녹화해 주셨는데
녹음상태가 고르지 못하지만 귀한 자료며,
행복했던 추억이었다.
지휘 : 권세홍(퀴즈코리아오케스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