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방앗간 집 그녀

이소애 시  김성덕 곡/ 테너 김태모 /피아노 김민경

시장 골목 옛날 국숫집 자리에
양철지붕 떡 방앗간에는 그녀가 살았습니다
불린 쌀 짊어지고 방앗간에 달려가면
양 볼이 붉게 물든 첫사랑 그녀가 있습니다.

부끄러워 고개 숙인 얼굴을 훔쳐보는 날
그녀는 떡처럼 하얀 웃음을 웃고 있었습니다
나는 가슴이 두근거렸지요
인절미 무지개떡 백설기떡 쑥떡 호박떡 개떡
악귀를 쫓는 찰수수경단떡 팥시루떡
떡 방앗간 집 그녀는, 옛사랑 그녀는,
달떡 같은 그녀는
보름달처럼 밝고 둥글게 웃었지요
그러나 우우우 우우우 우우우

떡 방앗간은 보이지 않고 찔레꽃만 피어있습니다
사무치도록 그리운 발걸음은 골목길에서 맴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