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결

장욱 시 / 신진희 곡 / 소프라노 인성희


사랑아 우리 얼키고 설킨 사연
그리움 엮어 초록빛 넝쿨
새하얀 꽃을 피웠다 지고 말더니
몸도 맘도 눈물 한방울 없이
앙상하게 남은 가시 너를 안으면
한세상 아프게 찔리는 사랑 한다발

절망의 뼛속까지 불붙이기 위하여
말라 비틀어져 부러져지는 목숨들이지만
헛된 불길속에서 마구 던질 수 있으랴
어느 길목 어느 구절 영롱한 말씀을
활활 불태운 가난한 심령이기에
맑고 고운 보랏빛 하늘을 열 수 있나요

우리 못다한 사랑 꽃집진 영혼들아
눈길을 밟아 발자국도 없이
이승의 강을 갔다오는 그리움인데
부활하지 않으면 믿음은 헛된 것
예수님을 따라 십자가 짊어지고
피맺힌 가시밭 길에 다가서는 찔레꽃 향기여

composition21/내 마음의 노래 제3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