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

송문헌 시/최삼화 곡/서울바로크싱어즈/지휘 강기성


헛간 갈라진 벽 틈새로 한여름 밤
달빛이 하얗게 찾아와 방긋 웃는다
두리번거리는 어둠엔 눈을 감아도
생생한 예전 모습 그대로
비스듬한 벽엔 쟁기 그 맞은편엔 멍석말이가
문간 옆엔 삼태기 쇠고랑 괭이 호미 낫들이
쏙독새 소리에 번쩍 눈을 떠보니
희끄무레 적막 속에 모두가 그 자리인데
빈 마당 가득 어머니가 다녀갔을까
그림자 드리운 추녀 아래로
밤이슬만 함초롬 적막 속에 차갑네


제68회 한국작곡가회 정기연주 실황
2005년 9월2일(금) 오후 7:30
국립극장 달오름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