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팠던 소녀가 다시 나왔네
자나깨나 보고팠던 어여쁜 소녀
개울둑에 혼자서 앉아 있었네
해쓱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네
반가움에 얼굴이 달아오르며
산노을 노을처럼 달아오르며
소년은 가슴 쿵쿵 일렁이는데
쿠웅쿵 쿵쿵쿵 울려대는데
그 동안 앓았다
그날 소나기 맞은 탓 아냐?
좀 더 누워 있어야지
하도 답답해서 나왔다
아, 소녀도 나처럼 보고팠을까
가슴은 꽃처럼 피어나는데
맛봐라, 아주 달다.
참, 알도 굵다.
건네주는 대추에
가슴은 풍선처럼 하늘 나는데
이사 가게 됐다는 낮은 목소리
소녀의 눈시울이 젖어있었네
소리에 나도 몰래 눈길 적시며
처얼렁 가슴이 내려앉았네
하늘이 무너질 듯 내려앉았네
옷자락에 배인 물은 우리의 마음
검붉은 진흙물은 우리의 약속
아무리 지우려도 지울 수 없고
아무리 잊을려도 잊을 수 없는
옷자락에 배인 물은 우리의 사랑
볼우물도 고옵게 수를 놓으며
흐르는 꽃물결에 하나가 되어
오월의 하늘 가득 고운 장미꽃
가지마다 송이송이 피어올랐네
실바람 무등 타고 꿈을 향하여
실바람 무등 타고 꿈을 향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