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여명

장성구 시/김동진 곡
소프라노 강혜정/메조소프라노 양송미/테너 이재욱/바리톤 송기창/피아노 이지현

대지를 품에 안은 검은 용의 낮은 모습
빠른 듯 느린 듯 춤사위 드리우면
검붉은 하늘의 연두색 바람이
앵두꽃 면사포에 입맞춤 한다

거치른 광야, 세월의 구비마다
잠 못이뤄 뒤척이는 시를 남기고
긴 세월 여울목에 무릎 꿇고 두손 모아
긴 소매 붓을 들어 아득함을 노래한다.

주인 잃은 영혼은 자작나무 숲에 있고
강 언덕 외로운 늙은 솔의 푸른 가지
멀리서 돌아온 귀한 길손 손을 잡아
밝은 눈 맑은 이슬 한 폭의 연꽃 구름

어둠을 모르는 깊은 밤의 별 빛이
빗살무늬 그림 되어 강물 깊이 스며들면
천년의 꿈을 실은 고운님의 가슴 속에
무르익는 국경의 밤은 흰 새벽 푸른 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