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의 에피소드

어느 봄날의 에피소드
작시 민서현 작곡 정덕기 소프라노 김정연 피아노 김소강

오늘은?텃밭에 모종 심는 날
어우동 큰 모자에 긴 장화 꺼내 신고
곡괭이로 땅을 파네
상추 오이 가지 고추 몇 가지뿐인데?
나는야?황무지를 개간하는 서부활극의 여주인공!
볼륨 한껏 키운봄의 소리 왈츠는
골짜기를?타고넘쳐 넘쳐 흐른다.
채마 밭에 물을 주다가
앗차 그만 발 헛디뎌 앞으로 꼬꾸라졌네.
어머낫 내 얼굴 만져보니
티 하나 없이 멀쩡하다
이왕 엎어진 김에?키스나 할까?
하나님의 살 내음은 향긋하고
땅속에서 들려오는 소리
새싹들의 합창소리,
대지는 엎어진 나를 포근히 감싸주고
태양은 붉게 떠오르네.
어느 봄날의 에피소드.
앗차 그만
또 한 번 정신 팔다 넘어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