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축사의 겨울

천축사의 겨울
김태범 작시. 이채희 작곡. 테너 이영화

도봉산 천축사는
만장봉 차가운 아침 햇살로
잠을 깬다 잠을 깬다
어둠을 곱게 갠
젊은 스님은
겨울 가뭄에 갈증난 빗자루로
아직도 가을만 쓸고 있다
작년 그리고 재작년
온 세상 가득 하얗게 어김없이 오셔서
천축사 오르내리는 중생들
눈 덮인 길 헤매지 않도록
눈 덮인 길 헤매지 않도록
쓸고 치우는 젊은 스님 몸수행 시키시더니
아무래도 올겨울에는
젊은 스님 마음 수행 더 하라고 더 하라고
다녀가시지 않을 듯싶다
다녀가시지 않을 둣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