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 불 밝혀서 일어나리

어두운 밤 불 밝혀서 일어나리
작시 김현숙 작곡 정덕기 바리톤 박흥우 피아노 금혜승

짙게 물들어 놓은 밤
소리 없이 내린다.
한없이 그리운 빗물

하얗게 물들이고
감추어 버린
그 사랑

투명한 옷깃 위에
매달린 방울들아

내 마음 휘저어 놓은 가슴
타다 못해 시커먼 숯덩이로
얼어붙는다.

터지지 않도록
그냥 내버려 둔 분노의 감정을
내면에서 세상 밖으로 흘러가거라.
부정하는 것 아닌 자연스럽게
등댓불 되어서 밝혀내리라.

(종합문예유성5집, 정덕기 예술가곡집 제12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