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정사

유월의 정사

작시 서미영 작곡 정덕기 소프라노 김정연 피아노 금혜승

별빛을 긁어다
유월이 발을 씻는다.
달빛을 잘라다
조각조각 이불을 만든다.

바람이 옷고름을 풀면
툭툭 터져 속내를 들켜버린
첫날밤을 기다린 도시의 사내들
달은 발꿈치 들고 따라다닌다.

아직 식지 않은 아스팔트 위에
한 주먹씩 퍼나른 바람
감꽃 떨어진 가지 끝에 매달려
유월은 가을에 낳을 애를 배었다.

(종합문예유성5집, 정덕기 예술가곡집 제15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