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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감상실

11월

앨범타이틀 | 우리가 물이 되어  () ☞ 앨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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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영 시/이건용 곡/바리톤 장철/피아노 이성하


지금은 태양이 낮게 뜨는 계절
돌아보면
다들 떠나갔구나
제 있을 꽃자리
제 있을 잎자리
빈들을 지키는 건 갈대 뿐이다
상강(霜降)
서릿발 차가운 칼날 앞에서
꽃은 꽃끼리, 잎은 잎끼리
맨땅에
스스로 목숨을 던지지만
갈대는 호올로 빈 하늘을 우러러
시대를 통곡한다
시들어 썩기보다
말라 부서지기를 택하는그의
인동(忍冬)
갈대는
목숨들이 가장 낮은 땅을 찾아
몸을 눕힐 때
오히려 하늘을 향해 선다
해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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