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에야 그것이 없어진 줄을 알았습니다
제가 언제 어디에서 그것을 잃었을까요
그려 ~ 억척스런 소낙비에 쫓겨 정신없던
영등포 로터리쯤은 아닌지,
내 영혼 흙바람 속을 쏘다니던 이른 봄이거나
쇼핑백 가득 채우고 싶은 욕망을 찾아
허둥대던 성탄절 무렵의 버스정류장은 아닐까요
아이고 이 정신머리 하곤 허허
첫사랑 앓고 난 후의 가을 아침
밤새도록 버석거리던 낙엽에 묻고 태워버린
일기장 갈피속에 끼워져 있었습니까
이걸 어쩌겠슴매 허허허
길들이 좁디 좁은 어깨를 웅크리는 해질 녘 개울가
살얼음 낀 돌밭 엎어지며 내달으며
갯버들 꺾으며 시간 모르던 어린 봄은
분명 아니지요
정 교수님만의 독특한 창작의 세계...
가장 소중한 영혼을 잃어버려 당황하여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
2007년 7월 내마노 가곡부르기 행사가 끝나고 뒤풀이 시간에
한여선 시인께서 이 시는 노래시가 아닌 산문시인데 어쩌다 잘못하여
노래시 뒤에 따라 가버렸다고. 노래시를 다시 보내드린다고 하니 이미
<분실광고>로 작곡이 끝났다는 말씀을 듣고 얼마나 깜짝 놀랐는데
이렇게 멋진 노래가 되었다고 극구 칭찬하시고 감사해 하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정덕기 교수님!
제가 표현을 잘못하겠는데 정말로 멋진 현대감각이 뛰어난 수준 높은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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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의식 않고 살아가다
문득 깨닫고 뒤적여 찾아보는 내 영혼의 정체성~
가장 소중한것을 잃고도 어찌 그리 무심히 살 수 있었는지....
정덕기교수님의 비범한 음악적 사색의 깊이가 묵직히 느껴지는
이 곡을 다시 들으며 열심히 기억을 더듬어 보겠습니다
과연 어드메 쯤부터 나다움을 잃어버리기 시작했을까?
한여선시인님께서 어쩌다 잘못 보낸 시 한편의 멋진 변신이 놀랍습니다~~
고전과 현대적 감각의 조화..리듬, 화성 선율의 절묘한 어울림.. 노래,레시타티브,반주의 유연한 대화..정덕기선생님~산문시로 곡을 쓰는 작업이 무척 힘들것 같은데..너무나 훌륭해요..멋집니다..^^ 다른 곡들도 들어보고 싶어집니다.바로크합창단의 완벽한 발성과 탄력있는 음색..곡을 소화해내는 노련한 테크닠, 훌륭한 반주자..모든것들이 조화롭습니다. 오랫만에 뛰어난 합창곡..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