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감상실 > 가곡감상실
가곡감상실

천수산에 오르다

앨범타이틀 | 아름다운 가곡 시리즈 2  (2005) ☞ 앨범보기
Loading the player...
이가희 시/정덕기 곡/소프라노 김혜란/피아노 김성화


천수산에 오르면 가랑잎 하나가 하나가
곱게 물든 산자락을 한 아름 안고 떨어진다
살짝 귓볼에 스치는 바람에
흰구름 조각들이 조각들이
비늘 세운 은어떼처럼
한순간 흩어진다 흩어진다
천수산에 오르면 가랑잎 하나가 하나가
곱게 물든 산자락을 한 아름 안고 떨어진다
살짝 귓볼에 스치는 바람에
흰구름 조각들이 조각들이
비늘 세운 은어떼처럼
한 순간 흩어진다 흩어진다
늙은 산등성 속으로 숨은 이름 모를 산새가
읊는 시조 한 소절 읊는 시조 한 소절
이제 더 이상 매달릴 수 없는
우르르 쏟아지는 잎새들
착한 바람 한 장 지휘 따라
골짜기 싸늘한 하늘가로
하늘가로 떠난다
천수산 천수산 그 산에 나 또한 오르면
풀벌레가 새겨놓은 한가득 가을 악보에
몇 그램 추억의 몇 개의 건반을
가만히 두드리며 오른다
몇 그램 추억의 몇 개의 건반을
가만히 두드리며 오른다


시는 노래가 되어/비앤비(2005.6)

2 진지한 감상 의견을 남겨주십시오.
임승천 2005.07.17 22:15  
  대전일보 신춘문예 출신의 시인 이가희 시인의 시에 예술성 높은 곡을 많이 작곡하시는 정덕기 교수님의 곡이 문학과 음악의 만남을 잘 표현하여 주고 있습니다. 피아노의 건반 소리가 천수산에 오르는 것과 같은 동일성의 이미지입니다.
김형준 2006.07.16 22:16  
  전주에서 산을 오르고 가랑잎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약간은 흥겨운 춤을 추듯한 간주가 멋들어진다.
스케일이 쫙 가벼이 올라가는 그 여운이 멋지다.
은어떼들도 꼬리를 가벼이 흔들며 떼지어 가는 모습이 곡에서 그려진다.
잎새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얼핏 보기에 외로운 정경이지만
곡은 그러한 외로움과 쓸쓸함을 초월하여 따스히 감싸준다.
피아노 건반 두드리는 소리와 더불어 산을 오르는 발자국 소리가
그 여운을 차분히 남긴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