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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똥

앨범타이틀 | 먹고 마시는 노래 와인과 매너  () ☞ 앨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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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효근 시/ 정덕기 곡/소프라노 이미경/피아노 김민혜

똥이라 부르지 말자
그 넓은 바다에서 집 채만 한 고래와 상어와
때깔 좋은 열대어른 사이에서 주눅 틀어 이리저리 눈치 보며
똥 빠지게 피해 디녔으니 똥인들 그저 남아 있겠느냐
게다가 그물에 걸리어서 세상 버릴적에 버릴적에
똥마저 버렸을 버렀을 터이니
못처럼 못처럼 짧게 야윈 몸속에 몸속에 박힌 이것을-
똥이라 똥이랴 하지말자
바다 안에서도 바다 밖에서도
늘 잡아 먹은 적 없이 잡아 먹혀서
이느목숨에 빚진 적도 없으니 똥이라 해서 구리겠느냐
국물을 우려낼 땐 이것을 발라내지 않고
통째로 통째로 넣으면서
멸치도 생선이냐 멸치도 생선이냐
아무렇지도 않게 말할 적마다
까맣게 타들어 갔을 까맣게 타플어 갔을
목숨 가진 것의 배알이다 배알이다
배알도 없는 놈이라면
그 똥이라고 부르는 그것을 들어낸 자리
길고 가느다란 한줄기 뼈 가 있겠느냐
밸도 없이 배알도 없이
속도 없이 칭시도 없이 또만 그득한 세상을 향하여
어허 그래도 열치는 뼈대 있는 징안이라고l
등뼈 곧추 세우고 누누천년 지캬온 배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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